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 스틸
넷플릭스 코리아
그에게서 '진짜 어른'을 보다
다른 출연자들은 후덕죽 셰프의 등장을 지켜보면서 그를 전설이라고 외쳤다. 실제로 요식업계에서 후덕죽의 경력은 신화에 가깝다. 그런데 정작 후덕죽 본인은 중식 대가 같은 평가보다는 다른 직원들과 함께 요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존재만으로도 신화지만, 그는 신화로 남기를 거부한다. 그는 자신의 경력을 무기로 쓰지 않는다. 대신 그 경력을 도구 삼아 후배들을 돕고 의견을 제시한다. 2라운드 1:1 대결에서 부채도사를 선택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부채도사가 20년 전 자신의 식당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고, 후덕죽은 그를 선택했다. 대결 결과는 후덕죽이 승리했지만, 그 과정에서 상대방을 향한 존중을 연신 보이며 그를 잘했다고 다독였다.
프로그램 시청자들은 후덕죽에게서 '진짜 어른'의 모습을 찾는다. 한국 사회에서 어른은 대개 두 가지 방식으로 재현된다. 하나는 권위를 과시하는 꼰대이고 다른 하나는 무력하게 물러나는 노인이다. 후덕죽은 둘 다 아니다. 그는 자신의 경력과 실력을 정확히 알고 있지만 그것을 무기처럼 휘두르며 타인을 통제하지 않는다. 대신 그는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고, 복잡한 상황에서도 유연한 사고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나이듦의 품위는 권위의 과시가 아니라 권위의 자발적 해체에서 온다. 유독 세대갈등으로 시끄러운 요즘, 후덕죽은 사회의 진정한 어른의 태도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황혼기를 보낼 시기에도 그는 여전히 자신의 영역에서 멈추지 않고 움직이고 있다. 후덕죽은 최근 매체에서 좀처럼 포착하지 못했던 어른의 초상을 완성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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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직 노동자 겸 플랫폼 노동자. 음악-영화-책 감상이 유일한 취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