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노동영화제포스터
부천노동영화제
노동과 함께 하는 영화, 그 색다른 즐거움
극장 안을 가득 채운 이들은 영화제를 함께 꾸려가는 부천시장기요양요원지원센터 안내를 받아 참석한 요양 업종 관계자들이라 했다. 요양보호사와 돌봄대상인 노인의 이야기를 함께 본 이들이 영화가 끝난 뒤 삼삼오오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또한 남다르게 다가왔다. 나 스스로도 함께 보지 않았다면 닿지 않았을 깨달음의 지점을 여럿 맛보기도 했다. 어쩌면 세련되지 못하고 투박하다고, 식상하며 빤하다고 웃었을 연출이 이들 관객들에게 충실히 다가서는 광경이 새롭게 다가왔다. 그래 이것이 이 영화제의 멋이라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두 번 찾고 말았던 여러 영화제들 사이에서 부천노동영화제를 매년 찾기로 결심한 것은 그저 우연한 결정만이 아니다. 그건 이 영화제가 가진 특색이 마땅히 조명하고 격려할 만한 것이라고 여긴 결과다. 영화제 이름에 든 '노동'이라는 두 글자가 그렇고, 주최 측이 그 정체성과 그것을 구현하는 방식 또한 그렇다. 그리하여 나는 그를 '씨네만세'에 기록해 두고자 한다.
부천노동영화제는 행사를 주관하는 부천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를 중심으로, 부천 일원의 여러 단체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이색적 축제다. 이번 12회만 해도 여러 마을공동체와 협동조합, 장애인 부모 단체, 복지관이며 청소년 센터 등이 함께 했다. 2022년 <나는 마을 방과후 교사입니다>를 보았을 땐 주민 사랑방인 '마을카페 소란'에서 실제 방과후 교사로 일하는 이들을 초청해 상영회를 열었고, <로제타>는 가톨릭 수녀회인 성가소비녀회가 꾸려가는 '전환을 꿈꾸는 공간'에서 온감 있는 상영을 진행했다.
이듬해인 2023년 개막작이었던 < 3교대 > 또한 실제 현업에서 일하는 간호사 및 활동가들이 찾아 자리를 빛내주었다. 이때 작성한 기사가 널리 공유되며 감사 메일부터 독자 원고료까지 받은 일이 여전히 기억에 생생하다(관련 기사 :
그 법이 있었다면... 대리처방 내몰린 간호사의 눈물). <말임씨를 부탁해>를 돌봄노동자들과 함께 본 기억 또한 오래 남을 듯하다. '노동, 서로를 물들이다'란 슬로건이 보여주듯, 영화 속 말임씨와 요양보호사 미선이, 또 영화를 보는 이들과 내가 노동과 그로부터 빚어진 이야기로 함께 물들었다. 나는 이 순간이 꽤나 영화적이었다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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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영화평론가.서평가.기자.3급항해사 /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 인스타 @blly_kim / GV, 강의, 기고청탁은 goldstarsk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