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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3점포... 롯데 19세 '풋내기 포수'의 반란

[KBO리그] 18일 한화전 결승 3점 홈런 포함 2안타2타점2득점 활약... 롯데 6-3 승리

25.06.19 09:51최종업데이트25.06.1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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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새내기 포수 박재엽이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 2회말 2사 1, 2루에서 선제 3점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새내기 포수 박재엽이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 2회말 2사 1, 2루에서 선제 3점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가 안방에서 신예들의 활약을 앞세워 한화의 6연승 도전을 저지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는 1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9안타를 터트리며 6-3으로 승리했다. 전날 0-6 완패를 6-3 승리로 설욕하며 시리즈의 균형을 맞춘 롯데는 이날 NC 다이노스에게 9-8로 끝내기 승리를 거둔 2위 LG 트윈스와의 승차를 3경기로 유지하며 단독 3위 자리를 지켰다(38승3무31패).

롯데는 프로 데뷔 후 2번째 선발 기회를 잡은 좌완 홍민기가 4이닝4피안타1볼넷4탈삼진1실점으로 제 역할을 해줬고 김강현이 시즌 2번째 승리, 김원중이 18번째 세이브를 챙겼다. 타선에서는 김동혁과 한태양 등 백업 선수들이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주전들의 부상 공백을 잘 메운 가운데 프로 데뷔 첫 선발 출전한 루키 포수 박재엽이 결승 3점 홈런을 터트리며 롯데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겼다.

42년간 포수 신인왕 단 2명뿐

자동판정 시스템(ABS)이 도입되면서 프레이밍(심판에게 유리한 판정을 받기 위해 미트를 움직이는 행위)의 중요성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포수는 '경험'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포지션이다. 포구 외에도 투수 리드와 블로킹, 주자 차단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아주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시즌 10개 구단의 주전 포수 중에서 30세가 채 되지 않은 포수는 NC의 김형준과 SSG 랜더스의 조형우밖에 없다.

신인왕이 선정하지 않았던 프로 원년을 제외하고 1983년부터 지난해까지 KBO리그에서 배출된 42명의 신인왕 중에도 포수는 단 2명 뿐이었고 그 중 순수 신인왕은 1990년의 김동수(서울고 감독)가 유일했다. 하지만 김동수는 어느 순간 나타나 '깜짝활약'을 했던 포수가 아닌 이미 서울고 시절 4번이나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했고 한양대 시절에도 국가대표 주전 포수를 도맡아 오던 '준비된 슈퍼루키'였다.

KBO리그의 마지막 포수 신인왕 수상자는 무려 8개의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보유하고 있는 현역 최고의 포수 양의지(두산 베어스)다. 그러나 양의지 역시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곧바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아니다. 2006년 2차 8라운드 전체 59순위로 간신히 프로에 입성한 그는 2년 동안 단 3경기에 출전했다가 경찰 야구단에서 기량이 급성장했고 2010년 신인왕과 함께 두산의 주전포수로 도약했다.

따라서 김동수 외에 프로 입단 후 곧바로 두각을 나타냈던 포수는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2008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한 장성우(kt 위즈)는 프로 입단 첫 해 강민호(삼성 라이온즈)의 전성기가 시작되면서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백업을 전전했다. 그러던 2015년 5월, 무려 9명의 선수가 유니폼을 바꿔 입은 롯데와 kt의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kt로 이적하면서 주전 기회를 잡았다.

주전포수 박동원(LG 트윈스)을 이을 후계자가 필요했던 키움 히어로즈는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서울고의 포수 유망주 주효상을 1차지명으로 선택했다. 하지만 주효상은 구단의 기대에 부응하는 성장 속도를 보여주지 못했고 2022년 11월 트레이드를 통해 KIA 타이거즈로 이적했다. 그러나 KIA에서도 2023년 타율 .063로 부진했고 지난해와 올해는 1군 경기에 한 번도 출전하지 못했다.

데뷔 첫 선발 출전 경기서 '대형 사고'

롯데는 강민호가 삼성으로 이적한 2018년부터 극심한 포수난에 시달렸다. 지금은 투수로 변신한 유망주 나균안(개명 전 나종덕)을 비롯해 안중열(NC), 김준태(kt), 지시완, 정보근 등 젊은 포수들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내부 육성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롯데는 2023 시즌을 앞두고 80억 원을 투자해 LG에서 8년 동안 주전으로 활약했던 FA포수 유강남을 영입했다.

유강남은 2023년 121경기에 출전하며 롯데의 길었던 안방 고민을 해결하는 듯 했지만 지난해 무릎 부상으로 고전하다 52경기 만에 시즌 아웃됐다. 하지만 롯데는 유강남이 빠진 사이 손성빈, 정보근 등 백업 포수들이 분발하면서 안방에 큰 구멍 없이 시즌을 마쳤다. 유강남이 건강하게 돌아오면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 전체 34순위로 입단한 루키 박재엽은 올 시즌 대부분을 2군에서 보낼 수밖에 없었다.

롯데는 올해 10개 구단에서 가장 탄탄한 포수진을 보유했지만 부상 변수가 생기면서 박재엽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 4월 4일 두산전과 5월29일 삼성전에서 교체 출전했지만 주로 퓨처스리그에 머문 시간이 많았던 박재엽은 유강남이 지난 17일 어깨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면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물론 이번에도 박재엽의 역할은 주전이 아닌 정보근, 손성빈에 이은 팀의 3번째 포수였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18일 한화전에서 무릎이 좋지 않은 정보근 대신 박재엽을 8번 포수로 선발 출전시켰고 박재엽은 자신의 프로 데뷔 첫 선발 출전 경기에서 '대형 사고'를 쳤다. 박재엽은 2회 2사 1, 2루에서 한화 선발 엄상백을 상대로 프로 데뷔 첫 홈런이자 이날 경기의 결승타가 된 3점 홈런을 터트리는 등 2안타3타점2볼넷2득점으로 롯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되면서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투수들이 신인 드래프트에서 각광을 받으면서 4라운드까지 지명 순번이 밀려나긴 했지만 박재엽은 부산고 시절 청소년 대표로 선발돼 U-18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했을 정도로 촉망 받는 포수 유망주였다. 물론 1경기 활약 만으로 박재엽이 당장 선배들을 제치고 롯데의 새로운 주전포수가 되긴 힘들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과 롯데팬들은 대형 포수 유망주 박재엽의 등장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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