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5-2026 V리그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경기. 대한항공 헤난 달 조토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한 달 전의 억울함, 품격 있게 항의한 헤난 감독
그러자 헤난 달 조토 대한항공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공이 코트 밖에 떨어져 볼데드가 되기 전에 비예나가 네트를 건드렸다는 것이었다. 비디오 판독 결과 비예나의 네트터치 반칙으로 대한항공의 득점이 됐다.
헤난 감독은 비예나의 신사적인 행동에 비디오 판독을 요청한 것에 사과했고, 곧바로 점수를 돌려줄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설명했다.
곧이어 헤난 감독은 약속한 대로 김민재에게 서브를 넣지 말도록 지시했고, 8초 동안 서브를 넣지 않으면 반칙이라는 규정에 따라 KB손해보험이 점수를 얻으면서 성탄절에 어울리는 스포츠맨십을 보여줬다.
이 장면은 지난달 16일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경기를 떠올리게 했다. 당시 대한항공 김규민이 때린 공이 현대캐피탈 김진영의 얼굴에 맞았고, 김규민도 볼데드가 되기 전에 상대 코트로 넘어가 사과했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김규민이 볼데드가 되기 전 네트를 건드렸다며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고, 반칙으로 인정되면서 득점을 올렸다. 대한항공은 강하게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헤난 감독은 경고까지 받았다.
'국제 룰' 못 따라가는 V리그... "페어플레이가 더 중요"
헤난 감독은 이날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비예나가 느꼈을 감정이 우리가 그때 느꼈던 것과 같다"라고 다시 한번 불만을 터뜨렸다.
국제배구연맹(FIVB)은 '플레이를 방해하지 않는다면 선수가 네트를 접촉해도 반칙이 아닌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배구연맹(KOVO)의 로컬룰은 인플레이 상황이면 모든 네트터치를 반칙으로 본다.
헤난 감독은 "그런 장면이 매치포인트나 챔피언결정전 포인트에서 나온다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 봐야 한다"라며 "(볼데드가 되기 전이라도) 공을 살릴 수 없고, 페어플레이라면 규정을 돌아봐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KB손해보험의 레오나르도 카르발류 감독도 "누구나 이기고 싶어 하지만, 페어플레이를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라고 거들었다.
대한항공은 이날 KB손해보험에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했다. 그러나 헤난 감독은 "(서브를 포기하고 KB손해보험에 일부러 점수를 내준) 그 부분이 경기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한국배구연맹은 올 시즌이 끝난 후 국제 규정에 맞게 판정 기준을 보완하기로 했으나, 그 전에 또다시 이런 장면이 나온다면 헤난 감독이 보여준 '점수 양보'가 대안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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