▲기념촬영▲영화 〈한란〉국회 특별상영회에서 시민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우원식 국회의장(앞줄 우측 세 번째)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앞줄 우측 네 번째), 추미애(앞줄 우측 다섯번째·문대림(앞줄 우측 여섯 번째)·정진욱(앞줄 좌측 첫 번째)·정춘생(앞줄 우측 첫 번째)의원
고창남
독립영화 〈한란〉이 7일 오후 국회에서 특별 상영되어 제주 4·3의 아픔을 현재의 질문으로 다시 불러냈다. 1948년 제주에서 벌어진 비극을 모녀의 생존 서사로 담아낸 이 영화는, 과거의 역사에 머물지 않고 오늘의 민주주의와 국가의 책임을 되묻는 계기를 만들었다.
제작사 웬에버스튜디오와 '제주4.3범국민위원회'에 따르면 영화 〈한란〉 국회 특별 상영회가 7일 오후 6시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상영회는 제주 4·3을 단순한 과거사가 아닌, 지금도 이어지는 기억과 성찰의 역사로 환기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추미애·문대림·김영환·정진욱·정춘생 의원 등 다수의 국회의원과 시민, 학생들이 함께 자리했다.
영화 〈한란〉은 1948년 제주 4·3이라는 비극적 역사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모든 것을 건 선택을 해야 했던 한 모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념과 정치의 거대한 대립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국가폭력 아래에서 무너진 평범한 삶과 그 속에서도 끝내 포기할 수 없었던 가족애와 생존의 의지를 섬세하게 담아냈다.
영화의 배경은 1948년 제주. 토벌대의 무자비한 학살을 피해 마을 사람들이 한라산으로 피신하던 시기, 해녀 '아진'은 어린 딸 '해생'을 시어머니에게 맡긴 채 산으로 오른다. 그러나 피신 도중 군인들이 마을을 불태웠다는 소식을 듣게 된 아진은 딸을 찾기 위해 다시 위험한 하산을 결심한다. 한편 홀로 남겨진 딸 해생은 엄마를 찾아 산으로 향한다. 영화는 산에서 내려오는 엄마와 산으로 오르는 딸, 엇갈린 두 사람의 여정을 교차하며 그려낸다. 토벌대의 추격 속에서 서로를 찾기 위한 필사적인 사투는 관객에게 깊은 긴장과 울림을 남긴다.
▲우원식인사말을 하는 우원식 국회의장
고창남
이날 국회상영에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영화 〈한란〉을 통해 혹독한 환경에서도 피어나는 한란처럼, 국가폭력 속에서도 버텨온 제주도민의 강인함을 떠올렸다"고 밝혔다. 그는 "제주 4·3은 분단과 이념의 이름으로 자행된 참혹한 국가폭력의 역사"라며 "동백꽃처럼 희생된 생명들을 기억하는 일은 다시는 같은 폭력이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기억이 있었기에 최근 비상계엄을 막아낼 수 있었고, 4·3의 기억이 오늘의 민주주의를 지켜냈다"고 말했다.
▲정청래인사말을 하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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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인사말에 앞서 제주 4·3을 소재로 한 노래 '잠들지 않는 남도'를 직접 부르며 분위기를 열었다. 그는 "대학 시절 학생운동을 하며 가슴속으로 울면서 가장 많이 불렀던 노래"라며 개인적 기억을 꺼냈다. 정 대표는 "4·3이 발생한 지 78년, 80년이 다 되어가지만 우리는 여전히 유채꽃에 맺힌 피의 아픔과 한란의 통곡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피해자 배·보상 문제와 이름 없이 쓰러져간 영혼들에 대한 진정한 위로 역시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 〈한란〉을 통해 기억의 힘으로 다시 한 번 4·3을 되새기고, 민주주의를 더 올곧게 세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전국 각 지역에서의 상영 확산을 제안했다.
