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늑대의 시간'의 한 장면
채널A
2주 후, 드디어 강형욱이 현장이 출동했다. 엄마는 소파에 앉아 TV를 시청 중이었고, 아기와 엄마 사이에 리트리버가 자리하고 있었다. 언뜻 평화로운 듯 보였지만, 전문가의 눈에는 그렇지 않았다. 강형욱은 개는 경쟁 관계라고 느끼면 끼어든다며 우려했다. 아니나 다를까, 리트리버는 호시탐탐 노리다 아기를 깔고 앉았다. 강형욱은 "아이를 개처럼 키우"는 것 같다며 헛웃음을 지었다.
셰퍼드 파양을 고민해 보라는 강형욱의 제안은 어떻게 됐을까. 엄마 보호자는 아직 고민 중이라 밝혔지만, 전원주택으로 이사하기 위해 남편을 설득 중이라 말하는 걸로 미뤄봐서 보낼 생각이 없는 듯보였다. 강형욱은 뭔가 결심한 듯 합사를 시도했다. 문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두 개는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늑대 3호는 셰퍼드가 머문 곳에 대변을 보고 냄새를 묻히며 영역을 주장했다.
강형욱은 셰퍼드를 1층으로 데려오게 했다. 늑대 3호뿐 아니라 리트리버도 극도로 흥분했다. 강형욱은 대형견 세 마리가 돌아다니고 그 사이에 아기가 있다고 상상해 보라고 제안했다. 셰퍼드는 소파 위로 뛰어 올라가 이불을 뜯기 시작했다. 날카로운 이빨에 천이 순식간에 찢어졌다. 엄마 보호자는 위험할 것 같다고 대답했다. 눈앞의 버거운 현실에 착잡해진 듯했다.
"보호자의 안전 의식이 '저 정도면 괜찮겠지'가 아니라 촛불을 켜놓은 것같이, 끓는 물을 올려놓은 것 같은 예민함이 필요해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했던가. 강형욱은 셰퍼드를 실내에서 키우는 것에 대한 감이 없는 엄마 보호자에게 현실을 직시하게 해줬다. 게다가 셰퍼드를 유독 싫어하는 늑대 3호와 유혈 사태의 주범인 리트리버까지 있는 집 안은 난장판이 될 게 불보듯 뻔했다. 이제 단념할 때도 되지 않았을까. 그런데 위험성에 대해 인식했음에도 엄마 보호자는 셰퍼드를 포기하지 못했다.
결국 강형욱은 ①이사하기 전까지 셰퍼드를 위탁소에 보낼 것 ②울타리 설치해 거실 일부 공간만 허용할 것 ③잠은 켄넬에서 자게 할 것 등 최종 솔루션을 제시했다. 훈련사의 역할은 무엇일까. 소비자의 니즈를 해결해주는 것일까, 신념에 따라 옳은 일을 하는 것일까. 어떤 보호자가 좋은 보호자일까. '개와 늑대의 시간'을 보며 질문이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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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길을 가라. 사람들이 떠들도록 내버려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