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식 사령탑 변신 이후 불명예스럽게 자진 사임했던 배성재 감독이 사령탑의 무덤이라 불리는 경남에 입성했다.
프로축구 K리그2 경남FC는 8일 오후 공식 채널을 통해 "경남FC가 2026시즌을 이끌 새로운 사령탑으로 배성재 감독을 제11대 감독으로 선임했다"라고 발표했다. 이어 "배 감독은 국내외 무대를 넘나들며 지도력과 전술 역량을 쌓아온 지도자로, 경남FC는 그의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팀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기대감을 보여줬다.
배 감독을 영입한 이흥실 구단 대표 이사는 "배성재 감독의 선수단 관리 능력, 전술적 다양성, 창의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 2026시즌을 넘어 장기적 도약을 위한 핵심 리더로 활약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선임 이유를 밝혔다.
1979년생인 배 감독은 2025시즌을 앞두고 커리어 첫 프로 감독직에 도전했다. 지난해 김현석 감독을 잘 보좌하면서 '두뇌' 역할을 담당했고, 세트피스 전술까지 도맡으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렇게 구단과 신뢰를 쌓은 그는 김 감독이 전남으로 이적하자마자, 사령탑으로 선임되며 항해에 나섰다. 아산의 이적시장 지원도 확실했다.
현재 경남은 K리그1·2를 통틀어 최하위에 자리하고 있는 팀이다. 완벽하게 팀 체계가 무너진 상황 속 모든 부분을 혁신하고 바꿔야만 하지만, 프로 경험이 부족한 사령탑 선임은 도박 수로 보일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결국 이런 의심 어린 시선을 씻어내기 위해서는 배 감독과 경남이 '경기력과 성적'으로 증명해야만 한다.
이런 상황 속 배 감독은 자신감을 나타냈다. 구단 인터뷰를 통해 그는 "경남 감독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 큰 책임감을 느낀다. 팀의 기준과 방향을 분명히 세우고, 선수 개개인의 성장과 팀의 승리가 함께 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6년 연속 승격 좌절' 2025시즌도 악몽이었던 경남
새로운 수장을 구한 경남이지만, 현재 이들의 위치는 상당히 참혹하다. 2006년 경상남도를 연고로 출범한 이들은 초창기 FA컵 준우승(2008·2012)을 통해 시민 구단 성공 모델로 꼽히기도 했지만, 서서히 쇠퇴의 길을 걸었다. 2014시즌을 끝으로 2부 리그로 강등됐고, 이후에는 구단 해체 파동·심판 매수·구단 비리 사건이 터지며 내외부적으로 풍파가 거세게 불었다.
마냥 암흑기만 있었던 거도 아니었다. 2017년 김종부 감독 지휘 아래 다이렉트 승격과 이듬해 K리그1 준우승이라는 업적을 쌓으며 시도민 구단 역사상 첫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본선 직행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제2의 전성기를 맞았던 이들이었으나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2019년에는 부진 끝에 강등되며 다시 2부로 추락했다.
2부로 떨어진 경남은 빠르게 1부 복귀를 다짐했으나 그 꿈은 빠르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20년에는 플레이오프서 수원FC에 발목이 잡히며 승격이 좌절됐고, 이후 꾸준히 고개를 떨구고 있다. 2021시즌 6위를 시작으로 4위·4위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13팀 중 12위로 최하위권에 자리했다. 이번 시즌 역시 악몽은 이어졌다.
2002년 전설인 이을용 감독을 사령탑으로 선임, 반전을 노렸으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개막 후 14경기서 5승 2무 7패로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으며 이어 열린 리그 8경기서 1무 7패로 급격하게 무너졌다.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성과도 아쉬웠다. 외인 자원인 마테우스·폰세카는 팀을 떠났고, 이강희(아우스트리아 빈)·우주성(대구)·모재현(강원)도 팀을 이탈했다.
결국 이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 경남은 이을용 감독과 결별을 택했고, 김종필 수석 코치가 대행으로 선임되어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렸으나 최종 11위로 아쉽게 시즌을 마감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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