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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효식 동기부여법 "버티다 보면 기회가 온다"

"우리는 하나"라는 메시지 강조... "1부냐 2부냐는 중요하지 않아"

26.01.03 11:49최종업데이트26.01.0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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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역사상 2부리그 팀 감독의 취임식이 이 정도로 주목받았던 역사가 있었을까. 이정효 수원 삼성 신임 감독은 이번에도 자신을 향한 일각의 부정적 시선을 당당히 정면 돌파하겠다고 선언했다. 수원삼성은 지난 2일 오후 2시 도이치오토월드 차란차 스튜디오에서 이정효 신임 감독 취임식 및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수원은 2023년 2부리그 강등 이후 2년 연속 승격에 실패하며 내년에도 K리그2에서 머물게 됐다. 이에 수원 구단은 팀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명가 재건을 이끌 적임자로 광주FC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은 이정효 감독을 낙점했다. 이 감독은 코칭스태프 운영의 전권을 얻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사단을 구성하여 수원에 입성할 만큼 파격 대우를 보장 받았다.

수원은 이정효 감독의 취임식 역시 성대하게 구성했다. 이날 취임식에는 많은 취재진이 운집했고 축구팬들 역시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하여 뜨거운 관심을 드러냈다. 수원이 K리그의 명문 빅클럽이지만 감독 취임식부터 이 정도로까지 이슈가 된 사례는 드물다. 더구나 수원이 현재 2부리그에 속해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러한 화제성은 '이정효 신드롬'에 대한 축구계의 높은 기대감을 빼고는 설명할수 없다.

이정효 감독은 K리그에서 이전에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비주류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다. 선수 시절 부산 아이파크의 원클럽맨 프랜차이즈 선수였지만, 부산 자체가 K리그에서 화제성이 높은 클럽이 아니었고 이 감독도 스타플레이어나 국가대표와는 거리가 멀었기에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이 감독은 대학과 프로팀의 코치및 감독을 역임하며 밑바닥에서부터 차근차근 경험을 쌓았다. 첫 K리그1 감독을 맡은 광주에서는 전력과 지원이 떨어지는 시민구단을 이끌고 4년간 1부리그 승격-ACLE 8강진출-FA컵 준우승, K리그1 3위 등 영화 같은 성공 가도를 이뤄냈다.

 프로축구 K리그2 수원 삼성은 24일 광주FC를 지휘한 이정효 감독을 제11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프로축구 K리그2 수원 삼성은 24일 광주FC를 지휘한 이정효 감독을 제11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수원 삼성 제공

여기에 확고한 축구 철학을 바탕으로 전술가적 면모, 자수성가한 아웃사이더의 성공 신화, 통통 튀는 개성과 쇼맨십까지, 이정효 감독은 프로 스포츠에서 대중이 선호하는 매력적인 서사와 캐릭터성을 모두 갖춘 감독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국내 대표 대기업인 삼성을 모기업으로 하는 수원의 지휘봉을 잡아 '비주류 지도자가 몰락한 명문을 재건한다'는 영화적인 스토리텔링까지 추가하게 됐다.

이정효 감독도 자신을 바라보는 이런 기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한편으로 이 감독은 이러한 기대가 언제든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다소 상기된 모습으로 등장한 이정효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수원에서의 새로운 도전에 대하여 허심탄회한 입장을 밝혔다. 그가 가장 먼저 강조한 부분은 '프로 의식'이었다.

"그동안 수원의 경기를 볼 겨를이 없었지만 지난 승강 플레이오프는 지켜봤다. 인상적인 장면이 하나 있었는데, 실점 후 수원 선수들의 프로 의식이 저와 생각이 달라 보였다. 앞으로 선수들과 미팅하고 훈련하면서 훈련 태도, 생활 방식, 응원하는 팬들을 대하는 태도 등에서 프로 의식부터 바꿔놓고 싶다."

