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 커튼콜<베어 더 뮤지컬> 공연이 끝나고 전 출연진이 커튼콜을 하고 있다.
한별
한때 신인 등용문으로 불렸던 만큼 <베어 더 뮤지컬>에는 신인 배우가 많다. 피터, 제이슨, 아이비, 맷, 나디아 등 주요 인물들뿐 아니라 학급 친구들을 맡는 배우들이 <베어 더 뮤지컬>로 배우 생활을 시작하기도 한다. 이들이 공연의 의미를 알고 감정을 쌓을수록 관객들은 모두를 이해하게 된다. 현재 공연계에서 많은 제작사들이 스타 마케팅을 펼치는 만큼, 이 공연에 등장하는 새로운 얼굴들이 반갑다.
처음 이 공연을 봤을 때의 감정을 기억한다. 혼란스러웠다. 피터와 제이슨을 동정해야 하는지, 아웃팅 이후 피터와 제이슨을 멀리하던 아이들의 태도를 지적해야 할지 거듭 고민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임신한 채로 남겨진 아이비가 가장 곤란해 보였다. 아마 '20대 여성'으로 공연을 관람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내가 이 공연을 수차례 관람한 것은 이해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주변 어디든 성 소수자가 존재할 수 있는 만큼 피터와 제이슨을 함부로 동정하거나 비난하고 싶지 않았다. 여러 번 보자 더 잘 보였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했던 제이슨과 이별의 아픔에 한 단계 성숙해진 피터의 애도가 보였다. 분노에 차 아웃팅을 하긴 했지만 그 행동을 후회하며 반성하는 맷의 반성도 보였고 쉽지 않은 상황에 놓였어도 어떻게든 살아갈 의지를 찾는 아이비가 눈에 들어왔다.
혹자는 <베어 더 뮤지컬>을 낡은 극이라고 평가한다. 여성 인물들의 옷과 공연 중 등장하는 대사들이 사회를 따라오지 못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정말 지금의 대한민국 사회에서 <베어 더 뮤지컬> 속 혐오가 존재하지 않을까? 공연 속 인물들은 이야기를 재현할 뿐이다. 공연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는 관객의 몫이다.
우리는 공연 속 누구도 비난할 수 없다. 공연의 배경과 인물들의 삶을 이해한다면 쉽게 말할 수 없다. 비밀을 지켜야 했던 제이슨과 비밀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피터 모두 잘못이 아니다. 그들을 감추려 했던 학교와 부모들이 변해야 한다. 가까이하지 못했던 사실로 인해 친구와 형제를 잃은 아이들의 슬픔은 공연 속에만 있기를, 현실 속의 '비밀'이 더 이상 약점이나 수치로 여겨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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