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지드래곤의 월드 투어 '위버멘쉬' 앙코르 콘서트
갤럭시 코퍼레이션
지드래곤은 단점을 최소화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목소리가 전성기 시절로 돌아간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지드래곤은 AR에 의존하는 빈도를 예전보다 줄이고, 자신있게 타이트한 랩을 들려 주었다. 무리해서 고음을 부르기보다는 중저음으로 음을 낮춰 안정적인 느낌을 만들었다. 'One Of A Kind', '미치고'처럼 랩 위주의 노래에선 전성기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이번 공연에서 지드래곤은 간헐적으로나마 전성기 시절의 자신을 소환하는 데에 성공했다.
볼거리가 많은 공연이었다. '크레용'의 말미 카메라를 응시하며 떼창을 유도하는 모습에서는 오랜 경험이 낳은 여유가 묻어났다. 장치도 다양했다. 이번 활동에서 큰 연을 맺은 윙과 비트펠라 하우스의 경이로운 비트박스가 'TOO BAD'를 부를 때는 <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 2 >로 유명해진 댄서 바다를 소환하더니 'SMOKE'를 특유의 자유로운 춤선으로 소환했다. 'TAKE ME'의 기타 퍼포먼스는 프린스의 2007 슈퍼볼 하프타임쇼 공연을 떠올리게 했다. 중앙 통제로 움직이는 응원봉 '데이지봉'은 곡에 맞춰 다른 색깔로 반짝였다. 빅뱅이 등장할 때는 빅뱅을 상징하는 노란색으로 변하기도 했다.
지드래곤은 한 문화를 상징하는 아이콘의 지위를 굳건히 하고 있지만, 그의 근본은 아이돌 그룹의 멤버다. 이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하는 순간도 많이 있었다. 수만 명의 팬과 직접적으로 소통을 하고, 팬이 준 모자를 머리에 쓰고 노래를 부르거나, 토롯코를 타고 공연장 전체를 돌면서 팬들과 눈을 맞추는 모습이 그것이다.
공연 크루들과 함께 월드 투어의 성료를 축하하고 불이 꺼지더니, 또 다른 손님이 등장했다. "오늘도 친구들이 왔어"라는 'WE LIKE 2 PARTY'의 가사에 딱 맞게 태양과 대성이 다시 걸어 나왔다. 그리고 19년전 데뷔 당시 발표한 '눈물뿐인 바보'가 이어졌다. 대성과 태양의 탄탄한 보컬은 물론, 지드래곤 역시 이 노래의 멜로디컬한 랩을 최대한 열심히 구현했다. 추억의 힘은 세다. 팬들은 추억 속의 노래가 울려퍼지는 것에 열광했다. 동시에 내년 4월 미국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과 함께 시작되는 빅뱅의 20주년에 대한 박수도 보냈다.
팬부터 빅뱅까지, 모두의 관심사는 지드래곤의 목상태였다. 앵콜 무대에 오른 태양은 이날 대기실에서 지드래곤이 자신에게 처음으로 목을 푸는 방법에 대해 물어 보았다고 전했다. 대성 역시 "(지드래곤의) 목상태에 대한 걱정이 컸다"는 언급을 더 했다. 지드래곤 역시 불리한 주제에 대한 언급을 피하지 않았다. 마지막 곡 '무제'를 부르기 전 "해결책을 찾고 있다. 끊임없이 보완하고 있다"며 더 나아질 것임을 공언했다. 지드래곤은 이번 앨범 활동을 하면서 '기존의 자신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초인'이라는 '위버멘쉬'의 개념을 끊임없이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위버멘쉬는 이번 공연에서도 현재진행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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