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블랙폰 2>의 한 장면.
UPI 코리아
피니, 그웬, 아버지, 친구 에르네스, 그리고 캠프장의 인물들까지 영화의 모든 등장인물은 크고 작은 상처를 품고 있다. 피니는 트라우마, 그웬은 두려움, 아버지는 죄책감, 에르네스는 그리움, 캠프장은 오래된 비밀의 짐을 지고 있는 것이다. 그들을 묶는 연결 고리는 단 하나, 바로 그래버다.
그웬의 꿈속에 등장하는 엄마 역시 단순한 영혼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그녀의 죽음, 그녀의 메시지, 그리고 그래버의 존재는 서로 맞물려 새로운 미스터리로 확장된다. 영화는 이를 통해 "죽음 이후에도 인간의 감정은 계속된다"는 섬뜩한 진실을 내비친다.
결국 < 블랙폰 2 >는 '공포의 영화'라기보다 '관계의 영화'다. 살인마에 맞서는 건 초자연적 힘이 아니라 서로를 향한 믿음과 사랑이다. 피니와 그웬이 서로를 지켜내기 위해 싸우는 과정은 판타지 호러의 껍질을 쓴 성장 서사로 읽힌다.
이 시리즈가 흥미로운 이유는 여기에 있다. 단순히 살인마에게서 도망치는 이야기가 아니라, '공포를 딛고 나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라는 점. 만약 3편이 제작된다면, 이들은 더 이상 피해자가 아닌 '사냥꾼'으로 등장할지도 모른다. '연쇄 살인마를 때려잡는 10대들'이라는 문장이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 <블랙폰> 시리즈는 점점 더 강력해지고 있다.
정리하면, < 블랙폰 2 >는 스콧 데릭슨이 구축한 세계관의 확장판이자 공포 장르의 정통성을 지키면서도 감정의 깊이를 더한 드문 속편이다. 피로 얼룩진 전화선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들은 단지 "살려달라"는 외침이 아니라, "기억해달라"는 호소처럼 들린다. 죽음의 문턱에서 멈춘 아이들, 그들을 잊지 못한 자들, 그리고 여전히 울리는 전화까지, 그 전화가 다음엔 누구에게 걸려올지 모른다는 점에서 이 시리즈의 공포는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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