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드래곤즈가 자랑하는 최고의 플레이 메이커 발디비아의 직접 프리킥이 천안시티 FC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빨려들어가며 짜릿한 역전골이 되었다. 발디비아의 이 멋진 골로 32라운드 기준 두 게임 연속 승리를 기록한 팀이 전남 드래곤즈뿐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자랑했다.
그만큼 K리그2 시즌 막바지 순위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K리그2 최종 순위 5위 안에 들어가야 승격 도전을 위한 플레이오프 티켓을 받을 수 있다. 정규리그 끝까지 팀당 7게임씩만 남겨놓은 상황이기에 3위 전남 드래곤즈(52점)부터 8위 성남 FC(48점)까지 여섯 팀 모두 매 게임이 결승인 셈이다.
전남 드래곤즈는 8월 30일 김포 FC와의 어웨이 게임에서 0-2로 패한 이후 1무 3패(3득점 7실점)로 수렁에 빠진 듯 보였는데 9월 27일 부천 FC 1995와의 홈 게임 펠레 스코어 승리부터 이 게임 4-1 역전승에 이르기까지 두 게임 연속 승리(7득점 3실점) 휘파람을 분 것이다.
반면에 조성용 감독대행이 이끌고 있는 천안시티 FC는 8월부터 지금까지 연승 분위기를 만들지 못하고 승리 이후 그 다음 게임에서 패하는 이상한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경남과의 홈 게임 4-0 승리 이후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의 홈 게임 1-2 패, 전남 드래곤즈와의 어웨이 게임 4-3 승리 이후 부산 아이파크와의 홈 게임 0-1 패, 김포 FC와의 어웨이 게임 3-1 승리 이후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홈 게임 3-4 패, 충북청주와의 어웨이 게임 1-0 승리 이후 이번 전남 드래곤즈와의 어웨이 게임에서 3골 차 역전패를 당한 것처럼 무려 네 번이나 '승리 후 다음 게임 패배'라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김현석 감독이 이끌고 있는 전남 드래곤즈가 5일 오후 2시 광양 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2025 K리그2 천안시티 FC와의 홈 게임에서 4-1로 시원한 역전승을 거두고 3위 자리로 뛰어올라 승격을 위한 플레이오프 경쟁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었다.
'발디비아' 완벽한 프리킥 결승골
어웨이 팀 천안시티 FC의 전반 게임 흐름은 훨씬 좋았다. 시작 후 20분 30초만에 간판 골잡이 이정협의 오른발 발끝 골이 절묘하게 들어간 것이다. 수비수 김성주의 역습 스루패스가 일품이기도 했다. 그리고 5분도 지나지 않아서 페널티킥까지 얻어냈으니 천안시티 FC는 지난 6월 중순 이후 시즌 두 번째 연승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일본 출신 날개 공격수 미사키가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27분) 추가골 기회에서 전남 드래곤즈 최봉진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에 머리를 감싸쥐어야 했다. 최봉진이 미사키의 오른발 페널티킥 방향을 읽고 왼쪽으로 날아올라 기막히게 쳐낸 것이다.
천안 시티 FC는 전반에만 2골 차 이상으로 달아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바람에 전남 드래곤즈의 후반 공세를 감당하지 못했다. 홈 팀 전남 드래곤즈의 동점골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오른쪽 코너킥 세트피스로 나왔다. 발디비아가 오른발로 올린 로빙 크로스를 키다리 골잡이 호난이 높게 솟구쳐 헤더슛(46분 28초)으로 꽂아 넣은 것이다.
그리고 64분 5초에 발디비아의 놀라운 직접 프리킥이 천안 시티 FC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호난이 기막힌 터닝 드리블 돌파로 천안 시티 FC 수비수 김원식의 반칙을 이끌어냈고 페널티 구역 반원 밖, 골 라인으로부터 약 22미터 지점에서 발디비아의 오른발 감아차기가 수비벽을 피해 기막히게 날아들어간 것이다. 지난 8월 10일 홈 게임에서 천안 시티 FC에게 3-4로 패하면서 빛바랜 해트트릭 기록을 남긴 발디비아는 그 아쉬운 기억을 지울 수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준 것이다.
역전을 허용한 천안 시티 FC는 82분에 퇴장 악재까지 겹쳤다. 윙백 이예찬이 옆줄 바로 앞에서 전남 드래곤즈 교체 멤버 정지용의 복부를 축구화 바닥으로 걷어차는 바람에 송민석 주심이 VAR 온 필드 리뷰 절차를 거쳐 전반 옐로 카드와는 상관없이 직접 퇴장 명령을 내린 것이다.
