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미국 토니어워즈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6관왕에 올랐다.
연합뉴스 / 로이터
진정한 '뮤지컬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뮤지컬의 대중화가 가장 큰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제작사와 창작진 등 문화예술계 종사자에 대한 지원과 더불어 관객에 대한 지원책도 필요하다.
20~23세 청년을 대상으로 20만 원을 포인트로 지급해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한 서울시의 정책인 '서울청년문화패스'가 관객 지원책의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대상이 제한적이고 기한이 일시적이기에 뮤지컬의 대중화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지난해 서울청년문화패스를 이용한 한 관객은 "덕분에 뮤지컬에 관심과 흥미가 생겼지만, 티켓 가격이 비싸 자주 즐기기엔 부담스럽다. 포인트로 직접 지원해 주는 것도 좋지만 장기적으로 뮤지컬을 즐길 수 있도록 제휴와 협력을 통해 다양한 할인 프로모션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다양한 지원책을 고민해야 하는 까닭이다.
작품의 문턱도 낮아질 필요도 있다. 대중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대극장 뮤지컬과 달리, 중소극장 뮤지컬은 무거운 주제나 마니악한 소재를 다루는 작품이 많다. 현재 대학로 중소극장은 마니아와 재관람 관객에게 의존하는 구조가 형성됐고, 중소극장이 밀집한 대학로는 마니아들만의 공간이 됐다. 소위 말하는 '입문자'가 뮤지컬을 즐기기에는 문턱이 높은 곳이 된 셈이다.
결국 다양한 작품이 무대에 올라야 하면서 중소극장에서 대중적 작품을 공연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는다. 그뿐만 아니라 공연장이라는 공간 역시 대중화를 위해 개선될 필요가 있다. 장시간 앉아서 관람해야 하는 뮤지컬의 특성상 극장 환경은 관람 선택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좌석이 불편 또는 협소하거나, 이외 편의시설이 미흡한 극장 환경으로는 관객을 끌어들일 수 없다. 장애인, 노약자 등 문화 취약계층까지 아우를 수 있는 극장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필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학로 일대에 대극장을 추가로 마련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대극장과 중소극장이 어우러진 브로드웨이와 달리 대학로는 중소극장 중심이다.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나 두산아트센터 정도가 대학로에서 그나마 큰 극장이다. 두 극장에서는 비교적 대중적인 작품이 공연되기도 하지만, 대학로라는 공간의 대중화를 이끌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마니아와 입문자, 뮤지컬을 즐기지 않던 사람들이 발걸음을 옮길 수 있어야 대학로가 브로드웨이처럼 활기 넘치는 '공연의 메카'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비수도권 관객들의 공연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토니상 수상을 단 한 번의 해피엔딩으로 끝낼 수는 없다. 기반을 탄탄히 구축하고, 한국 뮤지컬의 앞날을 진지하게 모색해 또 다른 해피엔딩을 꿈꿔야 한다. 과제는 많고, 과제를 이행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에 부딪힐 것이다. 하지만 많은 뮤지컬이 시련과 고난을 거쳐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리는 것처럼, 우리도 해피엔딩을 위해 조금씩 한 발을 내디딜 때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