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귀포스터
넷플릭스
스핀오프를 만들어야 할 이유, 과연 있었나
그러나 드라마 또한 이 영화의 동아줄이 되어주진 못한다.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제갈공명과 주공근에 빗대는 관계를 이루려면 천부적 재능의 소유자는 보는 이마저도 압도할 수 있는 재주를 확인케 해야 한다. 이한울에게 과연 그런 기량이 보이는가. 그저 낫 두 개를 들어 사마귀 흉내를 낼 뿐, 그가 다른 킬러와 얼마나 현격히 다른 재주를 가졌는지를 영화는 전혀 납득케 하지 못한다. 그로부터 천재적 재능과 그를 질시하는 범재의 관계 또한 설득력이며 파괴력을 얻지 못한다. 영화가 보여주지 못하니 이 관계는 구구절절 인물의 대사로나 언급되고, 대사로 이야기되는 킬러의 역량이란 관객을 하품하게 할 뿐이다.
<사마귀>가 스핀오프로까지 제작될 만한 작품인가에 대하여 근본적 의문을 제기할 밖에 없다. <길복순>이 넷플릭스의 망을 타고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다는 점 말고는 이 영화가 제작돼야 하는 동기를 찾지 못하겠다. 드라마적 승부수가 부재한 가운데, 세계관의 매력도, 연출적 특장점도, 심지어 배우의 동일성도 없는 때문이다.
한때 전 세계 영화의 중심에 자리했던 마블 코믹스 바탕 작품군이 어떻게 무너져갔는지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 드라마적 완성도는 물론, 홍콩액션을 적극 수용한 액션연출에 더하여 개별 캐릭터의 매력을 살린 작품들이 조화롭게 매력을 발했을 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정점을 이루었다. 그러나 불필요한 이야기와 캐릭터가 난립하고, 본질이 아닌 작품 외적 부분만을 고려하는 행태가 이어지자 이에 피로감을 느낀 관객이 마블을 저버렸던 것이다. <사마귀>로 대표되는 근래 한국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들이 과연 이와 다르다 할 수 있을까.
<사마귀>는 한국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자산과 한계를 동시에 드러낸다. 자산이란 앞서 성공한 작품의 인지도와 그 아쉬운 완성도에도 연달아 관객 앞에 도달한 이력이고, 한계는 그 모든 작품이 보여준 실망스런 내실이다. 시간이 흘러 <사마귀>가 감독과 배우, 스태프들에게 자랑스레 언급하고픈 작품일 수 있을까. 나는 차마 그렇다곤 말할 수가 없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작가.영화평론가.서평가.기자.3급항해사 /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 인스타 @blly_kim / GV, 강의, 기고청탁은 goldstarsk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