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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BL 최초' 여성 우승감독, 도전은 계속 된다

[BNK 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미리보기 ⑥] 부산 BNK 썸

25.11.14 19:44최종업데이트25.11.14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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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여자프로농구의 KDB생명 위너스는 일본에서 감독 생활을 했던 이옥자 감독을 WKBL 사상 첫 여성감독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2011-2012 시즌 정규리그 2위에 올랐던 KDB생명은 이옥자 감독이 부임한 2012-2013 시즌 13승 22패(승률 .371)에 그치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결국 이옥자 감독은 한 시즌 만에 KDB생명 감독직에서 물러났고 WKBL의 첫 여성 지도자는 그렇게 실패로 돌아갔다.

그로부터 6년의 세월이 지난 2019년 부산을 연고로 창단한 BNK 썸은 창단 1호 사령탑으로 유영주 감독이 부임했다. 유영주 감독은 현역 시절 SKC와 삼성생명 비추미(현 삼성생명 블루밍스)를 거치며 여자농구 최고의 파워 포워드로 군림했지만 BNK는 2019-2020 시즌 5위에 이어 2020-2021 시즌에는 최하위로 추락했고 유영주 감독은 두 시즌 만에 사임했다. WKBL의 두 번째 여성 감독도 실패한 셈이다.

하지만 BNK는 2021년 팀의 2대 감독으로 또 한 명의 여성 지도자 박정은 감독을 선택했다. 그리고 박정은 감독은 앞선 두 선배 여성 감독들이 이루지 못한 여성 감독 최초의 플레이오프 진출, 여성 감독 최초의 챔프전 진출에 이어 지난 시즌에는 여성 감독 최초로 챔프전 우승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그리고 BNK와 박정은 감독은 이번 시즌 '디펜딩 챔피언'의 자격으로 WKBL 2연패라는 또 하나의 목표에 도전한다.

여성감독 최초의 WKBL 챔프전 우승

 BNK는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 우리은행을 꺾고 창단 7년 만에 처음으로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
BNK는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 우리은행을 꺾고 창단 7년 만에 처음으로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한국여자농구연맹

2017-2018 시즌 22연패를 비롯해 4승 31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기록한 KDB생명은 2017-2018 시즌을 끝으로 팀을 해체하겠다고 선언했다. WKBL은 구단 운영을 포기할 경우 한 시즌 운영비를 미리 납부해야 하는 규정이 있는데 한국여자농구연맹에서 구단을 위탁해 운영하면서 1년 동안 팀을 인수할 기업을 찾는 것이다. 다행히 2019년 BNK 부산은행이 창단 의사를 밝히면서 5구단 체제가 되는 '비극'은 막을 수 있었다.

비록 최하위팀을 인수했지만 BNK의 창단 멤버는 나쁘지 않았다. 특히 포인트가드에 안혜지, 슈팅가드에 이소희, 센터에 진안(하나은행)이라는 확실한 유망주들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부족한 포지션에 착실한 전력 보강만 이뤄진다면 얼마든지 기존팀들과 경쟁할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BNK는 창단 후 두 시즌 동안 15승 42패(승률 .263)에 그치며 하위권에 머물렀고 유영주 감독까지 물러났다.

하지만 박정은 감독이 부임한 BNK는 2021년 4월 FA시장에서 슈터 강아정을 영입했고 5월에는 트레이드를 통해 2020-2021 시즌 챔프전 MVP 김한별을 데려왔다. 약점으로 지적되던 포워드진을 보강한 BNK는 2021-2022 시즌 창단 첫 봄농구에 진출했고 2022-2023 시즌에는 챔프전 준우승을 차지하며 승승장구했지만 2023-2024 시즌에는 6승 24패에 그치며 세 시즌 만에 다시 최하위로 추락했다.

