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 중 한 장면
MBC
다만 오은영은 제3자의 객관적인 입장에서 남편의 외부 활동을 위한 지출 규모가 엄청난 낭비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 "문제는 '돈에 대한 가치'에서 부부의 기준이 다르다는 것"이라는 게 오은영의 진단이었다.
남편에게 돈이 '노년의 삶을 즐길 수단'이라면, 아내에게는 돈은 '평생 벌어서 모아야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돈의 기준이 전혀 다른 부부는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론없는 싸움을 반복할 수 밖에 없었던 것. 또한 평생 가족을 부양하기 위하여 억척스럽게 살아왔던 아내는 '일이 좋아서'가 아니라 '일을 한하면 불안하기 때문'에 노년에도 스스로를 혹사해가며 일을 계속하는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으로 남편은 과거 아내에게 큰 상처를 받은 사건이 있었다. 남편은 직접 기른 꽃을 사진으로 담는 취미가 삶의 낙이었다. 하지만 아내는 남편이 기껏 정성 들여 기른 꽃나무를 멋대로 잘라버리는 행동을 저질렀다.
아내는 "남편을 대신하여 덥수룩한 나무를 대신 정리해 준 것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절대 손을 대지 말라는 남편의 신신당부를 무시하고 자신의 고집대로 행동했다. 이에 나무가 훼손됐다며 격분한 남편은, 결국 자신의 손으로 아끼던 꽃나무를 아예 베어버렸다. 남편은 속으로 눈물을 삼킬 정도로 크게 낙담했지만, 아내는 그런 남편의 상심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부부는 오래전부터 서로 이혼을 생각해 왔다는 사실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남편은 "인생의 종착역에 와 있는데 이제는 편해지고 싶다"고 밝혔다. 아내 역시 "이혼하면 홀가분할 것 같다"며 굳이 남편을 붙잡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밝혔다.
오은영은 "아내는 '꽃나무 사건'이 남편에게 굉장히 상처가 됐을 것이라는 사실을 이해 못 하고 있다. 아내는 만지지 말라는 남편의 부탁에도 나무를 잘랐다. 남편의 행동도 잘한 것은 아니지만 아내의 행동이 불씨가 된 거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각자의 영역을 지키는 게 필요하다. "라고 상대의 입장에서 역지사지를 당부했다.
또한 오은영은 "아내는 본인이 철저하게 옳다고 생각한다. '실용성'을 기준으로 세우고 본인의 의견이 옳다고 주장한다. 부부의 갈등을 이해할 수 있는 단어가 아내의 '깨농사(실용)'와 남편의 '조경(취미)'이다. 이는 부부가 각자의 중요한 가치 기준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내는 남편의 취향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고, 그래서 남편은 자신이 아내에게 무시당한다고 느낀다"고 지적했다. 남편이 만취하여 아내에게 "무시하지 말라"는 말을 반복하여 울분을 쏟아낸 진짜 이유였다.
부부를 위한 최종 힐링리포트가 내려졌다. 오은영은 먼저 아내에게 농사은퇴와 건강관리를 권유했다. 남편 역시 아내와 티격태격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칠순을 바라보는 아내가 건강을 돌보지 않고 일에만 매달리는 것을 내심 걱정하고 있었다.
오은영은 주저하는 아내에게 "일보다 중요한 건 건강이다. 오랜 세월 쌓인 습관이 하루아침에 바뀌기는 어렵겠지만, 나의 인생을 정리하고 여생계획도 세우고 부부가 함께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하는 게 지금 나이에는 중요한 숙제"라고 당부했다.
남편에게는 과도한 음주를 줄일 것을 권유했다. 잔소리와 스트레스에 민감한 남편은 상담 내내 본인의 문제를 지적받는 상황이 되면 "술을 많이 줄이겠다" "생활비를 아내에게 다 주겠다"며 그때그때 충동적이고 극단적인 답변이 앞서는 성향이 있었다.
이에 오은영은 "남편의 대화 방식은 문제 해결을 돕기보다는 대화의 취지를 흐리게 하는 면이 있다. 누군가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으면, 나에게 도움이 되는지를 판단하고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하다" 고 조언했다.
또한 부부 공통의 솔루션으로, 앞으로는 서로 의견이 달라도 무조건 반박만 하기보다, 상대의 생각을 인정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려는 노력을 할 것을 주문했다.
솔루션을 마친 남편은 "이제는 고집을 좀 내려놓고 남은 여생을 행복하게 잘살아보자"고 다짐하며 아내의 손을 잡았다. 아내도 남편의 절주 약속에 마음이 한결 풀린 표정을 지으며 미소를 되찾았다. 노부부는 지역상담센터에서 상담을 시작했다는 후일담을 전하며 새로운 미래를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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