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장면 갈무리
KBS
- 그럼, 폭식은 너무 배고프니까 한 번에 먹게 되는 걸까요?
"신경성 폭식증이라고 하는 게 있는데 그런 거와 비슷하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아요. 단식을 오래 하다 보면 충동적으로 갑자기 음식을 많이 시키게 되는 경우들이 있더라고요."
- 김주영 양 같은 경우 먹기 전에 약을 먹는 거 같은데 어떤 건가요?
"외국에서 수입해 파는 말 그대로 식욕 억제제거든요. 카페인 함량이 엄청 높은데 그런 걸 식욕 억제제로 어린애들이 많이 먹고 있더라고요."
- 그 약 자체에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이 있을 것 같은데.
"그건 우리 식약처에 정식으로 등록된 게 아니라서 제가 알 수는 없어요. 아무래도 고카페인이다 보니까 애들이 먹으면 잠도 잘 못 자는 게 있다고 하더라고요."
- 김주영 양 얘기 들어보면 먹고 토한다 던데 토한다는 게 우리가 아는 구토인지 아니면 껌처럼 씹고 음식물을 뱉어내는 건가요?
"씹고 뱉는 애들도 있기는 해요, 그런데 방송에 나온 먹고 토한다는 얘기는 구토라고 이해하시면 돼요."
- 구토는 마음대로 안 되지 않나요?
"원래는 그렇죠. 근데 애들이 억지로 구토하는 거죠."
- 자주 토하면 건강에도 안 좋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구토를 일부러 하니까 건강에는 안 좋죠. (방송에 나온) 그 친구도 식도염을 앓고 있으니 구토 많이 하면 건강에 되게 안 좋은데 어리잖아요. 그러니 그게 즉각적으로 안 나타나니까 위험성에 대한 자각이 낮은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얘기를 많이 하는 게 별로 애들한테 좋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아무리 얘기해 봐야 그런 것으로는 애들이 안 멈춘다고 해서 방송에서 토 많이 하는 게 건강에 어떤 악영향이 있는지는 일부러 얘기 안 했거든요."
- 5년 동안 섭식 장애 환자가 많이 늘었다고 나오던데 이유는 뭘까요?
"여러 가지가 있을 것 같긴 한데 방송에 나온 것처럼 10대 여성 청소년들에게 마른 몸매에 대한 요구가 엄청 강해지기도 했죠. 근데 애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옛날에 비하면 엄청 다양하잖아요. 그러다 보니 여성 청소년에 이런 형태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전문가들은 얘기하시더라고요."
- 외모 때문만은 아니라고 보시는 것 같아요.
"말씀드렸다시피 외모 지상주의라는 게 영향이 없다고 할 수는 없는데 그게 전부는 아니라는 가죠. 근데 상식적으로 그런 게 남자애들보다 여자애들에게 더 영향을 주는 건 맞아요. 하지만 외모 지상주의나 다이어트 같은 게 전부는 아니라는 거죠. 그전에 다른 이유 있는 경우가 더 많아요. 남자애들은 일탈할 수도 있고 비행을 저지를 수도 있죠. 상대적으로 여성 청소년들은 그런 것도 상대적으로 적고요."
- 거식증 치사율이 높은 게 눈에 띄네요.
"그게 크게 보면 두 가지인데 먼저 거식증 같은 경우는 대부분 우울증이나 강박증 불안장애 같은 게 다 같이 오거든요. 실제로 우울증 겪는 환자가 엄청 많아서 자살률이 엄청 높아요. 거식증 환자들은 실제로 신체적인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고 하더라고요. 음식을 안 먹기 때문에 20~30kg까지 줄어들면 심장부터 간 소화기도 기능이 다 저하돼서 영양실조 상태가 많이 생기고 그렇게 되면 합병증이 많이 와서 많이 죽는다고 하더라고요."
"일본은 센터 만들어 치료"
- 일본에는 섭식 장애를 치료하는 센터가 있나 봐요?
"제가 처음에 시작할 때부터 이 얘기를 소개만 하고 끝낼 게 아니고 외국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알아보려고 하기는 했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일본이 제일 잘 하는 건 아닌 것 같고 이탈리아나 영국, 호주 같은 나라가 잘한다고 전문가들이 얘기하긴 하더라고요. 근데 우리나라와 비슷한 게 일본이고 우리나라보다 한 10년 정도 앞서간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깝기도 해서 일본 간 거예요.
일본도 국가에서 지자체와 돈을 투자해서 센터 만들어서 운영한 게 한 10년 정도 됐다고 했거든요. 우리나라 환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가 처음에 이 병에 걸린 것 같으면 어디를 가야 될지를 모르겠다는 거예요. 일본 같은 경우 믿을 만한 공공 의료 시설에 전화하거나 혹은 (병원) 찾아가서 진단받고 거기서 입원까지 연결해 준다고 하더라고요."
- 방송을 보면 이게 마약 중독과 비슷하다고 나오잖아요. 마약은 환각이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데 섭식 장애로 안 먹을 때 기분 좋아지는 건 아니지 않나요?
