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3스틸컷
넷플릭스
게임을 멈추려는 자 vs. 이어가려는 자
게임 내부에선 지난 시즌들에서 그러했듯 성기훈을 비롯한 참가자들이 목숨을 걸고 벌이는 게임이 주를 이룬다. 헤어진 연인인 이명기(임시완 분)와 김준희(조유리 분)의 관계가 극으로 치닫고, 시즌2에서 일어난 반란이 패하는 데 결정적 책임이 있는 강대호(강하늘 분)와 성기훈의 관계 또한 악화일로를 걸으며, 확연한 약자인 장금자(강애심 분)와 박용식(양동근 분) 모자의 위험도 갈수록 커진다.
전편에서보다 약간의 추종자를 더 얻은 용궁 선녀(채국희 분)와 전편에서 얻은 트라우마로 고통 받는 박민수(이다윗 분), 소위 PC주의에 발맞춘 긍정적 소수자 캐릭터 조현주(박성훈 분)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등장인물이 다채롭게 조명 받는다. 이밖에도 노재원, 최귀화, 송영창 등 인지도 있는 배우가 연기한 악역들, 또 이병헌이 연기한 대장까지 내부에서 상당한 존재감을 가진 조연들이 수두룩하다.
뿐인가. 시즌2부터 등장한 게임 진행요원 강노을(박규영 분)과 그녀가 지키려는 게임 참여자 박경석(이진욱 분), 또 강노을의 상관인 부대장(박희순 분)의 관계 등 게임 외부의 곁가지도 시즌3은 챙겨가려 든다.
섬 바깥에선 위의 황준호와 최우석이 박 선장(오달수 분)과 용병들의 지원 아래 오징어 게임이 벌어지고 있을 섬을 탐지하는 과정과 음모가 시시각각 진행되기까지 한다. 요컨대 시즌3은 고작 6편의 드라마 가운데 섬 내부의 중심가지인 게임, 곁가지인 강노을의 박경석 구출작전, 섬 외부에서의 탐색까지를 한꺼번에 진행시켜가는 것이다.
<오징어 게임> 시즌1의 속편이라 할 만한 시즌2와 시즌3다. 그 주는 앞서 적었듯 게임 자체의 진상을 파헤치고 게임을 종국적으로 멈추려는 이들의 노력이다. 그러나 작품은 이야기를 거듭하며 게임 자체를 그 주목적보다 중요하게 다룬다. 음모와 그 중단은 흔한 장르물의 줄거리인 반면, 게임은 <오징어 게임>을 오늘의 이르게 성공비결이니 만큼 포기할 수 없었을 테다.
▲오징어 게임 3포스터
넷플릭스
악평 쏟아지는 시즌3, 무엇이 패착인가
문제는 관객이 어리석지 않다는 점에 있다. 관객은 <오징어 게임>이 펼친 서사가 충실히 갈무리돼 제가 보는 작품이 진정 작품다운지를 확인하려 한다. 게임이 주는 파격과 자극에 그치지 않겠다고 판을 벌인 작품이 그에 합당한 결론을 내릴지를 보고자 한다. 그러나 작품이 확인케 한 건 제가 선언한 음모와 그를 깨려는 이들의 대결이 아닌, 반복되는 게임과 분산된 곁가지들의 어수선한 조합일 뿐이다. 어찌 만족할 수 있을까.
<오징어 게임>은 게임 내부에서 그 의미를 창출코자 한다. 새로 태어나는 생명과 그를 지키려는 이, 제 자식임을 알고도 이득 앞에 그를 수단 삼는 비인간적 인간을 대립케 하는 것이다. 이병헌과 이정재라는 특별한 두 배우를 각기 게임에 충실한 자와 게임을 넘어 자기의 선택을 하려는 자로 대립케 하는 구도는 너무나 익숙하여 전형적이기까지 하다. 여기에 새로 태어난 생명을 중심된 장치로 쓰는 설정은 결혼식에 흘러나오는 멘델스존의 축혼행진곡 마냥 전형적이어서 이제는 쓰는 것만으로 촌스러울 정도다.
게임과 그를 깨뜨리려는 이들의 대결은 관객이 요구한 게 아니라 작품이 선언한 목표다. 그 결과로써 관객은 게임을 둘러싼 음모를 확인하려 든다. 시즌1에서 이미 보았던 게임의 지속으로는 충분치 않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작품은 시즌3에 이르러 게임 바깥의 이야기는 모른 채 하고 게임 안에서 의미를 찾으려 드니, 관객이 어리둥절할 밖에 없는 일이다.
<오징어 게임> 시즌3의 주제, 인간다움이 무한경쟁의 자본주의 체계보다 우선돼야 한다는 내용은 공허할 따름이다. 관객은 주된 메시지에 실망한 게 아니다. 제가 벌인 일조차 감당치 못하는 작품의 무책임함에 실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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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영화평론가.서평가.기자.3급항해사 /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 인스타 @blly_kim / GV, 강의, 기고청탁은 goldstarsk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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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혹평, '오징어 게임'의 패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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