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2025년 10월 13일 월요일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열린 가자지구 평화 정상회의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3일 이집트에서 열린 가자지구 평화 정상회의에 지아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나섰다.
인판티노 회장은 연단에 올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등과 함께 기념 촬영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으로 회의에 참석했다고 밝힌 그는 전쟁으로 파괴된 가자지구의 스포츠 경기장 재건을 자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FIFA가 여기에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라며 세계 정상들과 교류하는 홍보 영상을 올렸다.
<뉴욕타임스>는 "인판티노 회장은 정상회의에서 유일하게 정치적 직책이 없는 인사였다"라며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따라다니는 것을 자기 일로 여겼다"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타워에 FIFA 사무실 열어... 월드컵 트로피 기증도
인판티노 회장은 2020년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최한 기업 임원들 만찬에서 연설했고, 그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이스라엘과 여러 아랍 국가 간의 외교 관계를 수립한 아브라함 협정에 서명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또한 올해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식에 귀빈으로 참석했고, 트럼프 타워에 FIFA 사무실을 열었다. 최근에는 가자지구 휴전을 이끈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FIFA 클럽 월드컵 트로피를 기증하면서 정작 올해 대회에서 우승한 잉글랜드 첼시 선수단에 복제품을 수여해 논란이 일었다. 진품 트로피는 백악관 집무실에 전시되어 있다.
<뉴욕타임스>는 "인판티노 회장처럼 스포츠 지도자가 세계 정상들과 긴밀히 협력한 전례는 없다"라며 "커스티 코번트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이집트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고, 제프 블라터 전 FIFA 회장이나 토마스 바흐 전 IOC 회장도 정치 행사에 단골로 나타난 적은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축구계에서는 인판티노 회장이 특정한 세계 정상과 과할 정도로 가까운 공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라고 전했다.
이어 "FIFA는 축구의 정치적 개입을 금지하는 엄격한 규정을 가지고 있다"라며 "FIFA 임원진과 여러 축구 관계자들은 인판티노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 주변에 자주 나타나는 것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인판티노 앞세워 "월드컵 개최권 박탈" 위협
트럼프 대통령도 인판티노 회장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있다. 14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진보 성향 도시들을 비판하며 2026 북중미 월드컵 개최권을 박탈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월드컵 개최 도시로 결정된 보스턴의 치안 상태를 언급하며 "그곳 시장이 불량한 급진 좌파"라며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인판티노 회장에게 전화해 개최지를 다른 곳으로 옮기자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판티노 회장이 개최지 변경을 꺼리겠지만, 결국 내 요구를 따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중미 월드컵 본선은 캐나다, 멕시코, 미국의 16개 도시에서 열린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FIFA는 논평을 거부했으나, 인판티노 회장은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서는 개최국 정상과 긴밀한 관계를 쌓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인판티노 회장은 캐나다와 멕시코 정상과는 (트럼프 대통령만큼) 자주 만나지 않았다"라고 반박했다.
또한 인판티노 회장은 가자지구 민간인을 공격하고 인도적 위기를 불러온 이스라엘의 월드컵 참가를 금지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요구에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페어스퀘어의 닉 맥기헌 대표는 "인판티노 회장은 FIFA가 지지하고 법적으로 준수해야 할 정치적 중립성을 버리고 FIFA를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편에 서게 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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