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생인포스터
픽처하우스
한국이 소수자를 대하는 태도
그러나 영화는 그저 극적 재미로만 끝나지 않는다. 담고 있는 이야기, 곧 영생인을 둘러싼 국가폭력과 사회적 혐오며 몰이해가 실제 현실세계와 역사로부터 동떨어져 있지 않은 때문이다. 2년 전 비교적 볼 만한 한국 작품이 여럿 경쟁했던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코리안 판타스틱: 장편 후보'로 경쟁했던 <영생인>이다. 김성환의 <만분의 일초>, 김병준의 <위험사회> 등에 밀려 아쉽게 수상에 실패했으나 그 시도에 박수를 보낸 이들이 적지 않았다.
감독 김상훈은 연출의도를 통해 "'영생인'은 '한센인'들을 모델로 한다"며 "일개 병자일 뿐인 한센인들은 수십 년간 강제로 사회에서 격리된 채 '낙태강요' 등의 참혹한 인권유린을 당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이는 명백히 국가가 저지른 폭력이며, 사회 구성원들도 책임을 나눠야 할 부분"이라며 "우리 사회는 소수자를 배격하는 방식으로 공동체의 질서를 확립해왔다"고 강조했다. <영생인>은 차별과 배제의 방식으로 소수자를 다뤄온 한국사회의 현실을 고발하고 대응의 전환을 촉구하는 제언으로 이 시대에 유효한 물음을 던진다.
어디 한센인뿐일까. 장애인과 도시빈민, 부랑자와 범죄자를 격리하고 착취한 역사를 한국 현대사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때로는 이주민에 대하여, 또 혼혈이며 성노동자에 대한 배제와 혐오가 작동한 사례도 수두룩하다. 우리는 관동대지진 이후 벌어진 일본에서의 조선인 학살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만보산 사건 뒤 빚어진 화교에 대한 집단폭력과 살해에 대해선 외면한다. 한국사회가 여전히 다수와 다른 소수자에 대하여 혐오와 배제의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것은 우리 역사가 지난 시간 이처럼 이중적 잣대로써 세상과 사건을 바라봐왔기 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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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영화평론가.서평가.기자.3급항해사 /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 인스타 @blly_kim / GV, 강의, 기고청탁은 goldstarsk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