자신을 영입한 수원 구단의 진정성을 느낀 부분에 대해서는 "나보다 저희 코칭스태프들을 향한 존중이 크게 와 닿았다. 강우영 대표가 나를 얼마나 원하는지 얼마나 따뜻하게 맞아주셨는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는 존중을 해주셔서 마음이 많이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선수단과의 면담에서 가장 먼저 "우리는 하나"라는 메세지를 강조했다고 전했다. 앞으로 그라운드에서 만나 하루 일과를 시작할 때마다 눈 인사와 악수를 나누고 일상을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규칙을 약속했다고.

수원은 빅클럽이지만 현재는 2부리그에 속해있다. 1부에서 큰 성공을 거둔 이정효 감독이 다시 2부리그로 내려오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을까. 이에 이 감독은 "1부냐 2부냐는 중요하지 않다. 이정효를 원했고 선입견없이 그 캐릭터를 존중해줬기에 수원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수원은 최근 몇년간 삼성이라는 대기업 이미지와 별개로, 실질적인 투자와 명가 재건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도 받았다. 이 감독은 "제가 얼마나 좋은 성과를, 좋은 축구를 하는지 보여준다면 투자는 따라올 것이라고 본다"면서 "목표가 상당히 크다. 부담을 느끼기 보다는 목표에 부합하기 위해 신나게 해볼 생각"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축구 팬들이 가장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대목 중 하나는, 시민구단인 광주 시절보다 모기업의 지원이 늘어난 수원에서 이 감독이 어떤 전술 스타일이나 성적의 변화가 있을까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 감독은 "선수가 좋고 나쁘고에 연연하지 않는다. 팬분들 입장에서 퀄리티 높은 축구를 볼 수 있다는 게 차이점이겠지만, 내가 영입을 무리하게 원하는 건 없고 안되는 부분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 "수원의 어린 선수들에 좋은 재목이 많다. 이들을 성장 시키기 위하여 질 좋은 훈련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름 있는 선수들도 필요하기에 구단에 영입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한 질문에는, 당장 우승 같은 결과보다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K리그 팀들의 목표는 모두 같을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목표가 '승격이다, 우승이다' 거창하게 말하고 싶지는 않다. 과정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아시아챔피언스나 클럽월드컵 진출을 위해서는 훈련 과정이 필요하다. 지금 제 개인적인 목표는 올해 개막전이다."

한편으로 이 감독은 자신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하며 그에 따라 짊어 져야할 책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광주 감독 시절에는 처음에는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다. 취임식도 없었다. 4년이 지나서 지금은 많은 관심을 받고 있고, 제가 하는 축구와 말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있다. 부담감이라는 단어는 제 머릿속에 없다.개막전을 위해서 어떻게 준비할지, 경기장을 찾아주시는 팬들을 만족시킬지 생각하기 바빠서 부담감을 가질 시간도 없다."

어느새 성공한 비주류 지도자의 대명사가 된 이 감독은, 그에 대한 '사명감'을 느낀다면서 특유의 화법으로 의외의 뼈있는 이야기를 꺼냈다.

"지금도 제가 안 되기만을 바라는 분이 많다. 광주에 이어 수원이라는 명문 구단에 왔기 때문에 더 따가운 시선으로 볼 것이라고 생각한다. 계속 그렇게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 그래야 제가 하나하나 무너뜨리고 깨부수면서 전진하는데 큰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그러한 저를 보고 많은 아마추어 지도자들이 꿈을 키웠으면 한다."

이정효 감독은 자신과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비주류나 아마추어 지도자들을 위하여 "노력은 누구나 한다. 힘들 때 버티는 사람은 못 이긴다. 힘든 순간이 찾아와도 버티고 버티다 보면 기회가 온다. 그러니 버티시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정효가 생각하는 축구, 그리고 그 축구를 통하여 세상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저는 선수 때 이름을 날리지 못했지만, 못하지도 않았다. 항상 2~5% 부족한 선수였다고 생각한다. 제가 감독을 하는 이유는, 내가 지도하는 선수들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싶기 때문이다. 방어적인 인생보다 도전적인 인생을 살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게 제 축구에도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는 실수를 많이 해야 성장할 수 있다. 실수에 과민하게 반응하면 도전을 하지 않는다. 저의 축구는 시도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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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효감독 수원삼성 취임식 비주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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