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다큐페스티발포스터
반짝다큐페스티발
건설은 정말로 긍정적인가
영화 상영 뒤 이어진 관객과의 대화에서 박군제는 영화가 태어나기까지의 배경에 대해 약간의 정보를 제공했다. 박군제는 "4년 전 쯤에 <건설 유니버스의 어떤 오류>라는 영화를 만들었는데, 이 영화가 그 속편"이라며 "'건설적이다'라는 단어가 이 우주에선 긍정적으로 사용되는데, 이 용어가 왜 긍정적으로 사용되는지에 대한 물음으로부터 시작하게 된 영화"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콘셉트 자체는 단순하다"면서 "SF적인 소재가 존재하고, 첫 번째는 건설 유니버스였다면 지금은 도트 유니버스가 있는데, 이런 세계에서 무언가를 표현하는 방식은 비이성적인 행동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거기서 적절하게 느껴지는 게 분신사바였던 것"이라고 말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우리가 이성과 지성으로 이룩했다 믿는 작금의 세계는 수많은 실패 위에 그 실패를 외면한 채로 서 있는 것이 아닌가. 어쩌면 지극히 비이성적인 방식이 도리어 오늘의 실패를 효과적으로 파헤치고 직면토록 하는 도구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도트 유니버스의 어느 분신사바>를 이 이상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건 나의 부족한 통찰과 이해 때문이겠으나, 나로서는 도저히 이 이상 나를 던져 표류할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다.
제3회 반다페에서 <도트 유니버스의 어느 분신사바>를 택한 건 최대한 다양한 작품을 이 시대 관객 앞에 전하겠다는 의지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 실제로 이 영화가 그러해서 적잖은 이들이 영화를 통해 우리가 기존에 영화, 다큐멘터리, 아파트, 재개발, 심지어는 SF와 분신사바에 대해 가졌던 생각까지를 의심하고 돌아보는 계기를 가졌다. 나는 이것이 실험영화가 갖는 대표적 이로움이라 여긴다. 그렇다면 이 영화와 영화제는 이번에도 착실히 성공해버린 것이 아니겠는가.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작가.영화평론가.서평가.기자.3급항해사 /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 인스타 @blly_kim / GV, 강의, 기고청탁은 goldstarsk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