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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마' 진선규 "저질스러운 빌런 기세로 밀어붙였죠"

[인터뷰]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진선규 배우

25.08.31 14:57최종업데이트25.08.3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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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애마>는 1980년대 충무로를 배경으로 한 영화 <애마부인>의 탄생 과정을 다뤘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가려진 어두운 현실에 용감하게 덤비는 톱스타 '희란(이하늬)'과 신인 배우 '주애(방효린)'의 우정과 연대를 그린 6부작 시리즈다. 영화 <독전> <유령> <천하장사 마돈나> 등 끊임없이 새로운 이야기와 캐릭터, 스타일로 대중을 사로잡아온 이해영 감독의 첫 시리즈 연출작으로 남다른 시선을 엿볼 수 있다.

<애마>의 메인 빌런이자 신성 영화사의 대표 구중호를 맡은 진선규와 29일 삼청동의 카페에서 만나 작품과 연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가면이 준 기세, 섹시 빌런 탄생

 진선규 배우
진선규 배우넷플릭스

본인 성격과 정반대의 캐릭터를 연기할 때 희열을 느낀다는 그는 긴 시간 치열하게 임했던 촬영 순간을 떠올리며 시종일관 즐거워했다. 작품을 미리 본 동료 배우들에게 '미워 죽겠다', '진절머리 난다'라는 코멘트를 듣고 배우로서 최고의 칭찬이라 기분 좋다며 뿌듯해했다. 자신을 '손타는 배우'라고 소개하며 "주변에서 잘한다고 부추기면 준비한 이상의 것이 나온다"고 말했다.

구중호는 1980년대 성애 영화 전성기를 대표하는 인물이자 상징화된 사회악 자체다. 권력 앞에서는 비굴하고 약자 앞에서는 한없는 야비함을 살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며, 이해영 감독의 뜻밖의 요구에 적잖이 당황한 듯싶었다.

이해영 감독은 '나쁘고 더럽지만 섹시하고 멋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고, 이에 진선규는 1시간 반 넘는 분장을 받고 얼굴에서 반질반질 빛이 날 정도로 외형에 집중했다. 마치 영화 <그리스>의 존 트라볼타가 등장한 것 같은 느낌을 구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전장에 나간 장수의 갑옷 같은 외모가 완성되고 나니, 놀이터의 어린아이처럼 신나게 연기만 하면 되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저와 반대되는 역할을 맡을 때 희열을 느낀다. 평범한 저는 사라지고 새로워 보이는 가면을 쓰는 게 연기의 재미 중 하나다. <공조>의 콧수염과 가발이나, <승리호>의 타이거 박, <범죄도시> 위성락도 그랬다. 내가 아닌 인물을 연기할 때 흥미롭다"고 고백했다.

이어 "텍스트 속의 구중호는 전형적인 강약약강 인물이지만 경상도 사투리를 쓰면 어떨지 생각했다. 시대성을 더하고 돈에 눈먼 욕망이 드러날 것 같아 제안했다. 지방에서 야망을 품고 상경한 그 당시 있을 법한 군 정치계 인물의 성향을 참고했다"며 운을 떼었다.

 시리즈 <애마> 스틸컷
시리즈 <애마> 스틸컷넷플릭스

하지만 구중호는 마냥 악인 같지 않은 묘한 매력을 풍긴다. 그는 "그 시대에 이런 사람이 없었더라면 그걸 뚫고 나온 사람, 역사가 될 만한 무엇도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중요한 건 구중호는 영화를 사랑하고, 제작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거다. 시대 정책이었던 3S가 돈 벌 아이템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자,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 있는 사람이지만, 어떤 분야에 특화되어 있냐는 게 문제다"라며 해석했다.

아무리 악역이라도 인물을 체화해 표현해야 할 배우는 전적으로 사랑해야 하는 숙명을 타고났다. 진선규는 시궁창 같은 냄새와 쓰레기 같은 삶을 사는 인물일지라도 이해하고자 노력했다.

