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기타쇼 낙원
염동교
최근 몇 년간 미국에서 전기기타 판매량이 감소했다는 소식을 왕왕 들었다. 20세기에 비해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 제작하는 방식이 변화했기에 자연스러운 흐름일는지 모르겠다. 컴퓨터 한 대면 수만 가지 음색을 뚝딱 찍어낼 수 있는 시대기에. 하지만 기타와 베이스, 드럼 같은 '생악기'만의 '아날로그' 음향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감동이다. 1970년대 초부터 서울의 '악기 메카'로 역사와 전통을 이어온 낙원상가가 한국의 수많은 연주자에게 알알이 박혀 있는 이유다.
총감독 김지연의 총괄 아래 낙원악기상가가 주최하고 2018년부터 상가 내부의 전시회를 운영 중인 d/p가 주관한 '2025 기타쇼'가 성료했다. 11월 8일, 9일에 열렸으며 2024년에 이은 2회째를 맞았다. 악기 상가의 본질이라고 할 법한 다양한 브랜드 몰에서의 시연과 음악 관련 각종 굿즈를 판매하는 팝업 스토어가 60년 전통의 건물을 빼곡히 채웠다. 밴드 문화에 대한 애정을 공유한 '밴굿걸'과 한대수, 산울림의 의류를 다룬 '룰루랄라 레코드'가 돋보였다.
다채로운 행사
관련 이벤트도 풍성했다. 일렉트릭 기타 명가 깁슨 가게에서 열린 메탈 밴드 크랙샷 기타리스트 윌리K의 클리닉과 토크 세션 '실용음악 입시썰 대방출'같은 연주자 꿈나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었다. 귀를 쫑긋 세우고 선배 연주자들을 경청하는 모습이 훈훈했다. 4층 야외무대에서 열린 보울스의 콘서트는 록 페스티벌을 방불케 하는 짜릿함을 안겨줬고, '베이스 잼 콘테스트'가 리듬과 그루브의 마력을 선사했다.
▲최고은 & 주소영
염동교
2층 상가 라이브에서 어쿠스틱 기타로 라이브를 펼친 싱어송라이터 최고은은 섬세한 숨결의 'Beautiful As You Are'을 들러줬다. '축제'의 마지막 부분을 관객들과 함께하는 장면이 아름다웠다. 블루스 뮤지션 하헌진은 슬라이드 바를 이용한 보틀넥 주법으로 블루스 기타의 매력을 한껏 드러냈다. 두 사람은 낙원악기상가와의 추억담도 공유했다.
대규모 플래시몹
지난해에도 화제였던 기타/베이스 플래시몹이 각기 조매력과 스노전의 주도 하에 올해도 종로 일대에 장관을 연출했다. 스타 뮤지션 영케이와 로이킴이 등장해 각기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와 '봄봄봄'의 장대한 하모니를 이룩했다. '2025년의 화두' 브릿팝 레전드 오아시스의 'Champagne Supernova'가 어둑해진 종로 밤거리를 환히 빛냈다.
축제가 막바지에 다다른 일요일 저녁 6시, 각기 기타와 베이스를 든 두 소년이 낙원상가 3층을 활보하며 즉흥 연주를 들려줬다. 표정에서 자신감과 행복감을 읽었다. 취미 생활, 자기 증진 그리고 음악인 양성. 어느 방향이든 생악기의 가치는 유효하며 연주의 역사는 이어져야 한다. 낙원상가와 '기타쇼 낙원'의 명맥을 응원하게 되는 연유다.
▲2025 기타쇼 낙원
염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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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웹진 이즘(IZM) 에디터 염동교라고 합니다. 대중음악을 비롯해 영화와 연극, 미술 등 다양한 문화 예술 관련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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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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