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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팀 레전드' 포기한 허훈-김선형, 대체 무슨 일이?

허훈, 수원 KT 떠나 부산 KCC로... 'SK 전설' 김선형은 KT행

25.05.29 09:48최종업데이트25.05.29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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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29일 경기도 수원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4차전 수원 KT 소닉붐과 서울 SK 나이츠의 경기. KT 허훈이 3점 슛을 하고 있다.
4월 29일 경기도 수원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4차전 수원 KT 소닉붐과 서울 SK 나이츠의 경기. KT 허훈이 3점 슛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자유계약시장(FA) 기간을 보내고 있는 프로농구계에 스타플레이어들의 연쇄적인 대이동이 이뤄졌다. 수원 KT의 간판스타였던 허훈이 부산 KCC로 떠났고, 곧바로 KT는 서울 SK의 레전드였던 김선형을 영입하며 허훈의 빈 자리를 메웠다.

올해 프로농구 FA 최대어로 꼽혔던 허훈은 지난 28일 계약 기간 5년, 첫해 보수 총액 8억 원(연봉 6억 5000만 원+인센티브 1억 5000만 원)의 조건에 KCC와 협상을 완료했다. KCC에는 허훈의 친형인 허웅이 뛰고 있어서 형제가 프로에서는 처음으로 한솥밥을 먹게 됐다.

현재 프로농구 최고의 가드 중 한명으로 꼽히는 허훈의 KCC행은, 다음 시즌 리그 판도를 뒤흔드는 지각변동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허훈은 2017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kt에 입단한 이래 8년간 팀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했다. 2019~20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며 전성기를 맞았다. 상무에서 전역했던 2023~24시즌엔 KT를 무려 17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시키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허훈은 KT에서 끝내 우승과 인연을 맺지는 못했다. 지난해 챔프전에서는 평균 26.6점으로맹활약했음에도 형 허웅이 소속된 KCC의 벽을 넘지못하고 준우승에 그쳤다. 올시즌에도 팀을 4강까지 이끌며 플레이오프에서 팀내 최다 17.8점 4.7도움으로 고군분투했으나 정규리그 1위팀 SK에게 또다시 무릎을 꿇었다. KT는 올시즌 창원 LG가 창단 첫 챔프전 우승을 차지하면서, 대구 한국가스공사(전신 포함)와 더불어 프로농구에서 아직까지 우승해보지 못한 유이한 팀으로 남게 됐다.

끝내 KCC행 택한 허훈

최근 문경은 감독이 새롭게 부임한 KT는 감독과 단장을 동반 교체하는 강수를 두면서도 FA 최대어이자 프랜차이즈 스타인 허훈을 무조건 잡겠다는 의지를 보였으나, 허훈은 끝내 KCC행을 택했다. KT측은 계속 협상이 진행중이던 허훈이 돌연 연락을 끊고 일방적으로 KCC행을 발표했다며 실망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KCC는 허훈의 가세로 또 하나의 역대급 '슈퍼팀'이 탄생했다. KCC에는 허훈을 비롯해 최준용, 송교창이 정규리그 MVP, 이승현과 허웅은 챔프전 MVP 출신이다. 최근 지휘봉을 잡은 이상민 감독 역시 KCC에서 정규리그 MVP와 우승을 경험했던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이다. 주전 5명·감독까지 MVP 출신이라는 놀라운 구성은, 그야말로 앞으로도 다시 나오기 힘든 한국 프로농구 역사상 전대미문의 라인업이다.

허훈의 이적은 친형 허웅과 한 팀에서 뛰고 싶다는 것과, 우승에 대한 갈증 등을 두루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2023~24시즌 5위로 플레이오프에 오르고도 챔프전 우승을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켰던 KCC는 지난 시즌에는 KCC는 최준용과 송교창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각각 정규 17경기, 8경기에 출전하는 데 그치며 정상적인 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허웅과 이승현이 고군분투했으나 결국 정규리그 9위(18승 36패)라는 저조한 성적으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조차 실패했다. 하지만 다음 시즌 주전들의 부상만 없다면 충분히 우승 0순위로 꼽힐만한 전력이라는 평가다.

허훈의 KCC행이 안겨준 충격은, 비교하자면 NBA(미국 프로농구)에서 2016년 당시 최고의 선수였던 케빈 듀란트가 FA자격을 얻어 친정팀 오클라호마 시티를 떠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로 이적한 사례를 연상시킨다.

