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덱스터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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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의 오늘과도 닿아 있는 고민
다수 대중의 감성보다 앞서 나간 철학이 오늘의 질서를 이룬 것은 잘 된 일일까. 대중은 수시로 복수를 원하고, 그나마의 신뢰를 갉아먹는 법기술자들은 국민 법감정의 범람을 부추긴다. 그 가운데서 규칙을 위반한 일 자체가 아니라 위반한 이들의 인격이 도마 위에 오르는 일이 반복된다. 형기를 마친 이조차 과거의 딱지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다. 한 번 범죄자는 영원한 범죄자, 다시는 동등한 인격이 될 수 없다는 듯 돌팔매가 이어진다. 사적제재가 힘을 얻는 때가 바로 이와 같다.
<덱스터> 속 사적제재에 대한 고민은 오늘의 한국사회에 적잖은 시사점을 던진다. 턱없이 부족하게만 느껴지는 양형과 거듭 실패하는 듯 보이는 법제도의 모순 속에서도 질서를 지키는 일이 공동체를 지탱하는 것임을 확인하도록 한다. 원칙은 살인자에게조차도 유효하게 기능한다. 한 순간의 감정적 통쾌함을 달성하는 것보다 질서를 세우는 일이 더 중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심지어 사이코패스 살인마에게조차도.
지난해 개봉한 < 베테랑2 >를 비롯해 요 근래 적잖은 형사액션물이 사적제재를 직간접적 소재로 등장시켜왔다. 그건 한국의 법제도가 대중의 신뢰를 충실히 받지 못하고 있음을, 또 대중의 지성과 철학이 현대 법체계 아래 깔린 의도를 이해하거나 납득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밀양 성폭행 사건 사례 뿐 아니라, 절도범의 신원을 노출해 자살에 이르도록 한 무인점포 사건, 배우 조진웅의 전력이 공개된 뒤 쏟아지는 비판에서도 사적제재를 향한 대중의 욕구를 읽어낼 수 있다. 법의 실패와 공동체 철학의 부재를 동시에 드러내는 일이다.
그러면 그럴수록 중요한 것은 원칙과 책임이다. 질서를 수호하는 이들과 그를 지지하는 이들이 스스로 존중받을 만한 일을 하는 것, 그것이 해답이란 걸 사적제재를 훌륭히 다룬 작품들이 보여준다. <덱스터> 두 번째 시즌이 놓치지 않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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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영화평론가.서평가.기자.3급항해사 /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 인스타 @blly_kim / GV, 강의, 기고청탁은 goldstarsk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