여기서 곧바로 전남 드래곤즈의 추가골이 이어졌다. 역습 기회에서 호난의 스루패스를 받은 정지용이 침착하게 오른발 인사이드 골(83분 8초)을 밀어넣은 것이다. 천안 시티 FC도 포기하기에는 이른 시간이라 85분에 교체 멤버 브루노가 결정적인 헤더 슛으로 만회골을 노렸지만 크로스바 불운을 겪고 말았다.
결국 후반 추가 시간 3분 16초에 전남 드래곤즈의 쐐기골이 이어지며 게임이 마무리됐다. 발디비아의 기막힌 역습 스루패스를 받은 교체 멤버 정강민이 오른발 슛을 정확하게 차 넣은 것이다. 이 게임에서 1골 2도움을 올린 발디비아(12골 9도움)는 K리그2 공격 포인트 순위에서 득점 선두 무고사(인천 유나이티드 FC, 18골 3도움), 도움 선두 에울레르(서울 E랜드 FC, 11골 10도움)와 나란히 21 공격 포인트 공동 선두를 유지하게 됐다.
한편 천안시티 FC는 이 게임에서 4골이나 내주는 바람에 최다 실점 1위(32게임 57실점, 게임 당 1.78)라는 불편한 꼬리표를 붙이게 됐다. 이 부문 2위는 충북청주 FC(52실점, 게임 당 1.62)이다.
이제 전남 드래곤즈(3위)는 8일(수) 오후 2시 경남 FC(11위)와의 어웨이 게임을 위해 창원 축구센터로 찾아가며, 천안시티 FC(12위)도 같은 날 같은 시각 부산 아이파크(5위)를 천안 종합운동장으로 불러들인다.
2025 K리그2 결과(10월 5일 오후 2시, 광양 축구전용경기장)
★ 전남 드래곤즈 4-1 천안시티 FC [골, 도움 기록 : 호난(46분 28초,도움-발디비아), 발디비아(64분 5초), 정지용(83분 8초,도움-호난), 정강민(90+3분 16초,도움-발디비아) / 이정협(20분 30초,도움-김성주)]
◇ 전남 드래곤즈 (5-3-2 감독 : 김현석)
FW : 호난, 르본(46분↔정지용)
MF : 박상준(27분↔윤민호), 알베르띠, 발디비아
DF : 김용환(87분↔정강민), 최정원(87분↔구현준), 김경재(76분↔최한솔), 유지하, 김예성
GK : 최봉진
◇ 천안시티 FC (3-4-3 감독대행 : 조성용)
FW : 미사키(46분↔미사키), 이정협(68분↔브루노), 구종욱(84분↔진의준)
MF : 김영선, 이종성(68분↔정석화), 이광진, 이예찬
DF : 김성주, 김원식(73분↔최진웅), 이상명
GK : 허자웅
- 퇴장 : 이예찬(82분, 난폭한 행위-다이렉트 퇴장)
◇ 2025 K리그2 현재 순위표
1 인천 유나이티드 FC 69점 21승 6무 5패 58득점 24실점 +34
2 수원 삼성 블루윙즈 59점 17승 8무 7패 61득점 43실점 +18
3 전남 드래곤즈 52점 14승 10무 8패 52득점 42실점 +10
4 부천 FC 1995 50점 14승 8무 10패 51득점 47실점 +4
5 부산 아이파크 50점 13승 11무 8패 41득점 35실점 +6
6 서울 E랜드 FC 48점 12승 12무 8패 47득점 41실점 +6
7 김포 FC 48점 12승 12무 8패 39득점 28실점 +11
8 성남 FC 48점 12승 12무 8패 35득점 27실점 +8
9 충남아산 FC 37점 8승 13무 11패 41득점 41실점
10 화성 FC 35점 8승 11무 13패 31득점 39실점 -6
11 경남 FC 33점 9승 6무 17패 29득점 50실점 -21
12 천안시티 FC 27점 7승 6무 19패 38득점 57실점 -19
13 충북청주 FC 27점 6승 9무 17패 29득점 52실점 -23
14 안산 그리너스 22점 4승 10무 18패 23득점 49실점 -26
◇ 2025 K리그2 현재 공격 포인트 상위 5 선수
1 발디비아(전남 드래곤즈) 21개 = 12골 + 9도움
1 무고사(인천 유나이티드 FC) 21개 = 18골 + 3도움
1 에울레르(서울 E랜드 FC) 21개 = 11골 + 10도움
4 제르소(인천 유나이티드 FC) 20개 = 10골 + 10도움
5 일류첸코(수원 삼성 블루윙즈) 18개 = 13골 + 5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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