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4일 김라경의 선발 등판 경기를 보러 온 마치다씨(왼쪽)와 그의 딸.
김라경 제공
마치다씨도 김라경에 사로잡힌 이 중 한 명이다. 마치다씨는 김라경을 마치 친손녀처럼 아낀다고 한다. 김라경은 "나도 마치다 할머니를 보면 우리 할머니·외할머니가 생각나 친할머니처럼 대해드린다. 할머니께서 내게 잘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했다.
김라경이 접골원에서 일한 지 일주일 정도 됐을 무렵, 김라경의 일본 선발 등판 일정(5월 24일)이 잡히자, 마치다씨는 "라경아, 네 경기를 보러 갈게"라고 하며 딸과 함께 야구장을 찾았다.
먹는 것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힘겨운 항암 치료 와중에도 '손녀 같은' 김라경의 경기를 보러 오기 위해 한걸음에 달려온 마치다씨는 오랜만에 야구장을 찾아 이날 하루를 오롯이 즐겼다. 이날 김라경은 2이닝 1자책을 기록했는데 삼진은 무려 4개나 솎아냈다.
경기 후, 마치다씨는 "내가 밖에 나설 일이 없는데, 라경이 덕분에 앞으로 자주 야구장에 나갈 명분이 생겼다"며 기뻐했다고 한다. 김라경의 소속팀 경기를 또 보고 싶다며 경기 스케줄을 확인하고 집에 돌아갔다고. 김라경과 함께 찍은 사진 속 마치다씨의 얼굴은 환하기 그지 없었다. 김라경은 "마치다 할머니께서 응원 와주셔서 너무나 큰 힘이 됐다. 타지에서 홀로 생활하고 있는 내게 정말 큰 힘이 된다. 감사하다"라고 했다.
마치다씨는 "앞으로도 라경이 경기를 보러 계속 야구장에 나갈 거야"라며 소녀처럼 웃었고, 김라경은 "제가 더 열심히 던질게요. 할머니가 더 많이 웃으실 수 있도록요"라고 다짐했다.
'한국 야구 에이스' 김라경과 암 투병 중인 '일본 할머니' 마치다씨의 우정은 단순한 인연을 넘어, 국경을 초월한 진심 어린 교감으로 번져가고 있다.
[관련기사]
접골원 알바 끝나면 훈련... 일본 진출한 한국 여자야구 에이스의 하루 https://omn.kr/2e3pm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