▲문대림인사말을 하는 제주출신 문대림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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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림 의원 역시 "문헌과 기록으로 접해온 4·3의 역사지만, 살아 움직이는 영상으로 다시 만난 그 시간은 당시의 공포와 고통을 고스란히 되살려냈다"며 "참을 수 없이 가슴이 아팠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제주 4·3에 대한 왜곡과 미화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더 많은 국민이 이 영화를 봐야 한다"며 "기억을 넘어 공감으로, 공감을 행동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출신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가족사를 언급하며 "어릴 적 외할아버지는 늘 회초리를 들고 혼잣말을 하셔서 무서운 분으로만 기억됐다. 왜 그러신지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며 "40대가 넘어서야 외삼촌 두 분이 4·3 때 한꺼번에 희생됐고, 그 충격으로 외할아버지가 일상을 놓으셨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4·3은 제주도민 모두에게 깊은 상처였고, 부모 세대는 그 아픔을 자식에게조차 쉽게 말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대중 정부에서 4·3특별법 제정으로 진상 규명이 시작됐고, 노무현 대통령은 국가폭력을 공식 인정하며 사과했으며, 문재인 대통령은 배·보상을 이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아직도 4·3에 대한 왜곡과 허위사실 유포가 반복되고 있지만 처벌할 근거가 부족하다"며 "현재 발의된 법안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에서는 역사 왜곡을 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하며, 4·3 특별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오늘의 영화가 그 진전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백경진 제주4.3범국민위원회 이사장
고창남
백경진 제주4.3범국민위원회 이사장은 "12.3 계엄 당시 노상원 수첩에는 4.3을 '제주 폭동'이라고 되어 있다. 12.3 계엄이 거의 지속됐으면 저희들은 지금 폭동 영화 보고 있는 것이다. 국민주권정부가 들어섰지만, 국민주권정부에서 박진경은 국가유공자로 지정됐다. 이와 같이 역사를 왜곡하고 4.3을 폄훼하는 일들이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다. 물론 그들은 제주4.3 진상조사 보고서도 부정한다"라고 짚었다.
이어 "영화 <한란>과 같은 영화들이 지속적으로 준비되고 상영됨으써 제주 4.3의 전국화 세계화에 일조를 할 것이라고 저는 믿는다"면서 "현재 국회에 '제주4.3 왜곡 처벌법'이 올라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상훈법 개정안도 올라가 있는 것도 알고 있다. 이런 법들이 국회에서 좀 빨리 통과돼서 4.3이 왜곡되고 과거 국가 폭력에 의한 희생자에 대한 명예가 훼손되는 일들이 없어져야 된다"고 밝혔다.
▲정춘생인사말을 하는 제주출신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
고창남
영화〈한란〉은 지난해 11월 개봉 이후 상업적 흥행을 넘어서는 '아름다운 흥행'으로 주목받고 있다.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3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으며, 단체 관람과 자발적 시민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방송인과 시민들이 참여한 응원 상영회를 시작으로 제주4·3 범국민위원회 특별 상영회, 제주4·3 평화재단 바우처를 활용한 생존 희생자 및 유족 단체 관람이 잇따랐다. 제주도의회, 제주도청 여성 공직자 모임, 교사와 학교, 복지관, 봉사단체, 지역 주민단체, 군부대 등 전국 각지에서 의미 있는 단체 관람이 이어졌다.
영화〈한란〉을 연출·제작한 하명미 감독은 "국회 상영을 계기로 4·3과 민주주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더욱 확산되길 바란다"며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 등 미래 세대가 영화를 통해 제주 4·3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접하고 기억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란영화〈한란〉의 한 장면
고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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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철도청 및 국가철도공단, UNESCAP 등에서 약 34년 공직생활을 하면서 틈틈히 시간 나는대로 제 주변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써온 고창남이라 힙니다. 2022년 12월 정년퇴직후 시간이 남게 되니까 좀더 글 쓸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좀더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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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로 간 제주 4·3의 기억, '한란' 관람 후 의원들이 남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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