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2 수원 삼성은 지난해 24일 광주FC를 지휘한 이정효 감독을 제11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수원 삼성 제공
이처럼 화려하게 빅버드에 입성한 이 감독. 기대와 설렘이 팬들의 가슴에 불을 지르고 있지만, 개인적인 커리어로서는 상당히 모험 수를 던진 것이나 다름 없다. 바로 1부 팀들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2부에 자리하고 있는 수원 삼성의 영입 제안을 수락했기 때문. 과거 이 감독은 시즌 종료 많은 K리그1과 일본 J리그팀의 이목을 끌었다.
당장 2024시즌 종료 후에는 당시 강등권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전북 현대와 강하게 링크가 났고, 2025년에도 전북·울산·일본 등과 같은 클럽들과 연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감독의 선택은 수원이었다. 이에 대해 그는 "1·2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이정효를 원했고 캐릭터를 존중해주었기 때문이다"라며 수락 이유를 설명했다.
또 이 감독은 "얼마나 좋은 성과를 내고 좋은 결과를 내고 보여준다면 투자는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선수를 영입하고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내가 쉽게 할 수 있게 최대한 배려해 주시고 계신다. 그리고 목표가 상당히 크다. 부담을 느끼기보다는 나도 그 목표에 부합하기 위해서 신나게 해볼 생각이다"라며 자신감을 보여줬다.
이는 근거 있는 자신감이기도 했다. 2022시즌을 앞두고 생애 첫 프로 사령탑에 도전했던 그는 시민 구단의 한계를 깨는 지도력을 보여줬다. 지휘봉을 잡자마자, K리그2 역대 최다 승점(86점) 기록을 갈아 치우며 승격을 일궈냈고, 이어 구단 K리그1 최고 성적인 3위에 자리했다. 또 챔피언스리그서도 K리그 유일 8강 진출이라는 역사를 작성하기도 했다.
2025년에도 광주를 이끌고 코리아컵 결승전에 오르는 역사를 만들면서,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 감독의 자신감은 상당히 충만한 상태이며 구단과 팬의 기대감도 상당한 상황. 다만 그는 수원이 가고자 하는 목표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감독은 "거창하게 말할 생각은 없다. 과정이 중요하다. 과정이 중요하면 우승이든, ACLE 진출이든, 우승이든, 클럽월드컵 진출이든 그러기 위해서는 훈련 과정이 먼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 개인적 목표는 올 시즌 개막전이라고 말하고 싶다"라며 기초 부분부터 차근차근 다지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처럼 광주 시절 보여준 지도력과 수원이라는 빅클럽이 만나서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오히려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이 감독은 그렇지 않았다. 그는 "오늘 처음 만나서 축구로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고 말한 적 없다. 앞으로 훈련하면서 서로를 알아가자고 이야기했다. 부담은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또 "부담감이라기보다는 개막전을 위해서 어떻게 축구할지, 어떻게 준비할지 그리고 경기장에 찾아와주시는 팬 분들을 어떻게 만족시킬지 그게 머릿속에 있다"라고 덤덤하게 답했다. 또 수원 삼성 팬덤의 대표적인 응원인 '청백적 우산 돌리기 퍼포먼스'를 같이 하지 않겠냐는 질문에 "돌릴 시간을 주고 싶은 생각이 없다. 경기에 더 집중하겠다"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기자회견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이 감독은 본인이 추구하던 축구 색채를 그대로 수원에 입히겠다는 발언을 했다. 광주 시절 그가 보여준 축구는 상당히 역동적이고, 현대 축구 흐름에 맞는 스타일이었다. 유기적인 빌드업 체계를 통해 상대를 서서히 제압하기도 하며, 때로는 내려서면서 수비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야말로 도마뱀식 축구를 보여준 이 감독인 셈.
이 감독은 이에 대해 "늘 해왔던 대로 하던 대로 내가 했던 축구를 그대로 할 생각이다. 이번에 영국 갔다 와서 경기를 보고 느낀 점이 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조금 더 업그레이드시켜서 선수들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선수들과 서로 소통하며 축구한다면 그 전 축구보다 좀 더 박진감이 넘치지 않을까 싶다"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난감할 수 있는 질문을 재치 있게 받아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광주 시절부터 '애플'이 제조한 아이폰·아이패드를 즐겨 사용했던 그였다. 그렇기에 이런 질문이 나오자, 그는 "당연히 갤럭시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부터라도 홍보해야 그룹에서도 많은 투자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우리가 잘한다면 많은 투자도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웃었다.
이제는 수원 삼성의 수장으로 큰 도전에 나서는 이정효 감독이다. 기자회견을 통해 각오를 다진 그가 무너졌던 빅버드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까. 향후 성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이정효 감독의 수원 삼성은 국내에서 짧은 훈련 후 오는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태국 치앙마이로 겨울 전지 훈련을 떠날 예정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