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제션포스터
찬란
괴랄한 괴작으로부터 얻을 것이 있다면
사랑과 집착, 불륜과 폭력, 급기야 살인과 범죄로 이어지는 <포제션>은 안제이 주와프스키 특유의 광기 어린 작품이다. 광기가 무엇인가. 일반적 이해로는 좀처럼 닿지 않는 사고와 행위를 총체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영화 속 안나, 곧 이자벨 아자니가 연기한 여인의 행위는 극 중 인물들은 물론이고 영화 밖 관객에게도 공감을 사지 못한다. 그러나 그녀의 연기는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을 만큼 당대 평자와 관객을 납득케 했다. 공감이 아닌 인정을 이끌어낸 광기의 연기, 결코 쉽지 않았을 성취를 이 영화와 이자벨 아자니가 해낸 것이다.
혹자는 안제이 주와프스키가 훗날 거듭 맞닥뜨리는 연출과 연기의 과잉된 표현을 지적하기도 한다. 마땅한 일일 수 있다. 이해도 납득도 공감도 도외시한 자극적 표현이 대중 일반에게 그 의미를 발하기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광기가 우리가 사는 시대에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처음 얼핏 영화 속 안나에게만 가해지는 광기란 표현은 이야기를 찬찬히 뜯어볼수록 또 다른 이에게 가서 닿게 된다. 가정을 도외시한 채 먼 전쟁터를 전전한 마크, 그를 그런 삶으로 이끈 동족상잔의 전쟁을 벌이는 국가와 위정자들이 안나보다도 더욱 미쳐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것이다.
제목인 '포제션(possession)'은 말 그대로 소유물이나 소지품을 뜻한다. 영화 속 안나를 마크는 꼭 그와 같이 여긴 것은 아닐까. 제 소유인 아내가 제가 아닌 다른 이의 품에 들었음을 알았을 때 그는 분개한다. 남편과 아내 사이의 유대며 관계가 하나하나 망가지기 시작했을 때는 알아채지도 못했으면서.
영화가 감독 자신의 자전적 경험으로부터 출발했단 사실은 자못 인상적이다. 당시 배우이자 폴란드에선 미녀로 꽤 유명했다는 아내 마우고자타 브라우넥과 이혼하는 과정에서 느낀 괴랄한 감정들을 영화 속에 녹여냈다. 단순한 외도를 넘어 괴물에게 홀려 광기에 전염되어 가는 여성상, 또 그런 그녀를 이해하지 못하고 심지어 그 계기를 제공한 남성상이 영화 속에 녹아든 건 그러한 영향이라 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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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영화평론가.서평가.기자.3급항해사 /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 인스타 @blly_kim / GV, 강의, 기고청탁은 goldstarsk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