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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에 돌아온 '나우 유 씨 미 3', 매력이 사라졌다

[리뷰] 영화 <나우 유 씨 미 3>

25.11.14 09:38최종업데이트25.11.1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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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우 유 씨 미3> 스틸.
<나우 유 씨 미3> 스틸.롯데엔터테인먼트

* 이 글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9년 공백을 깨고 돌아온 <나우 유 씨 미 3>는 그 시간 동안 새로운 매력을 가져오지 못하고 시리즈가 정체했음을 보여준다. 프랜차이즈 연장을 위한 세대교체 전략은 오히려 시리즈의 핵심 매력을 희석시켰다. 스펙터클로 무장한 마술로 관객을 사로잡던 포 호스맨(영화 속 마술사 집단)은 이제 자신의 마술에 특별함을 가미하지 않고 이야기의 조언자 역할을 자처했고, 속편의 새로운 인물로서 등장한 신예들은 매력 없는 설계자로 머물렀다. 루벤 플레셔 감독은 <좀비랜드>에서 보여준 경쾌한 앙상블 연출을 이번에도 시도하려고 했지만 캐릭터의 생명력이 빠진 자리에서 그 기술들은 공허하게 작동한다.

외피가 된 오리지널, 설계자가 된 신예

3편의 구조적 문제는 역할 분배에서 시작된다. 신예 마술사 3명은 영화에서 내내 주요 마술의 설계자로 기능한다. 오프닝에서 포 호스맨의 이미지를 딥페이크와 홀로그램으로 재현하는 마술을 선보였다. 2편까지 시리즈를 지탱했던 기존 포 호스맨 멤버들은 이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얼굴'로 축소된다. 머리는 신예, 몸은 오리지널. 이 분업은 양쪽 모두를 밋밋하게 만든다.

신예 마술사들에게는 특별한 설정이 있다. 각자의 특기와 배경이 대사로 언급된다. 하지만 영화는 이를 제대로 보여줄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다. 저스티스 스미스, 도미닉 세사, 아리아나 그랜블랫이 연기하는 캐릭터는 부여된 설정을 다각면으로 보여줄 틈도 없이 평면적으로 남는다. 설정은 존재하지만 그 설정이 영화적으로 구현되지 않을 때, 관객에게 그들은 단지 기능만 수행하는 인물로 보인다. 오리지널 멤버들과의 갈등 역시 도식적이다. 현세대와 기성세대의 충돌이라는 전형적인 구도를 따라가면서 갈등-화해-협동의 과정이 순차적으로 펼쳐진다. 이 갈등은 진중하지도, 유머러스하지도 않다. 그저 이야기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통과의례처럼 소비된다.

결과적으로 오리지널 멤버들은 본래의 매력을 상실한다. 1, 2편에서 빛났던 마술적 티키타카는 사라졌고 그 자리를 대체하려던 신예들의 캐릭터성은 매력적이지 않다. 관객은 제시 아이젠버그를 위시한 포 호스맨의 매력을 보러 왔지만, 이들은 신예들이 짜놓은 판 위에서 말을 옮기고 스스로 얼굴마담을 자처한다. 프랜차이즈 확장을 위해 젊은 피를 수혈했으나, 정작 흘러나간 건 시리즈의 정체성과 생명력이다.

기억에 남지 않는 영화 속 마술

<나우 유 씨 미>가 3편까지 제작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관객의 뇌리에 남을 마술 시퀀스. 오프닝 시퀀스부터 원격으로 은행을 털었던 1편은 신선한 설정과 클라이막스를 장식한 마술로 오락영화로서의 스펙터클을 마음껏 발산했다. 2편은 비를 멈추는 마술의 시각적 임팩트, 포 호스맨이 카드를 주고받는 역동적인 시퀀스가 영화의 시그니처로 남아있다. 3편은 기존 시리즈에 준하는 마술 씬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시리즈의 간판 캐릭터를 활용해 비틀어낸 오프닝 시퀀스의 마술은 참신하지만, 이는 마술이 주는 황홀함이 아니라 플롯을 비틀어낸 쾌감에 가깝다.

