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힘은 돈이 아닌 마음에서 나오는거라 말하는 <캐셔로> 주인공 상웅
넷플릭스 갈무리
이러한 한계는 상웅에게만 해당하지 않는다. 그와 함께 팀을 이루는 다른 초능력자들 역시 각자의 연료를 소모해야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김병철이 연기한 변호인은 술을 마신 만큼, 김향기가 연기한 방은미는 섭취한 칼로리만큼 힘을 쓸 수 있다. 이 설정은 시청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지점이다. 위기를 가까스로 넘기는 과정을 통해 긴장감은 살아나지만, 통쾌하게 쏟아지는 액션의 쾌감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들과 맞서는 빌런 조직 '범인회'는 초능력만 빼고 모든 것을 가진 거대 범죄 집단이다. 자본, 권력, 인력 모든 면에서 히어로 팀을 압도한다. 범인회는 자신들에게 없는 초능력마저 소유하기 위해 초능력자들을 사냥하고, 돈으로 능력들을 사고파는 데 주저함이 없다.
상웅을 중심으로 한 히어로 팀이 범인회를 상대하는 과정은 시종일관 버겁다. '초능력자'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간신히 버텨내는 싸움의 연속이다. 범인회가 가장 탐내는 힘은 역시나 상웅, 즉 캐셔로가 가진 능력이다. 천문학적인 자본을 가진 그들에게 상웅의 초능력만 손에 넣는다면, 세상을 장악하는 일은 시간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구조는 히어로 팀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상웅의 초능력이 없다면 이 싸움은 애초에 성립하지 않는다.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는 결국 돈이 놓여 있다. 돈이 곧 능력으로 치환되는 현실과 겹쳐지며, 드라마는 묘한 불편함을 남긴다. 초능력은 개인의 의지나 정의감이 아니라, 매우 현실적인 자원에 의해 작동한다는 사실을 이 작품은 집요하게 보여준다.
이 메시지는 마지막 8화에서 가장 극적으로 드러난다. 겉으로 보면 모두가 힘을 보탠 연대의 순간이다. 개인이 아닌 공동의 선택으로 악을 제압한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이 장면은 감동보다 어색함을 먼저 남긴다.
드라마가 중반까지 꾸준히 쌓아온 메시지와 충돌하기 때문이다. 7화에서 한도를 넘겨 힘을 사용한 탓에 초능력을 잃은 상웅에게, 그의 아버지는 분명 말했다.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고. 하지만 결말에서 모든 것이 다시 돈으로 환원되는 순간, 그 선언은 힘을 잃는다.
돈이 전부가 아님을 말하고 싶었던 이야기의 끝에 남은 것은, 결국 돈의 효능뿐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드라마의 제목은 '캐셔로'보다 '캐시로'가 더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 캐시가 곧 영웅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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