당시만 해도 뛰어난 기량에도 불구하고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듀란트가, 스테판 커리, 드레이먼드 그린, 클레이 톰슨 등 쟁쟁한 선수들을 앞세워 이미 챔피언 팀이었던 골든스테이트로 이적한 것을 두고 농구계와 팬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심지어 동료 스타들과의 공존을 위하여 페이컷(Pay-cut, 선수 스스로가 자신의 시장 가치보다 저렴한 금액으로 맺는 계약)을 스스로 감수했다는 의혹도 허훈과 유사하다.

선수로서 전성기인 허훈은 KT에 잔류했다면, 시장가치나 상징성을 고려할 때 2019년 원주 DB에 입단할 당시 김종규(현 정관장)가 받았던 최고대우(12억 7900만 원)까지도 노려볼 만 했다. 하지만 정작 허훈은 예상된 몸값보다는 한참 낮은 8억원에 KCC를 선택했다.

듀란트 역시 당시 골든스테이트와 계약하면서 한창 전성기였음에도 몸값을 약 900만 달러나 스스로 낮춘 바 있다. 듀란트는 결국 골든스테이트 시절 두 번의 챔피언 반지를 거머쥐며 무관의 한을 풀었지만, 한편으로는 "우승할 수 있는 팀으로 가서 손쉽게 트로피를 들어올렸다"는 비난섞인 꼬리표도 감수해야 했다.

SK의 전설, KT로 가다

'SK의 전설'이었던 김선형의 KT행도 허훈 못지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KT 구단은 28일 FA 자격을 얻은 김선형과 계약기간 3년에 첫해 보수 총액 8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김선형은 친정팀 SK를 비롯해 원주 DB 등 여러 구단과 협상을 벌였으나 최종적으로 KT를 선택했다.

2011년 전체 2순위로 서울 SK에 입단한 김선형은 14시즌 동안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2회, 리그 베스트5 4회 등을 달성한 KBL 최고의 가드다. 통산 613경기에 출전해 평균 13.2점 3리바운드 4.7어시스트 1.5스틸을 기록했고, 지난 2024-25시즌 SK의 역대 정규리그 최소 경기(46경기) 우승과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이끌며 MVP 후보까지 이름을 올릴 만큼 건재한 활약을 펼쳤다. 36세의 나이에도 빠른 스피드를 기반으로 탁월한 속공 전개와 어시스트 능력, 승부처에서의 결정력은 국내 최정상으로 꼽힌다.

KT는 허훈이 떠난 빈 자리를 노련한 김선형의 영입이라는 '플랜B'로 일단 메울수 있게 됐다. KT의 신임 사령탑 문경은 감독 역시 김선형과 함께 SK에서 2017-18시즌 챔프전 우승을 합작한 바 있다. 문 감독은 SK 사령탑에서 물러난 지 4년만에 애제자 김선형과 재회하게 됐다. 한편으로 김선형의 적지 않은 나이를 감안하면 계약기간 동안 언제든 '에이징 커브'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SK 팬들은 구단 역사상 최고의 선수이자 다음 '영구결번' 후보로까지 유력하게 거론되던 김선형의 이적에 아쉬움을 금하지 못하고 있다. SK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고도 챔피언결정전에서 창원 LG에게 업셋의 희생양이 된 데 이어, 간판 스타 김선형마저 잔류시키는 데 실패하며 팬들의 원성을 사게 됐다.

지난 2023-24시즌 SK에서 MVP까지 수상했던 최준용의 KCC행, 정관장의 레전드였던 오세근의 SK행, 문성곤의 KT행처럼, 최근 스타급 선수들의 깜짝 이동은 더 이상 드문 일이 아니다. 양동근(울산 현대모비스 감독), 추승균(전 KCC 감독), 김주성(원주 DB 감독), 양희종(전 안양 정관장) 등 한 팀에서 명예롭게 선수생활을 보내며 전설로 남은 '원클럽맨'들의 낭만을 간직하고 있는 농구팬들에게, 간판스타들이 하루아침에 팀을 떠나버리는 모습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에서 더 나은 조건과 도전을 쫓아 팀을 옮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자 권리의 일부이기도 하다. 과연 스타급 선수들의 연쇄 대이동은 다음 시즌 프로농구에 어떤 바람을 불러오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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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훈 김선형 프로농구 MVP FA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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