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의 게임포스터
HBO
답습하고 안주하는 대신, 도전하고 지켜낸다
<왕좌의 게임> 시즌7은 시리즈 가운데 처음으로 원작을 앞질러 간 시즌이기도 하다. 본래 원작을 토대로 차근히 드라마를 만들어 갈 계획이었으나 무려 7년이 지나도록 조지 R. R. 마틴의 집필에 진척이 없었던 때문이다. 매년 한 시즌씩 만들다 시즌7은 좀 더 시간을 두었으나 작품이 나아가지 않는단 현실적 이유로, 드라마는 독자적 이야기를 구축하기로 했다. 작품과 함께 커나간 아역 배우들이 어느덧 성년에 다가서고, 젊었던 이들조차 세월의 풍파를 그대로 맞은 흔적이 역력했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매 시즌 10회차로 완성했던 시리즈를 시즌7은 7회차로, 시즌8은 6회차로 마감한 것도 이러한 영향이다.
원작을 앞질러나간 후반부 시즌이 구성상 조악하다는 비평에도 설득력은 없지 않다. 용두사미란 평가를 받는 <왕좌의 게임>의 몰락의 시작점이 시즌7이라 보는 시각도 틀렸다 할 수 없다. 수많은 캐릭터 사이를 오가며 칠왕국과 웨스테로스 대륙 전체의 이야기를 조망했던 시리즈가 그 본격적인 이야기를 전개하는 과정이 다소 성급하게 그려졌단 평가도 나온다. 칠왕국을 둘러싼 인간들의 이야기와 저기 북방의 장벽 너머 죽은 자들의 이야기가 현실과 판타지라는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 두 장으로 나뉘어 있다가 어색하게 조응한다는 분석 또한 마땅하다 여긴다.
그럼에도 <왕좌의 게임> 시리즈는 드라마, 나아가 영상 콘텐츠 역사에 시사하는 바가 남다르다. 제작비가 많이 든다는 이유로 좀처럼 만들어지지 않던 대서사가 여전히 확고한 수요를 지니고 있음을 알게 했다. 대서사를 만들 때 수많은 캐릭터를 어떻게 설정하고 활용하며 부각할지와 관련한 모범적 해답도 내놓았다. 장애인과 여성, 소수자를 활용하고 묘사하는 방식 또한 이전의 성공한 드라마들에 비추어 한 발 앞서갔다 보아도 좋겠다.
<왕좌의 게임> 시리즈는 HBO, 나아가 미국의 드라마 산업이 세계적 수준을 어떻게 지키고 있는지를 확인케 한다. 기존 성공방정식을 답습하고 안주하는 대신 끊임없이 도전하며 영감 있는 이야기를 제작한다는 본질을 잊지 않는 것, 그것이 이 드라마를 전설적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게 한 비결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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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영화평론가.서평가.기자.3급항해사 /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 인스타 @blly_kim / GV, 강의, 기고청탁은 goldstarsk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