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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하고 싶어서 여기까지 왔다"

[인터뷰] 뮤지컬 <바람으로의 여행> 이풍세로 살아가는 배우 신현묵, 18년의 무대

25.12.30 11:45최종업데이트25.12.30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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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블루 로비에서 활짝 웃는 신현묵 배우 주인공 이풍세로 두 달 간 살아가는 스튜디오 블루 로비에서 신현묵 배우
스튜디오 블루 로비에서 활짝 웃는 신현묵 배우주인공 이풍세로 두 달 간 살아가는 스튜디오 블루 로비에서 신현묵 배우엘피스토리

뮤지컬 <바람으로의 여행> 주인공 이풍세는 김광석 같은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위해 극 중 가상대학인 서인대학교 밴드 활동을 한다. 그 꿈은 시대적, 정치적 상황에 휘말려 좌절되지만 밴드 멤버들과의 사랑과 우정으로 다시 무대에 선다.

<바람으로의 여행>을 본 사람이라면 이풍세를 통해 김광석을 느끼고 그에 대한 그리움을 달랜다는 것을 인정할 것이다.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 된 배우 신현묵은 더블캐스팅 배우 김소년과 함께 두 달여 동안 이풍세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김광석을 롤모델로 삼은 그를 만났다.

꿈이 없던 청년이 뮤지컬 배우의 꿈을 찾다

꿈이 없던 청년은 우연히 본 한 편의 뮤지컬에 인생의 방향을 맡겼다. 되고 안 되고를 계산하기보다, 하고 싶은 마음 하나로 흐름을 따라온 시간. 데뷔 18년 차 배우 신현묵은 여전히 무대 위에서 '진짜 같은 순간'을 찾고 있다.

신현묵 배우는 스스로를 "꿈이 없던 사람"이라고 말한다. 고등학교 시절 생물 시험에서 유일하게 100점을 맞았고, 그 점수에 맞춰 대학에 진학했다. 재수까지 했지만 진로에 대한 확신은 없었다. 대학 시절에는 밴드 활동에 빠져 있었다. 처음엔 베이스를 잡았고, 이후 보컬로 무대에 섰다. 2003년 대학가요제 최종 예선까지 올랐지만 결과는 탈락이었다. 그는 "우리 실력이 대단한 팀은 아니었다"며 그 시절을 웃으며 회상한다.

전환점은 춤에서 찾아왔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시작한 댄스스포츠는 취미를 넘어 대회 무대까지 이어졌고, 국제대회 1위라는 성과도 남겼다. 어머니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시작한 댄스스포츠가 아들의 인생을 바꿔놓은 셈이다. 댄스스포츠를 위해 배우기 시작한 발레, 그리고 그 발레 선생님이 출연한 뮤지컬 공연. 대학 2학년 때 처음 본 뮤지컬에서 그는 "저걸 하고 싶다"는 마음을 품었다.

 뮤지컬 <바람으로의 여행>에서 이풍세 역을 맡아 열연하는 신현묵 배우
뮤지컬 <바람으로의 여행>에서 이풍세 역을 맡아 열연하는 신현묵 배우엘피스토리

이후 연기·성악·노래 레슨을 전전하며 무대에 다가갔다. 체계적이진 않았지만 무엇이든 배우고 싶었다. ROTC로 군 복무를 하던 중, 건군 60주년 기념 뮤지컬 오디션 공고를 보고 그는 운명처럼 지원했다. 그 무대를 데뷔로 생각한다. 군대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 무대 위에서는 동료로, 무대 아래에서는 장교로 살아야 했던 시간은 쉽지 않았지만 그 경험을 '배우로서 단단해졌던 시간'으로 기억한다.

제대 후 바로 이어진 작품들, 그리고 2008년 이후 본격적으로 이어진 배우의 길. 그의 커리어는 늘 순탄하지 않았다. 공연이 엎어지기도 했고,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한 채 무대를 내려온 적도 많았다. 2015~2016년에는 준비하던 작품 네 편이 연달아 무산되며 2년을 쉬어야 했다. 최근에도 출연료 미지급 문제로 소송까지 갔다. 그는 "상처라면 상처지만, 당연한 걸 요구한 것뿐"이라고 담담히 말한다.

무대에서 가장 큰 선물은 사람들

그럼에도 그를 무대에 붙들어 두는 건 사람이다. 동료 배우들, 그리고 관객. 배우를 하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사람들이 가장 큰 선물이라고 말한다. 결혼과 출산 이후 삶의 중심은 더욱 분명해졌다. 네 살 난 아들을 둔 그는 요즘 가장 중요한 가치는 건강이라고 생각한다. 체력이 떨어지면 화가 늘고, 결국 그 화가 가족에게 향한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최근 출연 중인 뮤지컬 〈바람으로의 여행〉은 그에게 또 하나의 전환점이다. 노래 넘버의 수와 호흡의 깊이는 물리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큰 부담이었다. 하지만 "이걸 해내면서 '나도 이 정도는 할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한다.

김광석의 노래를 연기한다는 것의 무게 역시 공연을 거듭할수록 크게 다가왔다. "관객에게 대단한 메시지를 주고 싶다기보다는, 공연이 끝났을 때 '재밌었다, 이 시간 아깝지 않았다'는 마음을 남기고 싶다"고 말한다.

언젠가 무대를 떠나게 된다면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을까. 그는 이순재를 떠올린다. 역할의 크기와 매체를 가리지 않고 끝까지 무대를 지켜온 배우. "먹고사는 문제 때문에 잠시 무대를 떠날 수는 있어도, 결국 다시 돌아오고 싶다"는 말에서 배우 신현묵의 현재가 읽힌다.

한편, 고 김광석이 1천회 콘서트를 가쳤던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고 김민기 대표가 연출한 뮤지컬 <고추장 떡볶기>에 출연해서인지 뮤지컬 <바람으로의 여행>이 남다르게 느껴진다는 그는 내년에 선보이는 넷플리스 드라마도 촬영 중이다.

뮤지컬 <바람으로의 여행> 포스터 뮤지컬 <바람으로의 여행>은 고 김광석의 노래로 만든 어쿠스틱 뮤지컬이다.
뮤지컬 <바람으로의 여행> 포스터뮤지컬 <바람으로의 여행>은 고 김광석의 노래로 만든 어쿠스틱 뮤지컬이다.엘피스토리
덧붙이는 글 이 기사를 쓴 권미강씨는 <바람으로의 여행> 홍보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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