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 <다이어트 예능의 실체>의 한 장면.
넷플릭스
평소 하루 수천 칼로리를 족히 섭취하고 많이 움직이지 않았을 게 분명한 출연자들은 이제 800칼로리만 먹고 몇 시간씩 강도 높은 운동을 해야 했다. 살은 많이 빠졌으나 사고도 많이 나고 결과적으로 건강을 해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여기서 이 프로그램을 둘러싼 논쟁 하나가 생긴다. '건강' 말이다.
대부분의 출연자가 다이어트로 건강을 살리고자 나왔다. 몸무게를 줄이면 각종 성인병과 합병증에서 탈출할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건 다이어트를 '올바르게' 했을 때 얘기다. 오로지 살을 빼겠다는 일념이라면 운동도 운동이지만 최대한 안 먹는 게 답이다. 더 높이 올라가고자 경쟁이 붙다 보니 점점 더 안 먹는 쪽으로 선회했다는 것이다. 폐해라면 폐해다.
'두 번째 기회'라는 절박한 심정을 둘러싸고
출연자들 인터뷰를 보면 하나같이 '두 번째 기회'였다는 말을 건넨다. 그동안에는 어떤 수를 쓰든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없었는데, 수백수천 만 명이 지켜보는 프로그램에 나가면 성공할 수 있지 않겠냐는 바람이었다. 그래서 프로그램에 감사하는 출연자들도 있다. 하지만 우승까지 했는데 다시 원상태로 돌아왔다는 출연자도 있고 악랄한 방송의 생리에 피해를 봤다는 출연자도 있다.
여기서 이 프로그램을 둘러싼 두 번째 논쟁이 생긴다. '방송' 말이다. 방송은 시청률을 필두로 영향력, 파급력 등이 전부다. 그것들을 위해선 무슨 짓이든 불사한다. 크게 보면 과체중 남녀 출연자들을 인생의 낙오자로 보이게끔 한 뒤 수치심을 동력 삼아 치열하게 다이어트하는 모습을 철저히 구경거리로 만든다. 세세하게 보면 혹하고 끌리는 사연을 가진 이들을 출연시켜 다이어트 과정이 아닌 사연을 부각한다. 구경거리인 건 매한가지.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 <다이어트 예능의 실체>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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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인이 인생을 구하고자 트레이너에게 도움을 청한다는 태초의 기획을 있는 그대로 밀고 나갔다면, 이렇게까지 대대적으로 성공하진 못했을 것이다. 자극의 요소가 점점 떨어질 테니 말이다. 출연자들은 인생을 구하고자 절박한 마음으로 출연했지만, 제작진은 절박한 마음만 이용해 자극적 요소로 만들었다. 출연자와 제작진의 동상이몽이 많은 생각이 들게 한다.
지금 미국의 비만 인구는 45%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니 여전히 다이어트는 만국민의 바람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렇다고 <도전! FAT 제로> 같은 프로그램이 다시 만들어지진 않을 것이다. '올바른' 다이어트를 추구하는 비율도 높아지고 있고 '비만인=루저'라는 프레임도 많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다이어트에 경쟁이 웬 말인가? 내 몸의 건강이 우선 아니겠는가. 나아가 뚱뚱하다는 수치심 자체를 버리면 더할 나위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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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책에 관련된 어떤 거라도 환영해요^^ 영화는 더 환영하구요. singenv@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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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800칼로리로 살아남기, 논쟁 끊이지 않는 '다이어트 서바이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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