"이건 제 생각인데요. 거식증 환자들 같은 경우 안 먹고 싶어서 안 먹는다기보다 못 먹는 거에 가깝기도 하고 음식을 넘기거나 몸 안에 저장시키는 자체에 대한 엄청난 거부감 느끼고 있어서 그건 다를 수도 있고요. 근데 거식증과 폭식증을 오가는 경우도 많거든요.
그 신경성 폭식증 환자들 같은 경우는 특히 구토하는 사람도 있고 안 하는 사람도 있어요. 구토에 불쾌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구토 안 하고 음식을 먹으면 10~12시간씩 운동하는 사람도 있긴 있어요. 방송에 나온 춤 추시는 분도 구토 안 하고 밥 먹으면 10시간씩 운동 미친 듯이 운동해요.
하지만 구토하는 사람들 같은 경우 거기서 약간의 쾌감 같은 걸 느낀대요. 실제로 해방감이나 자기가 방금 먹은 걸 소화 안 시키고 토해냈다는 것에서 뭔가 이루어냈다는 성취감 비슷한 걸 느낀다고 하더라고요. 고통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런 쾌감이 또 있기 때문에 이건 계속하게 된대요. 이건 당사자가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울 거라는 생각입니다."
- 20년 전에도 < 추적60분 >에서 다룬 게 나와요. 달라진 게 없다고 나오던데요.
"당사자들이 비난받을까 봐 조심스러운데 이게 방송에도 나오지만, 사람들이 되게 이 얘기를 부끄러워하거든요. 왜냐하면 먹고 토하는 게 이상하잖아요. 자기들도 이상한 거 다 알거든요. 그래도 이런 걸 얘기하는 게 어려워하기 때문에 잘 노출이 안 된 점이 하나 있고요.
또 환자들이 치료가 잘 안돼요. 치료를 안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 치료가 오래 걸리고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왜냐하면 우리가 삼시 세끼 밥을 먹어야 되는데 밥을 먹는다는 게 쉽지는 않잖아요. 그리고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보험이 되는 것도 아니고 수가가 있는 것도 아니니까 돈은 또 별로 안 되고 환자들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되게 어렵고요. 요약해서 얘기하면 이게 돈이 안 돼서 다 접었다고 하더라고요."
- 그러면 이거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답은 사실 잘 모르겠는데 그 현장에서 얘기하시는 거 들어보면 일단 이게 치료 가능한 병이라는 갈 잘 알려주고 특히 애들은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잖아요. 때문에 학교에서 애들을 빠르게 발견해야죠. 왜냐하면 점심을 안 먹는다거나 아니면 점심 먹고 토하면 친구들이 다 알거든요. 그러니까 학교가 최대한 빨리 발견해서 치료 시설로 연결해 주는 게 제 생각에는 필요한 것 같아요. 그다음에 교사나 학부모도 이런 거에 대해서 잘 알 수 있게 정보를 꾸준히 주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 취재하며 느낀 점이 있다면요.
"사실 저도 잘 몰랐던 내용이어서 어느 정도 잘못 알고 시작했던 게 없지 않은 것 같거든요. 이를테면 '먹고 운동하거나 조금만 먹으면 되지 왜 굳이 먹고 토까지 하지?'란 생각들을 하기 쉽잖아요. 근데 이런 생각들이 애들을 더 숨게 만들어요. 섭식장애 대한 인식 부터 안 바뀌면 이건 암만 제도를 바꾸고 나랏돈 쓰려고 해봐야 소용없죠. 그래서 이걸 흔한 정신 질환처럼 고칠 수 있는 질병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요. '애들이 이상한 거 아니다. 애들이 이상해서 저러는 거 아니다'라고 생각 하면 좋겠어요."
- 방송에 담지 못한 게 있을까요?
"일본에는 학교에 학년별로 섭식 장애 매뉴얼 같은 게 있더라고요. 그래서 학교에 있는 보건 선생님이든 일반 선생님이든 계속 이거에 대해서 교육 받고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알고 있어야 전반적인 인식도 바뀌죠. 그래서 이런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왜냐하면 나중에 보험 얘기도 하고 수가 얘기도 하고 하는데 그런 건 사실 나중 얘기고 이게 병이고 고칠 수 있고 애들을 양지로 데려와야 되죠. 치료해 보려고 노력한 가족들이 많이 있는데 돈이 진짜 많이 든대요.
왜냐면 일주일에 서너번 병원 가야 되는데 한 번 가면 한 10만 원 넘게 든다고 하거든요. 그러면 한 달이면 거의 월급이거든요. 길면 7, 8년 걸린다는데 이걸 감당하면서 섭식장애 고치는 데 돈 쓸 수 있는 가정이 사은 별로 없거든요. 그러니까 돈이 많이 들기 전에 치료할 수 있게끔 빨리 발견해서 연결해 줄 수 있는 게 필요하지 않나 해요. 이걸 너무 가정 일반 가정에만 떠넘기는 건 좀 부담스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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