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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일 만에 터진 부활포... 황희찬, 조부에게 바친 시즌 1호골

[2025-2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울버햄튼 2-3 에버턴

25.08.31 10:42최종업데이트25.08.3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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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8월 30일 울버햄튼 원더러스와 에버튼의 경기에서 황희찬이 첫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5년 8월 30일 울버햄튼 원더러스와 에버튼의 경기에서 황희찬이 첫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243일 만에 터진 득점이었다. 황희찬이 오랜 침묵을 깨고, 시원한 부활포를 쏘아올렸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울버햄튼은 30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턴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홈 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이로써 울버햄튼은 리그 개막 후 3경기에서 모두 패하며 19위에 위치했다. 에버턴은 2승 1패를 기록하며 5위로 뛰어올랐다.

'원샷 원킬' 황희찬, 첫 선발 출전 경기에서 1호골

울버햄턴은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황희찬이 최전방에 포진한 가운데 좌우에 존 아리아스, 마셜 무네트시가 자리했다. 중원은 우구 부에누-안드레-주앙 고메스-잭슨 차추아, 수비는 토티 고메스-에마뉘엘 아그바두-산티아고 부에노, 골문은 주제 사가 지켰다.

에버턴은 4-2-3-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원톱은 베투가 섰고, 2선에는 잭 그릴리시-키어런 듀스버리 홀-은디아예가 포진했다. 미드필드는 이드리사 게예-제임스 가너, 수비는 비탈리 미콜렌코-마이클 킨-제임스 타코우스키-제이크 오브라이언, 골문은 조던 픽포드가 지켰다.

5골이 터진 시원한 난타전이었다. 선제골은 에버턴이 먼저 기록했다. 전반 7분 미콜렌코가 문전으로 패스했고, 그릴리시가 헤더로 연결한 공을 베투가 머리로 밀어 넣었다.

울버햄튼의 해결사는 황희찬이었다. 전반 21분 역습 상황에서 첫 번째 찾아온 슈팅 기회를 완벽하게 살렸다. 무네트시가 오른쪽을 돌파한 뒤 박스 안으로 낮게 크로스했다. 황희찬은 엄청난 속도로 수비 사이로 침투를 감행했고,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마무리지었다. 동점골 이후 하늘로 떠난 조부를 향해 두 손을 위로 치켜들며 추모 세리머니를 했다.

에버턴은 전반 33분 다시 한 골을 달아났다. 전방압박으로 공을 빼앗은 뒤 그릴리시가 스루패스를 넣어줬고, 컷백 패스를 받은 베투가 공을 흘리자 은디아예가 놓치지 않고 마무리했다. 전반은 에버턴의 2-1 리드로 종료됐다.

울버햄튼은 지속적으로 수비 불안을 노출했고, 후반 10분 다시 한 골을 내줬다. 그릴리시의 스루 패스를 받은 듀스버리 홀이 어려운 상황에서 왼쪽 골문 상당르 향해 정확한 슈팅을 성공시켰다.

울버햄튼은 후반 18분 아리아스, 차추아, 안드레 대신 호드리구 고메스, 장리크네르 벨가르드, 페르 로페스를 한꺼번에 투입하며 반전을 모색했다.

그럼에도 경기 흐름이 좀처럼 바뀌지 않았다. 후반 30분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은 첫 골을 넣은 황희찬을 빼고, 장신 공격수 사샤 칼라이지치를 투입했다. 부에누의 자리에는 다비드 묄레르 올페로 대신했다. 곧바로 에버턴은 베투, 게예 대신 티에르노 베리, 팀 이로부남을 들여보냈다.

울버햄튼의 교체 카드는 적중했다. 후반 34분 올페가 왼쪽에서 땅볼 크로스를 시도했고, 호드리구 고메스가 득점으로 연결했다. 교체로 들어온 2명이 만회골을 합작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울버햄튼은 파상공세를 퍼붓고도 끝내 동점을 만들지 못했다. 에버튼은 은디아예 대신 수비수 셰이머스 콜먼을 투입하며 수비 강화에 힘썼고, 결국 1골차의 리드를 지켜내며 승리를 거뒀다.

주전 경쟁 청신호 밝힌 황희찬

황희찬은 2021년부터 울버햄튼에서만 5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2023-24시즌 손흥민에 이어 한국 선수 역대 두 번째로 프리미어리그 두 자릿수 득점(12골)에 성공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리그 21경기 2골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다.

올 시즌 전망도 밝지 않았다. 지난 시즌 중도 부임한 페레이라 감독의 플랜에서 황희찬은 없었기 때문이다. 외르겐 스트란드 라르센은 지난 시즌 14골을 터뜨리며 주전 원톱 자리를 꿰찼고, 2선 좌우 윙포워드에도 로페스, 아리아스, 무네트시, 벨가르드 등이 포진하고 있었다.

이에 올 여름 황희찬의 이적설이 제기됐지만 울버햄튼에 잔류가 확정됐다. 다시 한 번 주전 경쟁에 놓인 것이다.

황희찬은 시즌 개막 이후 리그 1라운드 맨시티전 8분, 2라운드 본머스전 12분 출전에 그쳤다. 후반 늦은 시간에 교체 투입돼 단 한 개의 슈팅도 시도하지 못했다.

지난 27일 열린 웨스트햄과의 리그컵에서는 로테이션 시스템 덕분에 황희찬이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는데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반해 경쟁자 라르센은 후반 중반 교체 투입돼 후반 37분과 39분 멀티골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 리그 3라운드 에버턴전에서는 뜻하지 않게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경기를 앞두고 라르센이 뉴캐슬 이적을 요구하면서 경기 명단에서 제외됐다.

황희찬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올 시즌 리그 첫 번째 선발 경기에서 득점을 터뜨렸다. 앞선 2경기 연속 무득점에 머문 울버햄튼의 시즌 첫 골을 안긴 주인공이 됐다. 또, 황희찬은 지난해 12월 30일 토트넘전 이후 무려 243일 만에 공식 경기에서 골맛을 봤다.

황희찬은 지난 25일 조부상을 당했다. 국내로 귀국해 장례식에 참석하려 했지만 가족들의 만류로 잔류해 남은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황희찬은 손목에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성함을 한자로 새길만큼 조부모님과 매우 각별하다. 황희찬은 득점 이후 두 손을 하늘로 치켜들며 조금이나마 무거운 마음의 짐을 덜어냈다.

2025-2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몰리뉴 스타디움, 영국 울버햄턴 - 2025년 8월 30일)
울버햄턴 2 - 황희찬 21' 호드리구 고메스 79'
에버턴 3 - 베투 7' 은디아예 33' 듀스버리 홀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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