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Samantha Lux의 채널에 방문한 OneTopic'Samantha Lux' 유튜브 채널 갈무리
Samantha Lux
그렇다면 원토픽의 앨라이(Ally: 성소수자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비 성소수자 시민) 활동은 단순히 밈을 읽고 유머를 공유하는 데서 그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원토픽은 영상을 제작할 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안전망'을 자주 이야기하는 편이다. 똑같은 콘텐츠를 만들더라도, 백인 이성애자 남성인 자신에게는 혐오 세력의 '공격'이 덜 들어올 것임을 알고 있는 것이다.
원토픽은 이러한 사회적 위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 사회 전반에서 트랜스젠더 시민들의 권리가 정치적 논제로 부상하자, 트랜스젠더 당사자들을 찾아가 함께 대담 형식의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트랜스 여성인 사만다 럭스(Samantha Lux)부터 트랜스 남성 제이미도저(Jammidodger)까지, 원토픽은 자신의 저변을 넓히며 영상 제작을 꾸준히 이어갔다. 비교적 구독자 수가 적은 크리에이터의 채널에 직접 방문하기도 하고, 반대로 그들을 자신의 채널에 초청하기도 하면서 성소수자 인터넷 방송인들의 '플랫폼'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이다.
원토픽은 온라인 공간 바깥의 소수자 안전에도 시선을 돌린다. 여느 유튜버와 다를 바 없이 그도 자신의 채널 아이콘을 닮은 인형을 만드는 등 상품을 제작해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그는 이를 사회적 기여의 순간으로 탈바꿈했다. 바로 수익금을 '트레버 프로젝트(The Trevor Project)'에 기부하기로 한 것이다.
트레버 프로젝트란 미국의 비영리 단체로, 레즈비언과 게이, 양성애자 및 트랜스젠더 청소년들의 자살 예방 활동에 주력한다. 사회는 물론 자기 가족에게서도 인정과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성소수자 청소년을 위한 '비밀 콜센터' 역할을 수행하는 단체인 셈이다. 원토픽은 자신의 수익금 중 10만 달러에 달하는 금액을 해당 단체에 기부하기도 했다.
이처럼, 소수자들의 마음을 알고 싶다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유튜브 활동을 시작한 '캐나다 아저씨' 원토픽은 어느덧 밈과 유머의 힘으로 유쾌하게 혐오를 논파하는 선봉장이 되었다. 어디로 가도 혐오가 만연한 작금의 인터넷 환경에 지쳤다면, 혹은 원토픽과 마찬가지로 성소수자들의 삶을 이해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공부를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하는 사람이라면 유튜브에서 원토픽의 영상을 감상해 보는 것은 어떨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막막한 현실을 웃어넘기게 되는 익살스러움의 힘을 얻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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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프픽션 신봉자. 이야기가 가지는 힘을 믿고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