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위키드: 포 굿> 스틸컷
유니버설 픽쳐스
부당함에 맞서 손을 든 용기는 혼자일 때보다는 둘일 때 빛나는 공존의 의미도 톺아본다. 초록 피부로 태어난 엘파바는 마법을 쓸 수 있는 재능을 타고난 반면, 아름다운 외모로 태어난 글린다는 마법을 부릴 수 없어 내내 좌절한다. 자신보다 동생, 남을 배려하는 데 급급했던 엘파바는 오즈에서 추방된 채 냉담한 오해를 받게 되고, 걱정근심 없이 유쾌하기만 했던 글린다는 오즈의 리더로 추앙받지만 버블 안에 숨겨둔 거짓의 일부를 조금씩 드러낸다. 불편한 진실을 외면한 채 대의를 위해 함묵한 글린다는 대학부터 우정을 쌓아온 친구가 궁지에 몰리자 갈등한다.
끝내 '나는 누구인가'를 끊임없이 묻고 답하며 내적으로 성장하는 데 주력한다. 선악 구도는 변화라는 상징성의 도구일 뿐이다. 사악한 마녀와 착한 마녀로 그려진 두 인물이 사실은 정치적으로 선동되어 있음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이를 지켜본 제3자인 관객은 진실을 알고 있어 긴장감이 동반된다. 나치의 선동과 조작에 현혹된 독일 국민의 극단적 동조가 떠오르며 다시는 반복되지 말아야 할 대체 역사물로도 느껴진다. 히틀러는 마법을 쓸 줄 모르는 마술사 오즈, 괴벨스는 그를 조정하는 마담 모블리로 상징된다.
인종, 국가, 장애, 젠더에 따른 차별 없는 다양성도 아우른다. 초록 피부로 차별받던 엘파바, 걷지 못하는 네사로즈, 말하는 동물의 억압 등이 대표적이다. 아웃사이더를 끌어안기 위한 정치적 올바름이 유려하게 다뤄진다. 오즈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위대한 마법사의 추악한 진실, 선민의식에 빠진 글린다의 각성,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는 엘파바의 용기는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현실 세계의 축소판처럼 보이는 이유다.
지난 11월 5일 <위키드>가 재개봉했다. 1막과 2막을 연달아 관람한다면 최적의 관람을 누릴 수 있다. 뮤지컬 영화답게 음악을 오롯이 체험할 사운드 특화관을 추천한다. 오리지널 넘버 외에 <위키드: 포 굿>을 위해 만들어진 신곡이 담겼지만 임팩트는 약하다.
더불어 주디 갈런드의 고전 <오즈의 마법사>(1939)나 샘 레이미 감독의 재해석이 깃든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2013)을 함께 본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특히 <오즈의 마법사>는 영화 <주디>(2020)에서 다룬 아역 배우의 인권 유린과 겹치며 낯선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야만의 시대에서 만들어진 20세기 명작의 어두운 단면을 포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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