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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가 필요했던 열세 살 소녀, '보호자'가 되기로 결심하다

[영화 리뷰] <수연의 선율>

25.09.01 15:06최종업데이트25.09.0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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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 소녀 수연은 태어났을 때부터 부모 없이 할머니 손에 컸다. 이젠 할머니도 돌아가시고 혼자가 되었다. 보육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살려면 보호자가 필요하다. 함께 살자고, 엄마한테 잘 말해 보겠다고 약속한 친구가 갑자기 배신한다. 수연은 평소 할머니와 다니던 교회 목사 부부에게 희망을 걸어본다. 그런가 하면 할머니의 친구 분께도 부탁드려 본다.

수연의 바람, 희망,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다. 동정의 시선과 도움의 손길을 보낼지언정 실질적으로 보살피며 함께 살아가는 보호자가 되진 않으려 한다. 수연은 교회 복도 게시판에서 어느 입양 가족의 브이로그 광고를 접한다. 한 부부가 일곱 살 아이를 입양했는데 한 명 더 입양할 계획이란다.

유리와 태호 부부, 그들이 입양한 선율이라는 소녀. 선율은 언어장애를 갖고 있다고 했다. 수연은 먼저 선율에게 접근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선율은 말을 잘하는 건 물론이고 굉장히 똑똑한 아이였다. 자신을 입양한 부부에게 애처롭게 보이려는, 그래서 그들이 자신을 버리지 못하게 전략적으로 접근한 것이었다.

수연은 자못 충격을 받았으나 빠른 시일 안에 보호자가 필요했기에 부부의 환심을 사고자 최선을 다한다. 결국 그들의 눈에 띈 후 그들의 생활 속으로 파고드는 데 성공한다. 수연은 과연 뜻한 바를 이룰 수 있을까. 선율은 언제까지 이중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까.

스스로 살 길을 찾고 만드는 아이들

 영화 <수연의 선율>의 한 장면.
영화 <수연의 선율>의 한 장면.사이더스

스스로 보호자를 찾아 그(들)의 마음에 들고자 눈치를 살피고 마치 면접을 보듯 옷차림새에 신경 쓰고 표정을 가다듬은 후 말을 예쁘게 하려고 노력하는 수연의 모습은 영악하기 이전에 안쓰럽다.

그런데 선율을 보면 안쓰러움의 강도가 훨씬 더 크다. 똑똑하기 이를 데 없는 아이는 보호자를 찾아 그들의 마음에 들고자 보호받아야 할 존재로 스스로를 둔갑시킨다. 영화 <수연의 선율>이 주는 불편한 충격의 파고가 꽤 강력하다.

아이들은 스스로 살 길을 찾고 만들어 간다.

타인을 돌보며 어른이 되어 가는 아이들

 영화 <수연의 선율>의 한 장면.
영화 <수연의 선율>의 한 장면.사이더스

영화의 후반부는 또 다른 충격을 안긴다. 수연을 받아들인 부부, 그렇게 수연은 뜻한 바를 이뤄 단란한 가족의 일원이 된다. 그런데 그날 일이 일어난다. 부부가 수연 그리고 선율도 내팽개친 채 야반도주를 한 게 아닌가. 브이로그 속 완벽해 보이는 가족의 모습은 전부 가짜였던 것.

수연은 충격을 받을 새도 없이 자신보다 여섯 살이나 어린 선율을 생각해야 했다. 혼자서 가 버릴 수 있지만, 그러지 않는다. 수연은 자신도 미성년자가 보호자가 될 순 없지만, 선율을 챙기고 보살피고 돌본다. 보호자를 찾으려던 열세 살 수연은 그렇게 어른이 되어 간다.

그런가 하면 선율도 수연을 돌본다. 수연이 악몽을 꾸며 괴로워할 때 선율이 밤새 곁에서 보살펴 주는 것이다. 일곱 살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이지만, 충분하다. 보호자를 찾으려던 선율 역시 그렇게 어른이 되어 간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singenv.tistory.com과 contents.premium.naver.com/singenv/themovie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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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책에 관련된 어떤 거라도 환영해요^^ 영화는 더 환영하구요. singenv@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