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부장이 가방을 고르는 유일한 기준은 회사 조직 내 서열이다.
유튜브 JTBC Drama 갈무리
대표적인 장면이 새 가방을 사는 에피소드다. 김 부장은 상사보다 조금 싸고, 부하 직원보단 약간 비싼 가방을 고른다. 브랜드나 디자인은 중요하지 않다. 오직 '서열'에 맞는 가격대가 중요하다. 세상이 바뀌었지만, 그는 여전히 과거의 질서 속에서 산다.
그는 전형적인 꼰대형 상사이기도 하다. 폭력적이진 않지만, 그의 대화에는 '나 때는 말이야'가 기본값처럼 깔려 있다. 자신보다 어린 직원의 말을 좀처럼 듣지 않는다. 변화에 둔감한 그를 조직이 곱게 볼 리 없다.
서울 자가를 가진 것만으로도 남 부러울 일 같지만, 부하 직원이 더 비싼 아파트를 샀다는 얘기를 듣는 순간 그는 허탈감과 질투를 동시에 느낀다. 결국 '서울 자가'와 '대기업 부장'은 성공의 상징이 아니라 불안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25년간 조직 내에서 버틴 기존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생존하기 힘들어진 김 부장.
유튜브 JTBC Drama 갈무리
결국 김 부장은 '자가'가 아니라 '자기'에 갇혀 산다. '대기업 부장'이라는 타이틀 역시 회사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유효한 임시 권력일 뿐이다. 반평생을 바쳐 얻은 집과 직장이 그를 지켜주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드라마는 은근하게 드러내며 2화를 마무리한다.
김 부장이 겪는 갈등과 혼란은 낯설지 않다. 그는 지금의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중년 세대의 초상이며, 동시에 급격한 경제 성장기 이후 등장한 '한국식 중산층의 종말'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서울 자가'도, '대기업 부장'도 결국은 잠시의 성취일 뿐이다. 눈에 보이는 조건이 행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앞으로의 전개를 지켜봐야 겠지만, 이 드라마는 분명 '짠내 나는 생존기'로 이어질 것이다. 끊임없는 불안 속에서도 버텨야 하는 우리 시대의 김 부장들에게, 작지만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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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자가에 대기업 부장, 그런데 왜 이렇게 불안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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