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의 게임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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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하는 왕국, 그 파란만장한 이야기
시즌6는 로버트 바라테온이 사냥터에서 입은 상처로 숨진 뒤 일어난 이야기를 그린다. 대부분의 봉건국가가 그러하듯, 왕위는 적장자 상속이 기본이지만 로버트 바라테온의 아들인 조프리 바라테온이 그의 친자가 아니란 사실이 알려지며 왕실에 대한 저항이 일어난 게 그 시작이다. 이후 죽고 죽이는 싸움이 그치지 않으며 칠왕국은 분열과 몰락의 위험을 마주한다.
일련의 싸움 가운데 가장 비극적인 일을 겪은 건 역시 스타크 가문이겠다. 국무총리격인 왕의 수관으로 임명된 가주 네드 스타크가 왕비 세르세이 라니스터의 부정을 알게 되어 적통이 되는 왕을 세우려다 도리어 처형된 게 그 시작이다. 곧장 장자인 롭 스타크가 일으킨 반란이 끝내 좌절되고, 그 형제들이 겪는 수난이 참담하기 그지없다.
드라마는 이들 각각을 주인공 삼아 그 여정을 돌아가며 살핀다. 서자인 존 스노우는 북방 장벽을 지키는 밤의 경비대 대장까지 올랐다가 반란으로 죽을 뻔하고, 장녀 산사 스타크는 수도에 볼모로 잡혀 목숨을 위협받다가 원치 않는 이에게 시집을 갔다 겨우 탈출하지만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신세가 된다. 둘째 딸 아리아 스타크도 가족들의 생사를 알지 못한 채 목숨 건 여정을 지속하고, 삼남 브렌 스타크는 하반신 마비 장애인이며 사남 릭콘 스타크는 끝내 목숨조차 건사하지 못한다. 가문의 영지인 윈터펠은 배신으로 함락되고, 충복들은 저항하다 죽음을 맞은 상황. 시즌6는 뿔뿔이 흩어진 이들 스타크 가문 구성원들의 고난, 그리고 성장에 초점을 맞춘다.
이 중에서 눈길을 끄는 인물 중 하나가 산사다. 태생이 남들에 보이기 좋은 걸 좋아하고 허영 많던 산사는, 북방의 거센 기질 만연한 스타크 가문에선 보기 드문 천상여자다. 그랬던 그녀가 잘 생긴 왕자의 아내가 될 수 있다는 꿈에 부풀어 찾은 수도에서 맞이한 현실은 참혹, 그 자체였다. 아버지가 처형되고 자신은 아버지를 죽인 국왕 조프리의 눈에 들어 고양이 앞의 쥐 신세가 되고만 것이다. 어찌어찌하여 간신히 도성을 탈출한 뒤에도, 저를 도운 리틀핑거에게 잡혀 마음을 놓을 수 없다. 그의 압력으로 볼턴가의 서자 램지와 다시 떠밀리다시피 결혼하는데, 그는 조프리보다 더한 변태며 분노조절장애자인 것이다.
▲왕좌의 게임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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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 적통과 서자, 그 구분이 낳은 것
램지 볼턴의 학정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는 존 스노우가 그렇듯, 볼턴가 가주 루스의 사생아인 탓으로 본래 램지 스노우였으나 왕의 허락을 구해 적장자가 없는 볼턴가의 장자가 되었다. 타고나길 성향이 괴팍한 그는 광포한 사냥개들을 늘 굶주리게 키우고 마음에 들지 않는 이를 짐승처럼 사냥하고는 한다. 드라마가 그가 아내인 산사와 포로로 잡은 스타크 가문에서 길러진 테온 그레이조이를 학대하는 장면을 수차례 묘사할 정도다.
그의 성향이 오로지 그 하나만의 것은 아니다. 기실 볼턴가의 내림이라 할 만한 것이, 가문을 상징하는 문장부터가 사람의 가죽을 벗겨 거꾸로 박아둔 모양인 것이다. 이 가문은 실제로 전쟁에서 죽거나 사로잡은 포로들의 가죽을 벗겨 처형해 공포심을 주는 것을 상징처럼 여기는데, 실제 중세시대 유럽에서 자주 사용됐던 처형과 고문법이기도 하다. 원작을 쓴 조지 R. R. 마틴이 중세 유럽사 애호가이기도 한 탓으로 이 같은 설정을 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즌6는 북부의 패권을 찾으려는 스타크 가문의 존 스노우와 산사가 램지 볼턴에 대항해 군을 일으켜 소위 서자들의 전쟁을 벌이는 걸 그 클라이맥스로 삼는다. 이 전쟁까지 램지는 학정과 공포정치를 이어가고, 약하고 없이 사는 이들은 늘 그 발 아래 짓밟힌다. 원치 않았어도 서자로 태어난 탓으로 권력과 애정에 굶주려야 했던 이들의 상황이 짙게 드러나고, 이들에게 가문의 성조차 주지 않았던 당대의 습속 또한 고스란히 확인된다.
실제 역사에서도 적실 부부가 아닌 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에게 성을 주지 않는 풍습이 국경과 문화를 건너 널리 확인되는 바, 계급을 나누고 적통과 적통 아닌 것을 구분하는 특징을 가진 봉건주의 체계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왕좌의 게임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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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들의 패권 쟁탈, 그저 '게임'이라 한 이유
시즌6는 이밖에도 봉건주의의 특징을 그대로 내보인다. 적통과 적통 아닌 것을 오로지 혈연으로 구분 지어 능력이 없거나 자격이 없는 이들이 다른 이를 지배하는 영향력 있는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방치하는 체제의 문제가 적나라하게 확인된다. 이로부터 힘 없고 가진 것 없는 이들이 고통받고 심지어 죽음을 당하는 상황이 거듭된다. 오늘날 인간이 마땅히 가져야 할 것이라 여기는 많은 것을 드라마 속 인간들은 감히 넘보지도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건주의엔 의미가 없지 않다. 태초의 무질서로부터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스스로의 기본권을 어느 때보다 넓게 확장한 오늘에 이르기까지 필연적으로 거쳐야 했던 체제란 점에서 그러하다. 늘 그러하듯 인간은 실패로부터 배운다. 봉건주의의 실패는 인간을 가볍게, 또 수단으로 대했다는 점이다. 때로는 서자들이, 때로는 노예와 농노가, 또 때로는 여성들이 그 희생양이 됐다. 장애인과 소수자야 말해 무엇할까.
<왕좌의 게임>은 영주가, 또 패권을 잡아 국왕이 되려는 이들의 활약을 그려 갈채받았다. 그러나 이 드라마가 '왕좌' 뒤에 진지함이라고는 없는 '게임'을 단 이유, 그 까닭에 대해선 얼마 조명 받지 못하였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책에선 1부의 제목일 뿐인 '왕좌의 게임'을 아예 드라마 전편의 제목으로 옮긴 데는 왕좌를 차지하려는 소위 가진 자들의 전쟁과 모략이 실제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에겐 전혀 와 닿지도, 의미 있지도 않은 소모적 싸움이자 분란처럼 다가오는 때문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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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영화평론가.서평가.기자.3급항해사 /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 인스타 @blly_kim / GV, 강의, 기고청탁은 goldstarsk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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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를 둔 영주들의 쟁투, 그저 '게임'이라 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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