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엽 기자
이영광
- 노동 강도가 어떤가요?
"우리가 생각하면 무거운 리어커를 끌고 가시는 게 힘들 거로 생각하는데, 막상 가서 보니까 그건 일의 비중에 따지면 절반도 안 되더라고요. 70~80%는 방송에도 나왔던 박스 접고 정리하는 거죠, 그게 허리를 계속 굽혀야 하거든요. 저도 잠깐 했는데 허리가 너무 아팠어요. 그래서 최준기 어르신이 말씀해 주셨지만 가정이나 상점에서 내놓을 때 깔끔하게 정리를 해서 내놓으면 어르신들의 노동이 굉장히 줄어드는 효과가 있긴 하죠.
이 부분은 방송에 담지 않았는데 아주 미세한 오르막도 폐지를 들고 올라가기 너무 힘들어요. 짐이 실려 있으니까 올라가는 것도 힘들고 내려가는 것도 힘들죠. 그래서 신점수씨나 일하시는 분들 보면 최적화된 경로로 다니시는 것 같아요. 신점수씨도 리어카 끌고 가다가 조금 오르막길이 있고 여기에서 폐지를 주어야 된다고 하면 리어카 세워 놓고 걸어서 오르막 올라가시고 다시 내려오시죠."
- 리어카는 원칙적으로 차도로 다녀야 한다고 나오던데 자전거 도로도 안 되나요? 차도면 위험할 거 같아요.
"말씀하신 자전거 도로까지는 저도 알아보진 않았어요, 일단 도로교통법상으로 리어카는 차랑 똑같이 취급을 받기 때문에 차도로 다녀야 해요. 자전거도 마찬가지잖아요. 내려서 끌면 인도로 갈 수 있지만 인도에서 자전거를 타면 사실 원칙적으로는 불법이죠. 특히 그런 주택가 골목에는 자전거 도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 주택가는 인도도 없죠.
"그렇죠. 근데 신점수 어르신처럼 이렇게 리어카에 폐지를 많이 싣고 이동을 하려면 인도는 좁아서 못 다니는 경우도 있어요. 차량 방지용 그 기둥 있잖아요. 그거 때문에 시각장애인분들이 다치기도 하는 거요. 똑같이 어르신들에게도 장애물이에요. 그거 불편하다고 말씀하시는 어르신들이 있더라고요. 그것 때문에 리어카가 지나가지 못한다고요. 그것도 어떻게 보면 딜레마일 수 있죠."
- 2년 전에 새로운 리어카를 개발했는데 개발 과정이 흥미로워요.
"제가 방송에 다 소개하진 못했는데 서경원 대표가 말씀해 주신 게 생각보다 그런 식으로 편하고 경미한 리어카를 만들어서 제공하는 프로젝트들이 그동안 되게 많았다고 하더라고요. 아쉬운 건 다 일회성 행사로 끝나는 거죠. 그래서 녹색 병원과 '오늘의 행동'의 목표는 이벤트성으로 하지 말고 최대한 어르신들 입장에서 움직임 같은 걸 분석해서 거기에 맞는 도구 만들자고 했어요. 그걸 인간공학이라고 해요.
방송에 출연해 준 허승무 팀장님이 공학 박사면서 녹색병원 부설 노동환경건강연구소의 인간공학 팀장이시거든요. 그래서 어르신들의 신장이나 힘을 고려하고 반영해서 리어카를 개발하고 그 개발한 것에서 끝나지 않고 그 설계도 같은 걸 원하시는 분들에 제공해서 그걸 그대로 만들 수도 있고 또 새로운 개선 아이디어를 적용해서 더 나은 리어커 만들 수 있도록 하자고 했죠. 이 지점이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했어요."
- 설명해 준 게 어르신을 위한 가벼운 맞춤형 '이어카'인데요, 계속 진화하는 것 같아요.
"대전의 그 회사 용접 업체도 만나서 다행이죠. 보통 저희가 방송 만들 때 그런 일이 있었다는 걸 사후에 전하는 경우들이 많잖아요. 이번 대전에서 만난 업체 같은 경우에는 실제 진행된 과정을 저도 같이 본 거거든요. '이어카'라는 이름처럼 또 새로운 인연이 이어진 거죠.,"
- 이어달리기 같아요.
"맞아요. 이어달리기 사람이 이어지고 세상이 이어지는 거죠. 그래서 프로그램 제목도 그렇게 한 거예요."
- 새로 개발된 '이어카' 쓰시는 분들이 뭐라고 하나요?
"사실 저의 가장 큰 딜레마이기도 하고 '이어카' 개발하시는 분들의 가장 큰 딜레마이기도 한데 이분들의 건강이나 안전을 고려하면 양을 적게 실어야 되죠, 근데 그러면 수입이 너무 적어요. 그래서 손잡이 잘 만들었다고 칭찬해 주신 최준기 어르신도 제가 일종의 악마의 편집을 한 건데 어르신이 손잡이는 잘 만들었는데 양이 너무 적다고 하셨어요. 결국 그 이어카로 많이 모아서 예전 리어카에 많이 실어서 고물상에 가져가시죠, 예전 리어카 쓰시는 게 그런 이유기도 하죠."
- 폐지 수거하시는 분들은 단순히 돈 벌려는 목적보다 노동의 즐거움을 아시는 것 같아요.
"그 부분이 저한테도 가장 인상적이었죠. 보건복지부는 복지 담당 부처잖아요. 어르신들 잘 보살펴 드리고 '힘든 일 하지 마세요. 다른 일자리 소개해 드릴게요'라는 게 복지부의 업무죠. 근데 보건복지부 브리핑에서 나왔던 것처럼 막상 설문조사 해보면 계속 일 한다는 분들이 되게 많았다는 게 저는 되게 흥미로웠고 그게 제 취재 포인트 중의 하나였어요. 이분들이 이렇게 일을 원하시니까 '일하지 마세요'라고 하는 것보다는 조금 더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을 하실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하겠다고 생각하게 됐고요,"
- 취재하며 느낀 점이 있다면요.
"저는 직장인이기도 하고 대부분의 사람이 생계를 위해서 '아 오늘 회사 가기 싫은데 놀고 싶은데'라고 하면서 억지로 일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분들은 전혀 반대죠, 자녀분들이 '엄마 아빠 우리 용돈 줄 테니까 제발 폐지하지 마'라면 안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난 싫어 나 일할래' 일이라고 하는 분도 있죠. 노동의 가치라고 하는 게 인간다움을 만들어 주는 걸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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