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울산 HD가 좀처럼 수렁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올해에만 무려 두 명의 감독이 경질되는 혼란 속에서, 최근에는 선수들까지 연달아 구설수에 휘말리며 이래저래 논란의 중심에 선 모습이다.
이제 리그 3경기만을 남겨둔 울산은 오는 11월 9일 홈구장인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수원FC와 K리그1 '2025 파이널B 36라운드'를 치른다. 현재 울산은 9위(승점 41)로 1부리그 잔류권에 겨우 턱걸이하고 있지만, 10위 수원FC(승점 39)와의 승점차는 고작 2점이다. 만일 이 맞대결에서 울산이 패한다면 승점 5점차가 되어 잔류에 한결 여유가 생기지만, 패하면 곧바로 수원FC와 순위가 뒤집히며 강등권으로 추락한다.
K리그1에서는 최하위인 12위가 자동으로 2부로 강등되고, 10~11위는 2부에서 올라온 팀과 1부 잔류를 위한 마지막 대결을 벌어야 한다. 현재 최하위인 12위는 대구FC(승점 29)가 유력하지만, 울산과 수원FC의 잔류권 싸움은 막바지까지 가야 판가름 날 가능성이 높다.
한편 7위 광주(승점 48)와 8위 안양(승점 45)은 8일 각각 12위 대구 11위 제주(승점 35)와 맞서는데 승리하면 남은 경기에 상관 없이 1부 잔류에 성공할 수 있다. 올해 K리그2 상위권은 이미 다이렉트 승격이 확정된 1위 인천을 제외하고, 수원 삼성, 부천FC, 전남 드래곤즈 등 만만치 않은 강팀들이 포진하고 있다. 만일 승강 PO까지 추락하게 된다면 울산같은 1부리그 팀들이라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울산을 둘러싼 흐름은 매우 좋지 않다. 울산은 시즌 도중 성적 부진을 이유로 김판곤, 신태용 감독을 잇따라 경질하는 혼란을 겪었다. 이후 노상래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했지만, 33라운드 광주FC전에서 승리한 이후 최근 2경기에서 다시 1무 1패에 그치며 강등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하위 대구와 34라운드에서 1-1로 간신히 비기고, 지난 1일에는 승격팀 안양전에서 35라운드에서 1-3으로 덜미를 잡히며 졸전을 이어갔다.
더구나 다음 상대팀인 수원FC는 올시즌 울산을 상대로 유난히 강한 모습을 보여준 천적이다. 울산은 올시즌 수원FC를 3차례 만나 1무 2패로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리그 득점선두를 달리고 있는 싸박(17골)에게 두 번이나 멀티골을 내주는 등 총 8실점이나 허용했다.
또한 이번 대결에서는 지난 안양전에서 퇴장당한 김민혁과 옐로카드 누적으로 인하여 강상우까지 결장하게 되면서 수비에 큰 균열이 생겼다.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 외국인 듀오 에릭(10골)과 루빅손(4골 3도움)의 공백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경기 내외적으로 울산을 둘러싼 각종 논란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는 것도 큰 부담이다. 울산은 최근 신태용 전 감독을 경질하는 과정에서 선수단과의 불화설과 감독 패싱 논란에 휘말렸다. 신 감독은 경질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선수들과 프런트가 결속하여 감독을 무시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또한 울산의 베테랑 이청용은 지난달인 10월 광주FC전에서 페널티킥 골을 넣은 후 의문의 '골프 세리머니'로 도마에 올랐다. 신 감독이 울산 시절 골프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던 것과 맞물려 이청용이 사실상 신 감독을 저격했다는 반응이 쏟아졌다.이청용은 세리머니의 의미에 대하여 굳이 부인도 인정도 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신 감독과 충돌한 베테랑이 자신이라는 것을 공개하면서 스스로 논란에 다시 불을 붙인 셈이 됐다
1일 안양전에서도 울산 선수들은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울산의 주장이자 또다른 베테랑인 김영권은 경기가 풀리지 않자 흥분하여 돌연 안양 서포터스가 있는 가변석 방향으로 볼을 강하게 차는 기행으로 도마에 올랐다.
또한 울산은 이날 불필요하게 거친 플레이를 펼치다가 김민혁이 퇴장당했고, 옐로카드만 무려 5장이나 받았다. 울산 선수들은 판정에 대하여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으로 팀의 연이은 부진과 강등위기속에서 울산 선수들의 멘탈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 경기였다.
이청용, 김영권, 김민혁 등은 모두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에 가까운 선수들이다. 팀이 흔들릴 때일수록 모범을 보이고 중심을 잡아줘야 할 베테랑들이, 오히려 불필요한 행동으로 연달아 논란을 자초하며 팀에 더 큰 부담만 안기고 있는 모양새다.
울산은 수원FC전을 앞두고 지난 5일 2025~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엘리트 리그 스테이지 4차전 비셀 고베전에서는 조현우 등 일부 주전급 선수들을 제외하고 0-1로 패했다. 그만큼 강등 위기에 빠진 다급한 상황속에서 우선 리그에 총력을 다해 집중할 수밖에 없는게 울산의 현실이다.
그나마 울산의 희망은 최근 상무에서 전역한 국가대표 이동경의 활약이다. 노상래 감독대행은 비셀 고베와의 ACLE 원정 경기에서 체력 관리를 위해 이동경을 후반에 투입하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이동경은 35라운드 안양전에서 복귀전을 치르며 1도움을 기록했다. 김천 상무 시절에는 올해에만 수원FC를 상대로 3경기에서 2골 2도움을 올리며 강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울산은 9일 수원FC전 이후 A매치 휴식기를 갖는다. 이후 22일 광주 원정에 이어 26일에는 부리람(태국)과 ACLE 홈 경기. 30일 제주와 홈 최종전까지 8일간 3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울산으로서는 어느 하나 쉬운 경기가 없다.
울산으로서는 남은 기간동안 1부리그 잔류도 시급하지만, 더 이상 팬들에게 경기 내외적으로 불필요한 논란이나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과연 울산은 남은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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