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브 컨셉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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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이후 상승세를 타고 안정 구간에 도달한 아이브가 굳이 이전의 흥행공식을 벗어나 실험을 선택했다는 건 의미 있는 결정이다. 같은 소속사의 후배 그룹들과의 차별화를 모색해야 하는 현실적 필요성, 데뷔 4년 차 아이돌그룹으로서 정체되지 않아야 하는 고민을 고려할 때 이런 변화는 불가피했을 것이다.
늘 새로운 시도는 환영해야 하지만 불안정한 구성은 숨기기 어렵다. 앨범의 유기적인 응집력이 부족하다. 6개 트랙이 각기 다른 장르와 무드를 추구하다 보니 하나의 완결된 서사나 음악적 일관성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사운드적인 도전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멤버들의 보컬에도 아쉬움이 느껴진다. 아이돌스러운 정제된 보컬 톤이 'GOTCHA'와 'Wild Bird'에는 오히려 미스매치로 여겨진다.
그렇지만 음악적으로도 몇 가지 성공적인 지점들이 있다. 'XOXZ'의 힙합 사운드를 타이틀로 내세우고 'Dear, My Feelings'의 몽환적 사운드로 앨범의 균형감을 맞춘 선택은 유효했다. 각 트랙이 차용한 사운드가 다채로워 그들의 음악적 스펙트럼을 점차 확장시키려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분기점이 될 수 있는 도전
미니 4집 < IVE SECRET >은 아이브에게 있어 중요한 터닝포인트다. '완성형 걸그룹'이라는 수식어에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를 재정의하려는 시도는 늘 가치 있는 일이다. K-pop 산업에서 아이돌로서 지속가능한 커리어를 위해서는 이런 변화가 필수적이다. 현재 스트리밍 시대에서는 한 곡의 히트보다는 앨범 전체의 다양성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플레이리스트 문화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다양한 무드의 곡들을 가진 아티스트가 더 많은 청취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IVE SECRET>의 실험성은 어쩌면 미래 지향적이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또한 '아이돌 그룹'을 넘어 '아티스트'의 자리에 손을 뻗어 보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비록 완전히 성공적이지는 않았지만 이런 시도들이 축적되면서 그들만의 독특한 정체성에 한 걸음 가까워질 것이다. 확실하게 만족감을 줄 수 있는 결과물은 아니겠지만, 이번 앨범이 아이브의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는 분기점이 될 만한 도전이기를 바란다.
▲아이브 'IVE SECRET' 앨범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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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직 노동자 겸 플랫폼 노동자. 음악-영화-책 감상이 유일한 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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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브의 새로운 시도, 분기점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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