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윗집 사람들> 장면
㈜바이포엠스튜디오
윗집에 사는 수경(이하늬)과 김 선생(하정우) 부부는 일반적인 시선으로 볼 때 분명 이상하다. 성적으로 개방되어 있다는 설정을 차치하고서라도, 너무나 아무렇지 않게 내밀한 이야기를 꺼내는 모습은 낯설기만 하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묘한 긍정성이 있다. 그들은 서로에게 숨기는 것이 없고, 꽤 많은 것을 투명하게 공유한다.
현수와 정아는 처음엔 그들을 이상하게 여기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의 태도에 마음이 동요한다. 층간 소음 문제로 시작된 만남이었지만, 결국 현수와 정아는 그들을 통해 '소통의 방식'을 배운다. 그것은 윗집 사람들처럼 성적으로 개방적인 삶을 살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속에 담아둔 섭섭함과 답답함을 썩히지 않고, 밖으로 꺼내어 이야기해도 괜찮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의미다.
윗집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데서 온다. 영화 내내 그들은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는 대신, 웃으며 이야기하고 상대의 말을 경청한다. 어쩌면 그 부부의 사이가 좋았던 건, 자극적인 취미 때문이 아니라 이런 투명한 소통 때문이 아니었을까.
발칙한 소동 끝에 남은 따뜻한 위로
영화는 성적인 코드를 전면에 내세우지만, 껍질을 까고 보면 아주 보편적인 부부 사이의 감정과 관계 회복에 대한 내용이다. 결말부가 다소 상담 영화처럼 교훈적으로 흐르는 느낌도 있지만, 이 발칙하고 소란스러운 이야기를 따뜻하게 매듭짓기 위한 감독의 어쩔 수 없는, 그러나 다정한 선택으로 보인다.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가 몰입감을 높이고, 하정우 감독 특유의 맛깔스러운 대사들이 영화의 리듬을 살린다. 자극적인 소재에 거부감만 없다면, 권태로움 속에 갇힌 부부나 연인들이 한 번쯤 보고 대화를 나눠볼 만한 영화다. 결국 중요한 건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솔직하게 이야기하느냐' 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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