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스틸.
JTBC
'대기업'을 향한 사랑과 조직에 대한 충성의 마음을 애국가처럼 읊던 아버지 김낙수의 뜻과 달리 스타트업에 합류를 고민하던 명문대생 아들 김수겸의 마음이라고 다를까. 뿌연 미래 속에서 첫 직장을 선택하며, 이 선택을 되돌릴 수 없다는 두려움과 답 없는 답을 찾기 위해 '난 어떻게 해야 하나' 망설이는 마음은 아버지 김낙수의 탄식과 다르면서도 같다.
3분 18초 동안 '혼자였다'는 곡은 결국 그런 마음들을 차분히 드러낸다. 예상하지 못하게 벌어진 일 앞에서 내뱉는 나지막한 탄식(그리 오래 좋아온 것들, 먼지처럼 부서지고 - '혼자였다' 중에서) 같기도, 막막하지만 도망갈 곳 없는 현실 속 한숨(모두가 놀리듯이 날 둘러싸며 웃지만, 절대 헤어날 수가 없다면 - '혼자였다' 중에서) 같기도 하다. 하지만 슬퍼서 울부짖기보다 적당히 체념하고 발길을 돌린 채 또다시 걸어 나갈 거 같다.
'김부장 이야기' 4화에서 김낙수 부장은 "나 아직 쓸모 있는 사람"이라고 애원한다. 두려움과 간절함, 배신감과 분노가 담겨 있는 포효였다. 그는 진즉에 자신이 좌천될 위기라는 걸 알아차리고 새로 영업을 뛰고 형처럼 따르던 상무를 집에 초대해 근사한 집밥을 대접했지만, 인사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김낙수는 그가 오랜 시간 지켜온 대기업 부장 자리를 내주고, 아산공장 안전관리팀장으로 좌천된다. 영업직을 천직으로 알고 살던 그에게 현장직이라는 새로운 과제가 주어졌다. 인사발령 공고 위로 이 노래가 흐른다.
자신이 믿고 있던 세상이 무너진 걸 마주한 사람들, 선택의 여지 없이 통보만 들어야 했던 아빠들, 뒤돌아 눈물을 삼키며 애써 씩씩한 척 다독이는 엄마들, 그리고 뒤숭숭한 집안 분위기를 다 알고 있으면서도 철없는 고등학생 역할에 충실한 딸과 아들에게 이 곡 '혼자였다'를 가만히 들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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