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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에 잠식된 MBC 예능, '비예능인' 기안84와 김연경마저 없었다면?

[리뷰] <2025 MBC 연예대상>

25.12.30 10:43최종업데이트25.12.30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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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 MBC연예대상
유재석MBC연예대상MBC

'국민 MC' 유재석이 또다시 MBC 연예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12월 2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2025 MBC 연예대상>에서는 <놀면 뭐하니>의 유재석이 대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유재석의 MBC 대상 수상은 역대 최다인 9번째(2006~2007, 2009~2010, 2014, 2016, 2020~2021, 2025)이자, 4년 만의 수상이다. 유재석은 2005년 KBS 연예대상에서 첫 대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MBC에서 9회, KBS 2회, SBS 8회(최다)의 대상을 각각 차지했으며, 백상예술대상 2회까지 포함하여 '총 21번째 대상'이라는 대한민국 방송인 사상 전대미문의 기록을 또다시 경신했다.

유재석은 1991년 만 19세의 나이에 '제1회 KBS 대학개그제 공채 7기'로 데뷔하며 어느덧 35년 차가 된 베테랑 방송인이다. 데뷔는 빨랐지만 이후 고질적인 카메라 울렁증과 무대 공포증으로 방송가에서 저평가를 받으며 무려 10년 가까운 무명생활을 보내야했다. 2000년대 들어 MBC <스타서바이벌 동거동락>을 기점으로 다수의 스타 출연자들을 아우르는 MC 역할을 맡으며 처음으로 진행능력을 인정받은 유재석은, SBS < X맨을 찾아라 >와 KBS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 공포의 쿵쿵따> 등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본격적인 스타덤에 오른다.

유재석은 2005년 MBC <무한도전>, 2010년 <런닝맨> 등의 대표작을 배출하면서 명실상부 대한민국 예능계를 대표하는 국민 MC의 반열에 올랐다. 토크쇼, 콩트, 리얼 버라이어티, 야외 여행, 연애, 게임 등 방송인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장르를 완벽하게 섭렵하고 성공작을 배출했다는 것은 대한민국 방송가에서 유재석과 이경규 정도에 불과하다.

어느덧 50대 중반이 된 지금도 유재석은 장수예능인 <런닝맨> <놀면뭐하니>를 비롯하여 tvN <유퀴즈온더블럭> <식스센스 시티투어>, SBS <틈만나면>, 웹예능 <핑계고>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며 대한민국 예능의 트렌드를 이끄는 1인자로 인정받고 있다. 여기에 30년 넘게 철저한 자기관리와 모범적인 사생활로 인기 연예인을 넘어서 '유느님'으로 불릴 만큼, 방송인으로서 존경받는 롤모델이자 큰 사회적 영향력까지 갖춘 셀러브리티로 자리매김했다.

유재석은 "<놀면 뭐하니?>는 매주 아이템이 바뀌기도 해서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방송시간을 맞추기 위하여 수많은 스태프들이 노력을 하는데 여러분들 덕분에 매주 방송이 나간다는 것을 감사드리고 싶다"면서 "시청자 분들이 아니었다면 <놀면 뭐하니>도, MBC 예능 프로그램들도 지금까지 있을 수 있겠나"라며 제작진과 시청자들에게 먼저 영광을 돌렸다.

또한 "늘 카메라 뒤에서 고생을 하시는 분들에게 연말 시상식만이 아니라 한 분 한 분 인사드리고 눈을 마주치고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저뿐만 아니라 모두가 누군가의 귀한 아들, 딸 아니겠나. 여러분들의 정성과 노력으로 이 자리에 스무 번 넘게 설 수 있었다. 진심을 담아서 수많은 제작진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마지막으로 유재석은 "MBC에서 9번째 대상이다. 제가 첫 대상을 받은 게 2005년인데, 2025년에 21번째 대상을 받았다. 미래는 그 누구도 모르기에,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30개까지 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해보겠다"는 수상 소감을 전하며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한편으로 올해 MBC 예능은 유난히 악재가 많았던 한 해였다. MBC의 간판 장수 예능 <나 혼자 산다>와 <놀면 뭐하니>는 모두 출연자들의 '사생활 리스크'와 각종 루머로 곤욕을 치렀다.

<나 혼자 산다> 고정 패널이었던 개그우먼 박나래와 가수 키는 '매니저 갑질'과 '주사이모' 논란 등에 휘말리며 연이어 하차했고 아예 방송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중인 전현무 역시 불법링거 시술 의혹에 휘말리며 한동안 홍역을 치렀다.

특히 논란의 진원지가 된 '나래바(박나래의 자택 홈파티)'나 링거 시술 의혹(전현무) 등이 모두 <나 혼자 산다>를 통하여 등장했던 장면에서 비롯되었기에 프로그램을 향한 비판도 속출했다.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한 듯, 이날 시상식에서 수상자들 모두 박나래와 키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었다.

링거 의혹을 부인한 전현무는 < 2025 KBS 연예대상 > 대상 수상에 이어 MBC에서도 '올해의 예능인상(대상 후보)'까지 수상했고 시상식 MC도 맡으며 건재를 증명했다. 하지만 각종 논란을 의식한 듯 막상 수상 소감에서 전현무는 무거운 표정으로 <나 혼자 산다> 논란에 대한 '사과'를 먼저 언급했다.