하지만 BNK는 2023-2024 시즌이 끝나고 WKBL의 '절대자' 박지수(KB스타즈)가 해외 진출을 선언하고 챔프전 2연패를 차지한 우리은행 우리WON의 주전 4명이 동시에 FA자격을 얻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BNK는 주전센터 진안이 이적하고 김한별도 은퇴했지만 전천후 포워드 김소니아를 계약기간 3년에 연봉 총액 4억 원, 우승반지 9개를 보유한 박혜진을 계약 기간 3년에 연봉 총액 3억 2000만 원에 영입했다.

'투자의 효과'는 빠르고 확실했다. 19승 11패로 우리은행에게 2경기 뒤진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BNK는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생명을 만나 5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벌이며 고전했지만 안방에서 열린 3경기를 모두 잡아내며 2년 만에 챔프전에 진출했다. 그리고 챔프전에서 2년 전 잔신들에게 패배의 아픔을 안겼던 우리은행을 상대로 3전 전승을 거두면서 창단 후 7시즌 만에 감격적인 첫 우승을 차지했다.

BNK는 '신흥명문'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WKBL 3번째 여성 사령탑 박정은 감독은 역대 최초로 챔프전 우승을 이끈 여성 지도자가 됐다.
WKBL 3번째 여성 사령탑 박정은 감독은 역대 최초로 챔프전 우승을 이끈 여성 지도자가 됐다.한국여자농구연맹

2021년 BNK 감독에 부임할 때만 해도 지도력을 의심 받았던 박정은 감독은 BNK를 이끈 네 시즌 동안 3번의 봄 농구와 한 번의 챔프전 우승, 한 번의 준우승을 견인하며 '성공한 여성감독'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WKBL 역대 3번째 여성 감독인 박정은 감독은 현재까지도 WKBL 6개 구단 중 유일한 여성 감독이다(BNK는 박정은 감독뿐 아니라 이종애, 변연하, 김영화 등 코치진도 모두 여성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시즌 BNK의 아시아쿼터로 활약하며 챔프전 우승에 크게 기여했던 이이지마 사키는 이번 시즌 하나은행 유니폼을 입고 활약한다(WKBL은 아시아쿼터 재계약을 금하고 있다). BNK는 지난 6월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나카자와 리나와 스나가와 나츠키를 지명했는데 이 중 나카자와는 지난 8월 무릎 수술을 받으면서 계약 해지됐다. 이로 인해 BNK는 이번 시즌 아시아쿼터를 1명만 활용하게 됐다.

네 시즌 연속 어시스트 여왕을 노리던 안혜지는 지난 시즌 평균 5.6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7.0어시스트의 허예은(KB)에 밀려 어시스트 여왕 4연패에 실패했다. 하지만 안혜지는 챔프전에서 경기당 평균 12.67득점 2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챔프전 MVP에 선정됐다. 매 시즌마다 지적되는 부분이지만 리그 최고의 스피드와 돌파력, 패싱센스를 겸비한 안혜진이 슛만 조금 더 보완한다면 완벽한 포인트가드가 될 것이다.

지난 시즌 득점(16.52점)과 리바운드(9.52개) 2위를 기록했던 김소니아와 전성기 시절에 비해 다소 떨어진 득점력(9.4점)에도 리바운드 3위(8.4개)에 오르며 건재를 보여준 박혜진은 이번 시즌에도 BNK의 든든한 기둥으로 활약할 것이다. 따라서 BNK가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경험은 다소 부족하지만 184cm의 좋은 신장을 가진 2004년생 유망주 센터 박성진의 성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BNK는 지난 시즌 창단 7년 만에 처음으로 챔프전 우승을 차지하며 유니폼에 자랑스런 별을 새기고 2025-2026 시즌을 치른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농구팬들은 지난 시즌 BNK의 우승이 '박지수가 없었던 어수선한 시즌에 차지한 운 좋은 우승'이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따라서 BNK와 박정은 감독으로서는 이번 시즌 BNK가 WKBL의 '신흥명문'으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을 좋은 성적으로 증명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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