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프랑켄슈타인> 장면
넷플릭스
영화의 마지막, 빅터와 괴물이 다시 만나는 장면은 무척 마음을 시리게 한다. 오랜 세월 괴물을 쫓아다니며 삶의 끝에 선 빅터는 자신이 만든 존재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한다. '미안하다'고. 그 한마디에 모든 후회가 담겨 있다. 그는 자신이 신이 될 수 있다고 믿었지만, 결국 아버지가 될 줄은 몰랐다. 그리고 그제야 깨닫는다. 괴물은 자신을 닮은 존재였음을.
괴물 역시 그 순간 변한다. 그는 죽이고 싶은 대상이었던 창조자를 바라보며 분노 대신 슬픔을 느낀다. 자신을 버린 아버지였지만, 동시에 자신에게 생명을 준 사람이었다. 그는 후회한다. 죽고 싶다고 수없이 외쳤지만, 이제는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살아남는다는 건, 결국 증오를 넘어 용서로 나아가는 일임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기예르모 델 토로의 아름다운 괴물 이야기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프랑켄슈타인>은 단순한 공포영화가 아니다. 이건 존재에 대한 철학적인 고찰에 가깝다. 그는 과거 영화에서 늘 그랬듯, 괴물을 괴물로 그리지 않는다. 그 안에서 인간의 외로움, 창조의 오만, 그리고 사랑의 결핍을 이야기한다. 카메라는 어둡고 서늘하지만, 인물들의 표정은 뜨겁다. 죽음과 생명, 부모와 자식, 창조와 책임이라는 오래된 질문을 던지며, 델 토로는 우리에게 이렇게 속삭인다. 신은 완벽하지 않아도, 사랑할 수 있다.
배우들의 연기는 그 메시지를 완벽히 지탱한다. 빅터 역의 오스카 아이작은 광기와 연민 사이를 오가며, 인간의 오만함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늘 실력 이상의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인데, 이번 영화에서도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다. 괴물 역을 맡은 제이콥 엘로디는 영화 <키싱부스> 시리즈로 이름을 알린 배우다. 이 영화에서는 눈빛 하나로 수십 가지 감정을 보여준다. 언어가 아닌 몸짓으로 전달되는 외로움은 그 어떤 대사보다 강렬하다. 엘리자베스를 맡은 미아 고스는 이번 영화에서 가장 따뜻한 인물로 그려졌다.
음악은 비극을 감싸는 담요 같다. 피아노와 현악이 주는 울림은 슬픔을 미화하지 않고, 고통을 견디게 한다. 그리고 촬영은 마치 르네상스 회화처럼 정교하다. 델 토로는 어둠 속에서도 인간의 얼굴을 비춘다. 그 얼굴엔 공포가 아니라 사랑이 남는다.
<프랑켄슈타인>은 결국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태어났는지 모르는 존재가, 살아가야 할 이유를 스스로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기예르모 델 토로는 괴물의 눈을 통해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왜 살아가고 있나요?'라고. 답은 아마 이 영화 속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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