그는 "미나(이소이)가 시신으로 발견되었을 때 마음이 살짝 드러나는 장면이 있다. 찰나의 표정에서 죽음을 애도하는 중호를 발견하게 된다. 악인으로만 보이지 않았으면 하는 감독님의 바람도 컸기 때문에 비열하게 말하다가도 살짝 웃으면서 인물이 중화되는 부분을 만들었다"고 인물의 양면성을 부연했다.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하던 중 자연스럽게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을 꼽으며 "희란과 마지막으로 계약 이야기를 나눌 때가 생각난다. 현장 스태프와 이하늬, 감독님까지 컷 소리가 끝나기 무섭게 기립박수가 나왔다"며 처음 느껴보는 짜릿함을 맛보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철저히 준비한 연기 보다, 현장에서 만들어진 상대와의 호흡에서 동물적인 감각이 터지는 스타일이라고 덧붙였다.

<극한직업> 이후 호흡을 맞춘 이하늬와 또 만난다면 "'혐관' 케미나 티키타카는 가능하지 않겠냐"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 같은 스파이 부부 케미가 돋보인 영화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설정을 예로 들기도 했다.

최선을 다한 <애마>의 시즌2 혹은 구중호의 결말도 상상했다. "정말 영화를 좋아했다면 차근차근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애마부인>도 시리즈로 만들어졌고 구중호가 완전히 죽는 장면은 없으니 시즌2도 가능하지 않나. (웃음) 재등장한다면 영화를 좋아하는 초심으로 돌아가서 조금만 바뀐 척하는 구중호로 돌아오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유명세보다 연기의 본질 탐구

 진선규 배우
진선규 배우넷플릭스

진선규는 하루아침에 떠오른 배우가 아니다. 배달공연 서비스 극단 '간다'의 원년 멤버로서 20년 넘게 우정을 유지하는 동료들의 성공과 변함없는 신념을 곱씹었다. '간다'는 2004년 민준호 연출이 만든 극단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으로 꾸려졌다. 주축 멤버로는 진선규, 이희준, 김민재, 김지현 등이다. 배우이자 아내인 김보경도 같은 단원 출신으로 오랜 내공의 소유자다. 무대에 뿌리를 둔 배우들이 매체에서도 신 스틸러로 활약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트리거>의 '이석'이나 방영 중인 <폭군의 셰프>의 '오의식'의 열정과 내공을 예로 들며 "여전히 워크샵을 통해 함께 고민하고 의기투합한다. '연기를 왜 시작하게 되었는지', '좋아하게 되었는지' 잊지 말자는 말을 되새기며 좋은 배우가 되길 노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얼굴을 알리는 것보다 연기의 본질을 잊지 않겠다는 책임감과 인물 탐구의 호기심을 여전히 보여주고 싶다고 말을 이었다.

마지막으로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즈>의 예수 목소리에 도전한 독실한 크리스천의 믿음도 드러냈다. 구중호는 한껏 꾸민 모습으로 가면 쓴 모습이었지만, 예수는 본래 목소리로 말했다며 차이점을 들었다.

그는 "영광이었다. 성경 속 인물 전사를 토대로 애니메이션 특성에 맞게 다가갔다. 신앙인으로서 그분 목소리를 낸다는 행위 자체가 고민이었지만 저의 목소리 그대로 내뱉기로 결정했다. 다만 아이들과 아내가 영화를 보고 평상시 저의 목소리를 알아봐서 난감했던 기억이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진선규는 <애마>를 공개한 후 연극부터 드라마, 영화, 시리즈 가리지 않고 여전히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다른 인물이 될 다양한 가면이 무궁무진한 만큼 또다시 얼굴을 갈아 끼울 준비를 마친 상태다. 시리즈 <자백의 대가> < UDT: 우리동네 특공대 >, 영화 <남편들>로 또다시 만나게 된다. 어떤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설지 진선규의 활약이 기대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필더무비에도 실립니다.
진선규 애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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