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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영 감독 '''애마부인'은 80년대 충무로의 어두운 현실이었다"

[현장]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제작보고회

25.08.19 15:30최종업데이트25.08.1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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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8일(월)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의 제작보고회가 마포의 호텔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배우 이하늬, 방효린, 진선규, 조현철, 그리고 이해영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애마>는 1980년대 충무로를 배경으로 한 에로영화 <애마부인>의 탄생 과정을 다뤘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가려진 어두운 현실에 용감하게 덤비는 톱스타 '희란(이하늬)'과 신인 배우 '주애(방효린)'의 우정을 그린 시리즈다. 영화 <독전>, <유령>, <천하장사 마돈나> 등 끊임없이 새로운 이야기와 캐릭터, 남다른 스타일로 대중을 사로잡아온 이해영 감독의 첫 시리즈 연출작으로 남다른 시선을 엿볼 수 있다.

이해영 감독은 "1980년대는 성애 영화가 정책적으로 장려되던 때였지만, 심의와 가위질로 어떤 자유도 허락되지 않았던 모순적인 시대였다. 아이러니함을 2025년을 사는 저의 목소리로 새롭게 해석해 내고 싶었다"며 "<애마부인>은 대중의 욕망이 응집된 아이콘의 상징이었다. 폭력과 오해에 맞서 싸우고 버텨야만 했던 선배 영화인을 향한 저만의 응원이자 지지의 표현"이라며 기획 의도를 되짚었다.

1980년 야만의 시대 구현

 이해영 감독
이해영 감독넷플릭스

특히 시대 배경을 살려 완성한 충무로의 공간은 그 시대로 떠나는 타임머신과도 같다. 전작인 시대극 <유령>의 경험을 바탕으로 감각적인 미장센과 스타일리시한 연출이 시너지를 이룬다.

이해영 감독은 "개인적으로 아름다움에 유난히 집착하는 편이라 이번에도 구현하려고 신경 썼다. 80년대의 고증은 최대한 따르되, 갇히지 않도록 노력했다. 볼거리와 들을 거리가 번쩍이고 화려해질수록, 야만의 시대가 이들을 착취하던 과정이 크게 드러나도록 했다"고 프로덕션 비하인드를 전했다.

이하늬는 정희란을 소개함과 동시에 시대의 통념을 깬 두 여성의 우정과 연대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이하늬는 "희란은 해외에서 여우주연상을 받고 귀환하는 첫 등장부터 인상적이다. 자존감도 높고 당당한 배우다"라며 "새로운 80년 대에는 노출 연기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버린다. 하지만 제작자의 강요 속에서 고군분투하며 자신의 목적을 챙취해 나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시대가 달라져 여성을 성인영화의 소비재로만 보지 않으니, 다른 시각으로 80년대를 바라볼 수 있어 반가웠다. 오히려 더 과감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40년 넘게 흘렀지만 제작 현장에서 벌어지는 부당 대우는 이름만 바꿔 현재진행형인 점도 덧붙었다. 이하늬는 "저도 부당함의 끝물을 경험했던 신인 시절이 있었다. 큰 상처가 됐지만 현재는 여러 경험을 거치면서 단단해졌다"라며 "작품도 결국은 사람 사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업인 만큼 소모적이기보다는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극 중 주애의 거칠고 강한 대사처럼, 현명하고 지혜롭게 헤쳐나가려는 다짐이 담겨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작품을 하면서 그 시대에 희란과 주애처럼 용기 내는 사람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상상하는 즐거움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해영 감독은 "80년대를 배경으로 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현대와 닮아 있음을 느끼게 될 거다. 여전히 답습되는 병폐는 구중호 같은 인물"이라며 "과정보다는 결과만 따지는 사람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영화인들이 자각하고 고쳐나가는 중이니 앞으로 더 나아지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20년 전 청년 이해영의 숙원

 이하늬, 방효린 배우
이하늬, 방효린 배우넷플릭스

신성 영화사의 대표 구중호를 연기한 진선규는 희란과 주애를 방해하는 악인으로 변신해 극의 풍성함을 더했다. 진선규는 "모든 캐릭터가 욕망을 희망하지만 숨기는 데만 익숙하다. 중호는 솔직히 겉으로 욕망을 드러내는 인물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영화를 사랑한다. 물론 돈, 숫자, 성공과 연관되어 있다는 게 문제지만 상업적인 수완은 뛰어나다"라고 말했다.

빌런 변신에 대해 진선규는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캐릭터다. 아주 진절머리나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항상 '나는 멋지고 잘났다'라고 생각하며 뻔뻔한 중호로 살았다"라며 "그러다 보니 에트튜드가 묻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얼굴에서 빛이 났으면 한다는 디렉팅에 메이크업 팀이 2시간씩 공들여 신경 써줬고, 덕분에 자신감이 차올랐다"고 곱씹었다.

<애마부인>으로 데뷔한 신인 감독 곽인호를 연기한 조현철은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은 비전과 욕망은 큰데 주변에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 스트레스를 받는 인물이다. 이를 표현하지 못해 쌓아만 두다가 한순간에 폭발한다"며 "부끄럽게도 제 이야기를 하게 될 것 같다. 촬영 당시 <너와 나>가 개봉해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조현철은 "현실의 저는 행복하게 영화를 찍었지만 주변에 인후처럼 불행한 인물이 많아 그들을 떠올렸다. 모르는 분야를 쓸 때 두려움이 인호에게도 반영되어 있다"라며 "인호는 잘 모르는 세계의 동경 때문에 <애마부인>을 썼고, 이를 표현할 희란과 주애를 만난다. 그들과 새로운 세계를 만나 변화하는 과정을 겪는다"라고 말했다.

혜성처럼 나타난 신인 신주애를 연기한 방효린은 "재미있는 대본이었고 캐릭터도 멋졌다. 두 여성의 연대뿐만 아니라 이하늬 (선배)와 호흡이 기대됐다"라며 "주애는 자기만의 신념을 가진 당찬 매력의 친구다. 연기에 대한 열정과 연기를 사랑하는 마음이 저와 닮아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탭댄스, 승마를 배우면서 캐릭터를 구축했다"라고 말했다.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방효린 배우를 두고 이해영 감독은 "기성 배우가 신인 배우를 연기하는 게 아닌 신인이 본인을 연기하길 바랐다. 역대급 오디션을 열어 몇천 명의 배우를 만났지만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그런데 오디션이 끝날 무렵 방효린을 만났다. 담담하게 주애의 대사를 읽어가는데 눈물이 흘렀다"며 "오랜만에 카타르시를 얻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애마>는 청년 이해영 감독의 상상을 실현한 결과물이다. 20년 전 떠올린 아이템이 이제야 선보일 수 있게 된 것. 이 감독은 "2006년 <천하장사 마돈나>를 끝내고 아이템을 떠올렸는데 2시간짜리의 영화로 만들 자신이 없어서 방치했었다. 20년이 지나 저도 시야가 넓어지며 유연해졌고 사회도 변해서 (이제서야) 이야기를 꺼낼 수 있었다"며 "청년 이해영의 숙원을 풀어낸 것만으로도 모든 걸 이루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총6부작인 시리즈 <애마>는 오는 22일 공개된다.

 진선규, 방효린, 조한철 배우, 이해영 감독
진선규, 방효린, 조한철 배우, 이해영 감독넷플릭스




애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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