전현무는 "각종 연예대상을 진행하거나 참석하면서, 이렇게 송구스럽고 무거운 마음으로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나 혼자 산다>를 사랑해주신 시청자들에게, 저를 포함해서 많이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아서, 이 상이 마냥 기쁘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이 자리를 빌려서 여러분들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죄송하다"며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전현무는 "앞으로 모든 면에서 눈쌀이 찌푸려지지 않는 예능이 되게 하겠다. 2026년의 <나 혼자 산다>는 '새롭게 하기' 프로젝트로 진행될 것이다. 많이 노력하고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유재석이 진행하는 <놀면 뭐하니> 역시 악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고정 출연자였던 배우 이이경이 지난달 한 외국인 여성이 제기한 '사생활 루머' 의혹에 휘말리며 돌연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이이경 측은 루머를 단호하게 부인하며 법적조치를 예고한 가운데 <놀면 뭐하니>제작진에 대해서도 방송에서의 '면치기 장면 강요'와 '강제하차 권유'로 이미지에 손상을 입은 사실들을 폭로했다. 결국 <놀면 뭐하니> 제작진은 이에 대하여 모두 인정하고 이이경에게 사과했다.

또한 논란은 유재석에게까지 불똥이 튀었다. 이이경의 일방적인 <놀면 뭐하니> 하차 결정을 두고, 프로그램에 영향력이 큰 MC 유재석의 의중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이경이 최근 수상자로 참석한 < 2025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AAA 2025) >에서 <놀면 뭐하니> 출연진 중 유재석만 쏙 빼고 감사를 전한 것도 불화설에 대한 의혹을 키웠다.

한편 유재석은 이날 대상 수상직후 <놀면 뭐하니>에 출연했던 멤버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이이경의 이름도 언급했다. 유재석은 "하하와 주우재, 그리고 올해까지 함께하다 하차한 박진주, 이미주, 이이경까지 너무 고생했고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MBC의 주요 예능들이 연달아 악재에 직면하면서 이날 시상식은 예년에 비하면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유재석과 전현무 등 주요 수상자들의 수상소감도 주로 차분하고 조심스러웠다. 객석에서도 별다른 상황극이나 장난기 없이 진지하는 경청하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김연경 MBC연예대상
김연경MBC연예대상MBC

한편으로 연예인 출연자들의 사생활 리스크가 유난히 극심했던 MBC 예능이다보니, 오히려 그만큼 '논란 청정지역'이었던 '비연예인' 출신 기안84와 김연경의 존재감이 더욱 돋보이는 효과로도 나타났다.

2023년 '최초의 비연예인 출신 MBC 연예대상 수상자'이기도 한 기안84는, 올해도 <나 혼자 산다>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4> <극한84> 등에서의 꾸준한 활약을 인정받아 대상 후보인 '올해의 예능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일반적인 예능문법에 얽매이지 않는 자연스럽고 엉뚱한 매력, 가까운 이웃같은 친근함과 몸을 사리지 않는 도전정신은 기안 84가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종적으로 수상은 하지 못했지만, 많은 누리꾼들은 올해는 유재석보다 기안84가 대상을 받았어야했다는 지지 여론도 적지 않았다.

기안84는 수상소감으로 "좋은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이번에는 말을 조심스럽게 하게 된다. <나 혼자 산다> 작가님, PD님 고생 많은데 살다 보면 또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라며 최근 프로그램을 둘러산 논란을 의식한 듯 의미심장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배구 예능 <신인감독 김연경>은 올해 MBC가 선보인 신작 예능 중 최고의 성공작으로 꼽힌다. 국내 방송가에서 스포츠 예능에서는 최초로 시도한 '여자배구' 라는 신선한 소재, 좌절을 딛고 재기를 꿈꾸는 '언더독' 선수들의 성장 서사와 진정성, 역대 최고의 여성 스포츠 스타로 꼽히는 '배구여제' 김연경의 카리스마 등을 앞세워 신선한 신드롬을 일으켰다.

<신인감독 김연경>은 장수예능들의 틈바구니에서 신인상(김연경)을 비롯해 핫이슈상, 베스트 팀워크상, 베스트커플상, 올해의 예능인상, 올해의 예능프로그램상까지 무려 6관왕을 수상했다

이날 가장 많이 시상대에 올라야했던 김연경은 "상을 너무 많이 받으니까 부담스럽고 점점 더 겸손해지고 있다. 저희 프로그램이 절실함이 있는 선수들이 도전하고 성장하는 프로그램이다. 모두 선수들이 만들어준 결과라고 생각한다. 배구로 많은 분께 사랑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사랑 주셨으면 좋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기안84와 <신인감독 김연경>의 성공은, 새로운 변화가 절실한 MBC 예능에 시청자들이 가장 원하는 건 '리얼리티와 진정성'이라는 큰 화두를 던진 장면이었다.
유재석 MBC연예대상 기안84 김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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