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미드나잇: 액터뮤지션> 공연 사진
모먼트메이커
나약한 내면과 비겁한 권력을 비트는 블랙코미디
우먼은 맨을 비난하지만, 시간이 흘러 우먼도 다르지 않은 인물이었음이 드러난다. 한편 비지터의 입을 빌려 설명되는 엔카베데의 신세도 별반 다를 바 없다. 엔카베데에게도 할당량이 있고,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그들 역시 의심을 받는다. 자신의 무고를 증명하기 위해 다른 무고한 사람을 잡아야 하고, 또 다른 무고한 사람의 증언을 받아내야 하는 처지다.
어떻게 보면 고발하는 사람이나, 고발과 숙청을 당하는 사람이나, 숙청을 집행하는 사람 모두 과잉 충성하는 사람이다. 살기 위해 남을 죽이라는 권력의 비겁한 정치학에 놀아나는 무력한 개인이다. <미드나잇: 액터뮤지션>은 세 인물로 짜인 관계의 동학을 수시로 비틀며 나약한 인간, 본질적으로는 나약하기에 비겁한 권력을 비판한다.
더블베이스는 무게감을 더하고, 바이올린은 날카로움을 더하며, 퍼커션은 속도를 끌어올리며 긴장감을 고조한다. 액터뮤지션 형식은 작품의 불편한 매력을 강조하며 블랙코미디를 효과적으로 표현해낸다. 고혹적인 음악은 스릴러와 블랙코미디라는 두 장르를 이어준다.
한편 비지터의 존재도 생각해볼 만하다. 비지터는 스스로를 엔카베데라고 밝히지만 수상한 부분이 몇 가지 있다. 어쩌면 실존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만약 실존하지 않는 상상의 산물이라면, 비지터는 나약한 내면과 비겁한 이기심을 들춰내는 양심의 목소리로도 이해할 수 있겠다. 나아가 인물에게 이름을 부여하지 않고 맨, 우먼, 비지터라고 명명한 것은 이들의 행위가 개개인의 특별한 행위가 아닌 보편적이면서 무력한 개인의 평범한 행위일 수 있음을 드러내려 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뮤지컬 <미드나잇: 액터뮤지션>은 3월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예스24아트원 1관에서 공연된다. 비지터 역에 이승현·양지원·조훈·여은·김경민·장보람, 맨 역에 이주순·이승준·신수빈, 우먼 역에 신의정·랑연·김서연이 출연한다.
▲뮤지컬 <미드나잇: 액터뮤지션> 공연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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