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프레드 만스 어스 밴드 음반 <솔라 파이어> 커버만프레드 만스 어스 밴드 음반 <솔라 파이어> 전면 커버
최우규
국내에서 1980년대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됐다. 내게는 만프레드 만스 어스 밴드는 <솔라 파이어(Solar Fire)> 앨범으로 각인돼 있다. 처음 듣고 매료된 음반이다. 1973년 발매한 네 번째 스튜디오 앨범으로, 빌보드 200 차트에 15주 동안 머물렀다.
첫 곡은 밥 딜런의 '파더 오브 데이, 파더 오브 나이트(Father of Day, Father of Night)'. 가장 널리 알려진 곡이다. 딜런 노래는 짧고, 소박하다. 만프레드 곡은 성가 같은 코러스로 시작해 키보드와 기타의 폭풍 같은 합주로 문을 연다. 기타리스트 믹 로저스의 칼칼하고 공격적인 보컬이 곡을 주도한다.
두 번째 곡 '인 더 비기닝, 다크네스(In the Beginning, Darkness)'는 스윙과 펑키함이 담겨 있다. 묵직한 팝인데, 중반부 키보드의 속주와 여성 백 보컬 그룹 그로브 싱어스(Grove Singers)의 짙은 솔 향기가 두드러진다. 세 번째 곡 '플루토 더 도그(Pluto the Dog)'는 디즈니 캐릭터를 다룬 곡. 멜로디는 어두우면서 익살스럽지만, 박자는 분주하다.
음반의 백미는 B면에 있다. 첫 곡이 '솔라 파이어'. 키보드의 화려한 연주로 시작해, 둔중한 베이스 기타와 기타가 끼어든다. 가성으로 소리를 터뜨리듯 노래하는 여성 백 보컬이 큰 역할을 한다. 5분 15초 동안 다채로운 음의 향연이 펼쳐진다. 밴드를 대표할 만한 프로그레시브 록이다.
두 번째 곡은 '새턴, 로드 오브 더 링 / 머큐리, 더 윙드 메신저(Saturn, Lord Of The Ring / Mercury, The Winged Messenger)'다. 뜻밖의 블루스 록이다. 마지막 두 곡은 연작이다. '어스 : 더 서클 파트 1, 2(Earth: The Circle Part One, Two)'. 드뷔시의 '짐보스 럴러바이(Jimbo's Lullaby)'를 갖다 썼다.
▲만프레드 만스 어스 밴드 음반 <솔라 파이어> 뒤쪽 커버만프레드 만스 어스 밴드 음반 <솔라 파이어> 뒤쪽 커버
최우규
만프레드 만스 어스 밴드는 이후에도 14장의 음반을 냈다. 생태 운동과 반 아파르트헤이트 활동을 펼쳤다. 지적인 밴드지만, 말로 그치지 않고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 셈이다.
2025년 현재까지도 투어를 하고 있다. 창립 멤버인 만프레드 만과 믹 로저스는 압도적 압력으로 흐르는 세월의 강 속에서도 제 자리를 고수하는 바위처럼 밴드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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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지 기자로 23년 일했다.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홍보기획, 연설기획비서관을 했다. 음반과 책을 모으다가 시간, 돈, 공간 등 역부족을 깨닫는 중이다. 2023년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말과 글을 다룬 책 <대통령의 마음>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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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프레드 만의 우주 교향시 '솔라 파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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