영화의 중반부에 나오는 마술사들의 비밀 아지트는 어쩌면 3편에서 가장 흥미로운 아이디어로 자리잡을 수도 있었다. 포 호스맨의 비밀 아지트를 거대한 마술 장치로 설계한 발상은 좋다. 방 탈출 게임을 연상시키는 소소한 재미가 있다. 문제는 이 장치들이 단편적으로만 소비된다는 점이다. 각각의 방은 독립된 에피소드처럼 기능할 뿐, 하나의 완결된 스펙터클로 승화되지 못한다. 1편의 은행털이나 2편의 카드 시퀀스가 긴 호흡으로 긴장을 쌓아올렸다면, 3편의 마술 저택은 짧은 호흡의 장면들이 이어붙여진 구조다. 클라이막스를 장식하는 마술 또한 기존 시리즈의 스펙터클에 못미친다. 영화를 대표할 만한 마술이 남지 않는 것이다.

<나우 유 씨 미> 시리즈는 특별한 주제의식이나 복잡한 캐릭터 드라마로 승부하지 않고 마술을 위시한 스펙터클로 연명해 왔다. '저 장면은 어떻게 찍었을까' 라는 경탄을 끌어내는 것으로 존재 이유를 증명해왔다. 3편은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나우 유 씨 미3> 스틸.
<나우 유 씨 미3> 스틸.롯데엔터테인먼트

전형적인, 너무나 전형적인

마술사들의 대척점에 서 있는 빌런 베로니카(로자먼드 파이크)는 동기와 목적만은 명확하다. 무기 밀매와 자금 세탁으로 더러운 돈을 축적한 범죄자인 베로니카는 시리즈가 늘상 다뤄온 전형적인 악역상이다. 흥미로운 지점은 그의 과거 서사다. 아버지의 불륜으로 어머니가 자살했다 등의 설정은 캐릭터에 깊이를 더할 수 있는 요소다. 하지만 영화는 이를 대화 씬 하나로만 설명한다. 악역은 입체적으로 구축될 기회를 얻지 못하고 악당의 전형성만 남긴다.

영화 또한 전형적인 오락영화의 톤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시리즈 전체가 유머와 스펙터클로 무장한 오락영화이고, 마술사들을 현대판 로빈 후드로 묘사하는 캐릭터성도 이번에도 유효하다. 다만 이 요소들 중 어느 것도 관객이 예상하는 선 이상으로 작동하지는 않는다. 1편이 부패한 은행가를 털며 주었던 카타르시스를, 2편이 보험 사기꾼을 응징하는 쾌감을 선사했다면 3편은 그 쾌감이 희미하다. '나우 유 씨 미' 시리즈는 애초에 깊이보다 장르적 쾌감에 충실했다. 마술이라는 소재를 통해 관객에게 시각적 즐거움과 통쾌한 복수극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였다. 3편은 그 최소 기준을 아슬아슬하게 충족한다. 실망스럽지는 않지만 만족스럽지도 않은, 애매한 지점에 멈춰 선다.

 <나우 유 씨 미3> 스
<나우 유 씨 미3> 스롯데엔터테인먼트

확장보다는 마무리를 해야 할 시간

<나우 유 씨 미 3>는 프랜차이즈 연장의 욕심이 낳은 무리수처럼 느껴진다. 9년의 공백은 새로운 시도를 위한 숙고의 시간이 아니라, 어떻게든 시리즈를 다시 이어나가기 위한 웅크림에 가깝다. 세대교체 전략이 유효하게 작용하지도 않고, 기존 시리즈에 비해 마술적 스펙터클이 뛰어나지도 않는다. 4편이 이미 제작 확정되었다는 소식은 시리즈의 마무리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연명치료처럼 보인다.

오프닝의 딥페이크 홀로그램 마술처럼, 3편은 진짜가 아닌 것을 진짜처럼 보이게 하는 속임수만 남았다. 관객은 포 호스맨을 보러 왔지만, 스크린에 있는 건 그들의 홀로그램이다. 포 호스맨이 무대에서 화려하게 사라지는 마술을 보여준 것처럼, 이제 프랜차이즈 자체가 같은 선택을 해야만 한다. 박수 칠 때 떠나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짜 마술이다. 아쉽게도 이번 영화는 그런 마술을 부릴 줄 모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개인 SNS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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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직 노동자 겸 플랫폼 노동자. 음악-영화-책 감상이 유일한 취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