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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의 첫 단독 웹예능... 농사 짓는데 왜 이리 웃기지

[리뷰] 유튜브 웹예능 <흙심인대호>

25.05.16 08:50최종업데이트25.05.1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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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예능 '흙심인대호'
웹예능 '흙심인대호'JTBC디지털스튜디오

지난 2-3년 사이 각종 프로그램 속 김대호 전 MBC 아나운서의 존재감은 여타 예능인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한 바 있다. MBC <나 혼자 산다>를 비롯해서 <구해줘 홈즈> 등 자사 주요 프로그램 및 유튜브 채널을 거치면서 기존 방송인들과는 구별되는 김대호만의 매력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해왔다.

그런 그가 올해 프리랜서의 길을 걸으면서 색다른 유튜브 웹예능을 통해 또 한번의 도전에 나섰다. 지난 8일 첫 공개된 <흙심인대호>가 그 주인공이다. 그동안 14F 같은 자사 콘텐츠 외에 게스트 자격으로 다양한 채널에 얼굴을 내비친 적은 있지만, 나름 본인의 이름과 얼굴을 내건 단독 웹예능은 이번이 처음이다. ​

회사 소속 직장인 시절에는 감히 엄두 낼 수조차 없는 타사 제작(JTBC 디지털 스튜디오) 프로그램의 고정 출연자로 나섰다는 점뿐만 아니라 첫회부터 기존 우리가 봐 왔던 '날 것' 김대호의 모습이 더욱 진하게 담겨 있는 내용에 힘입어 신생 유튜브 채널의 웹예능은 일주일 만에 60만 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기분 좋은 출발을 시작했다.

'프리랜서' 김대호의 첫 단독 웹예능

 웹예능 '흙심인대호'
웹예능 '흙심인대호'JTBC디지털스튜디오

농사를 소재로 제작된 예능은 제법 적잖게 방송가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멀게는 MBC <무한도전> 시절 '벼농사 특집'을 비롯해 tvN <콩콩팥팥> 등 각종 작물 키우는 연예인들의 색다른 관찰기가 만들어지면서 쏠쏠한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얼핏보면 <흙심인대호> 역시 그런 프로그램의 연장선상에 놓인 웹예능처럼 비춰진다. ​

그런데 출연자 특유의 성향에서 <흙심인대호>는 뭔가 독특한 기운을 내뿜는다. 김대호 본인이 경기도 양평에서 농사짓는 아버님 밑에서 능숙하진 않더라도 어느 정도 논밭 일에 익숙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다른 출발지점을 내비친다.

​지난 8일 소개된 1회부터 '농사꾼' 김대호는 밉지 않은 허세를 부리면서 제작진과의 티키타카로 본격적인 농사일에 돌입한다. 제작진이 일러준 지도를 참조해 삼륜 자전거 끌고 찾아간 장소에서 만난 '대좋밭'(대호가 좋아하는 밭)은 이제 김대호가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새로운 놀이터가 됐다.

"슈퍼챗 하나면 풍차도 돌린다"

 웹예능 '흙심인대호'
웹예능 '흙심인대호'JTBC디지털스튜디오

풍작을 기원하는 고사를 지내면서 확보한 55만 원을 종잣돈 삼아 원예 자재 가게를 찾아간 김대호에게 각종 작물 묘종은 말 그대로 '농사 플렉스'를 부채질 하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한다. 업체 사장님도 놀랄 만큼 엄청난 물량을 주문하는 그는 "일할 사람 많아요"라며 해맑게 웃음 짓는다. 반면 이 말을 현장에서 들은 제작진의 황당한 반응은 묘한 대비를 이루면서 쏠쏠한 재미를 안겨준다.

수박, 미나리, 가지 등 온갖 작물의 묘종을 구해왔으면 이제 밭에 심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아랑곳 없이 무럭무럭 자라날 채소들의 미래를 기대하면서 김대호는 본격적인 농사일에 돌입했다. 자의 반 타의 반 출동한 제작진과 밭갈고 비료 뿌리던 그는 이른바 '흙심이들'(제작진)의 제안 하에 유튜브 라이브 방송까지 시작하면서 '농사 유튜버'로 변신에 돌입한다.

​이 과정에서 어느 구독자의 슈퍼챗 결제가 이뤄졌다는 말을 들은 김대호는 즉석에서 옆구르기까지 시도하는 등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스런 행동까지 거침없이 보여주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반응까지 드러낸다. "홍제동 자연인" 김대호의 본격적인 농사 예능은 이렇듯 엉뚱한 행동과 더불어 순탄하게 시작됐다.

어중간한(?) 농사꾼의 등장... 그래서 흥미로운 웹예능

 웹예능 '흙심인대호'
웹예능 '흙심인대호'JTBC디지털스튜디오

기존 농사 소재 예능은 출연자 특성상 심고 가꾸는 일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초보 농부들의 이야기를 그려가는게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흙심인대호>는 비교적 이 분야에 대한 전문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경험치가 있는 인물을 내세우면서 차별화를 도모한다. 물론 다소 얕은 지식의 두께라는 함정은 존재하지만 말이다.

여기에 밉지 않은 허세를 지닌 주인공이 전면에 등장하자 <흙심인대호>는 이내 일반적인 농사 예능과는 조금 다른 결을 형성한다. 말로는 거뜬히 평상 하나 만들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이내 손목 통증을 호소하며 그대로 드러눕는 우스꽝스런 모습, 작가·PD들과 티격태격 앙숙케미를 시작과 동시에 뿜어낸다. 1-2회 내용은 그래서 더욱 정감있게 화면을 지켜보게 만든다.

이미 <나 혼자 산다>, <구해줘 홈즈> 등 TV 예능을 통해 친숙해진 김대호라는 출연자를 통해 이 사람이 지닌 또다른 면모를 관찰할 수 있다는 점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이제 직장인 신분에서 벗어나 훨씬 자유로운 환경에서 방송에 임하는 '하이텐션' 행동 하나하나는 기존 프로그램의 연장선상이 아닌, <흙심인대호>만의 차별화된 방향성과 재미를 선사한다. ​

슈퍼챗 소식에 천진난만하게 기뻐하는 김대호의 표정과 이를 어이없이 바라보는 제작진의 호흡은 이번 신규 웹 예능의 또 다른 밑거름이 되어준다. 기존 <할명수>, <워크맨> 등 기존 JTBC표 인기 웹예능의 필수 요소 중 하나가 MC와 제작진의 좋은 합이라는 점에서, <흙심인대호> 또한 이들 간판 유튜브 프로그램 못잖게 성장을 기대해볼 만 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https://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립니다.
흙심인대호 김대호 유튜브 웹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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